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황주홍 위원장(민주평화당, 고흥·보성·장흥·강진군)은 산림청이 운용 중인 러시아산 Ka-32 헬기 유지보수 예산의 낭비를 근절하기 위해서 유지보수 조달계약 개선을 통한 공정경쟁 유도가 시급함을 지적하며, 산림청에 러시아산 헬기 유지보수 예산 절감 방안을 적극 마련하라고 주문했다.
산림청은 산불 진화용 헬기 30대를 러시아산 Ka-32 헬기로 운용 중에 있는데, 2019년 10월 7일자 MBC 보도에 따르면, 1994년 러시아산 Ka-32 헬기는 도입된 이후 유지비가 헬기 도입 비용보다 1.5배나 많이 들어간 “배보다 배꼽이 더 큰 헬기”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산림청이 황주홍 위원장실에 제출한 러시아산 Ka-32 헬기의 최근 5년간 부품 조달비용과 유지보수 비용 집행 현황 자료에 의하면 해당 헬기를 위해서 산림청은 매년 200억원이라는 천문학적인 비용을 사용하고 있다.
러시아산 KA-32 헬기 유지보수를 위해 산림청에서는 조달청의 경쟁 입찰을 통해 유지보수 계약을 체결하고 있으나, 현실적으로 헬기 제작사의 독점 에이전트만 입찰에 참여 할 수 있도록 ‘계약특수조건’이 설정되어 있어서 항상 독점 업체와만 계약을 체결할 수밖에 없다. 그렇기에 예산 낭비가 심각한 상황이다.
이러한 독점 구조에 따른 예산 낭비는 2015년 국정감사에서도 지적된 바 있다. 이후 러시아산 Ka-32 헬기의 한국 내 독점 에이전트 회사가 부품 고가판매, 정비비 과다청구로 부정당 업체로 제제를 받았다. 그러나 한국 내 독점 에이전트 회사는 자사 출신 임원이 설립한 신설법인에 독점 권한을 그대로 양도하여 2015년 국정감사 시 지적 받은 내용과 동일하게 지금도 해당 헬기의 유지보수를 해오고 있다. 이러한 독점으로 인해 유지보수 비용은 고가로 과다하게 계약되고 있는 실정이다.
반면, 동일 기종 헬기를 다수의 국내 민간업체에서도 약 10대를 운용하고 있는데, 이들은 국내 독점 에이전트를 통하지 않은 채 자체적으로 러시아에서 직접 부품을 공급받고 있고 정비 노하우도 축적되어 있어서 산림청보다는 많게는 50% 이상 저렴하면서도 안정적으로 유지보수를 해오고 있다고 항공정비업계에서는 밝히고 있다.
황주홍 위원장은 “산림청은 러시아산 헬기 유지보수 예산 절감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전제한 뒤, “지금처럼 독점 업체에게만 일감이 몰리도록 할 것이 아니라, 조달청의 ‘계약특수조건’을 현재보다 확대 적용하여, 러시아산 헬기를 운용 중인 민간회사에게도 일감이 갈 수 있도록 ‘공정경쟁’을 유도함으로써 예산 낭비를 크게 줄일 수 있는 방안을 조속히 마련할 것”을 촉구했다.
이영수 기자 juny@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