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마 탄 김정은, 美와 한판 붙겠다는 것”…남북 경색 장기화되나

“백마 탄 김정은, 美와 한판 붙겠다는 것”…남북 경색 장기화되나

기사승인 2019-10-21 14:04:32

남북 관계가 경색 국면에서 좀처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북한은 연일 대외 선전매체를 동원해 남한을 비난하고 있다. 21일 북한 대외선전매체 메아리는 최근 남조선 군내부에서 오래전부터 '특수군종'이라고 우쭐거리는 해병대를 시기 질투하고 따돌리는 현상들이 더욱 심해지고 있다고 한다며 포문을 열었다. 이어 “특히 남조선 해군에서는 해병대가 해군으로부터의 독립을 주장하며 저들의 지시를 잘 받아먹지 않는다고 하면서 해병대로 넘어간 상륙작전지휘관을 다시 해군에 귀속시켜야 한다고 떠들고 있다”고도 주장했다.

북한의 도발은 이승도 해병대 사령관이 지난 15일 국정감사에서 ‘함박도 초토화’ 발언을 한 것과 무관하지 않다. 이 사령관은 함박도에 레이더시설 등을 설치한 북한에 대한 대응 조치로 “유사시 초토화시킬 수 있도록 해병 2사단의 화력을 계획했다”고 말했다. 또 이 사령관은 ‘우리 안보를 위협하는 적은 누구인가’라는 질문에도 “북한이라 생각한다”고 답했다.

북한은 지난 19일에도 대외선전매체 우리민족끼리TV를 통해 ‘연평도를 벌써 잊었는가?’라는 제목의 영상을 올려 이 사령관을 맹비난했다. 길이 2분4초 짜리 영상에서 매체는 “해병대사령관 리승도는 동족에 대한 악담을 쏟아내다 못해 북은 안보를 위협하는 적이라고 떠들어대며 우리 영토에 대한 이른바 초토화 계획이라는 것까지 공개하는 망동을 부렸다”고 보도했다.

북미 관계도 진전을 보이지 못하면서 남북 관계 소강 국면은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백마를 타고 백두산 정상에 오른 사진을 북측이 대대적으로 공표한 것은 남북 관계에 대한 부정적 신호로 해석된다는 의견도 나왔다.

정세현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부의장은 이날 tbs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출연해 “미국에 새로운 셈법으로 나오라고 촉구하는 의미도 있고 만약 그렇게 안 되는 경우에는 그야말로 자기 길을 가겠다는 것”이라며 “미국과 한판 붙겠다는 것”이라고 해석했다. 또 “이제까지 통미봉남을 해왔었는데 앞으로는 봉미봉남으로 갈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앞서 지난 16일 북한에서 치러진 남북한 월드컵 아시아 예선경기는 남북 관계 현주소를 적나라하게 드러냈다는 평가를 받았다. 29년 만에 열린 평양 남북축구였지만 무관중·무중계로 치러진 탓이다. 북한 당국은 방송 중계 요원 방북은 커녕 중계 영상의 실시간 송출마저 거부했다.  

통일부에 따르면 북한 당국은 남북축구 협의 과정 내내 소극적이었다. 통일부가 선수단 직항로 이용 등 편의 보장을 요청했지만 북한은 여기에도 답변하지 않았다.

남북축구뿐만 아니다. 아프리카 돼지 열병(ASF)과 관련한 방역 협력 체계 역시 북측은 무대응으로 일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달 18일 김연철 통일부 장관은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전체회의에 참석해 “북한 측에 방역 관련 협력을 제안했는데 잘 안 된다”면서 “북한과 긴밀한 협력이 되지 않고 있다”고 발언했다.

정진용 기자 jjy4791@kukinews.com

정진용 기자
jjy4791@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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