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백화점 안산점 신관 증축을 가능케 했던 안산시의 지구단위계획결정(변경)이 초등학교 학급회의 수준에도 못미치는 도시·건축공동위원회의 심의과정을 거친 결과물이란 지적이 제기되면서 안산시 도시계획 및 건축행정에 대한 불신이 확산되고 있다. 

롯데백화점 안산점의 신관과 구관(본점)에 건물브릿지(연결통로)를 설치할 수 있었던 결정적 역할은 안산시의 지구단위계획 변경이라는 데는 이견이 없다. 안산시는 지난해 12월 21일 '연결통로'와 관련된 사안을 포함해 10여 건의 세부안건에 대해 도시·건축공동위원회의 심의를 진행, '조건부의결'이란 결과를 도출했다. 이날 심의는 재적위원 19명 중 12명이 참석한 가운데 부위원장인 홍한경 도시주택국장 주재로 정명현 도시계획과장이 간사로, 안승덕 상임기획팀장이 서기를 맡아 진행됐다. 

이날 안건명은 도시관리계획(지구단위계획) 결정(변경) 심의였고, 1호 안건이라 해서 한 가지 안건으로 심의가 진행됐지만 각 분야별로 논의해야 할 세부 사안은 10여 가지나 됐고 한 시간 만에 끝났다. '연결통로' 관련 심의는 A4 용지 한 장 분량의 회의록이니 5분 내외의 짧은 언급만 있었을 뿐이다. 

이날 위원들 중 단 한 명만 '연결통로'에 대해 언급하며 "연결통로를 건축지정선, 건축한계선, 벽면지정선 규제에서 제외하면 사유지에서도 연결통로를 만들수 있는 것 아니냐"는 문제를 제기했다. 이에 대해 안철 지구단위계획팀장은 "지침 상으로는 명확하지 않고, 담당자들마다 서로 간에 혼란을 겪고 있어 이번에 지침을 명확히 하고자 한다"면서 "(지침이 변경되도 연결통로는) 대규모 건물에서나 가능할 것"이라는 답을 했다.


이 위원은 또 "공공의 이익에 부합한 그런 시설물(건물) 같은 경우는 연결통로가 가능하지만, 사유지 측면에서 이 법에 근거해 (모두) 연결이 가능하게 하는 것은 안 된다"면서 "이렇게 돌출되는 그런 구조물은 안전이나 이런 측면에서 상당히 제약을 줘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이 위원은 "공공의 편익을 위한 청사와 청사의 연결, 지하철과 건물 간의 연결 등은 이해가 가지만 이렇게 다 해 놓으면 (안된다)"는 의미로 말하면서 "공공편익을 위한 공중통로는 허용하되, 그 외에 이런 것들은 규제를 해야 한다"는 의견을 명확히 했다. 

이에 대해 안 팀장은 "공공통로를 이용하는 목적은 대규모 건물인 경우 많은 사람들이 이용하면 거기에 대한 편익도 있다"면서 "대형건물, 그러니까 규모를 제한해 대형건물에 한해서 (연결통로를 설치할 수 있게) 한다면 (안산시에 연결통로를 설치할 수 있는 건물이) 많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연결통로에 대한 심의내용은 이것이 전부다. 이렇게 회의는 연속성과 일관성 없이 진행되다가 회의 말미에 부위원장이 각 분야별로 위원들이 말한 것을 정리할 건 정리할테니 1호 안건에 대해 조건부로 하자면서 이날 회의를 '조건부가결'로 유도했다.

이후 안산시는 연결통로와 관련한 이날 심의 조건을 '건물브릿지는 규모와 목적을 고려하여 공중연결통로 허용(공익, 다수의 이용 편익 시 평가를 통해 설치가 되도록 검토)'이라고 정리했다. 이날 이러한 심의의결이 있은 후 안산시는 지난 1월 17일  안산 도시관리계획(지구단위계획) 결정(변경) 고시(안산시 고시 제2019-12호)를 했고, 바로 이날 기다렸다는 듯이 롯데백화점은 시에 신관 증축(연결통로) 사업 허가를 신청했다.

안산시는 지난 2월 12일 롯데백화점 단일 건에 대한 제1회 경관위원회를 개최해 재검토 의결을 하고, 지난 4월 17일 제5회 경관위원회에서 이 건을 포함 9건의 안건을 심의하면서 롯데백화점 건을 조건부의결로 통과시켰다. 이어 지난 6월 4일 도로점용허가 협의, 7일 건축구조전문위원회를 개최해 조건부의결을 하고 3일 후인 10일 건축신고허가 처리를 해줬다. 지난 6월 18일 건축물착공신고, 오는 10월말 준공예정까지 롯데배화점의 신관과 구관을 잇는 연결통로 사업은 많은 특혜 논란에도 불구하고 일사천리로 진행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