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동’은 조금산 작가의 동명 웹툰을 원작으로 하고 싶은 것도, 되고 싶은 것도 없는 택일(박정민)이 새로운 환경에서 세상과 자신을 알아가는 이야기를 그렸다. 그 과정에 배구선수 출신 엄마 정혜와 무작정 사회로 뛰어든 의욕충만 반항아 상필(정해인), 정체불명 단발머리 주방장 거석이형(마동석)이 함께한다.
28일 오전 11시 서울 CGV 압구정점에서 열린 '시동' 제작보고회에서 최정열 감독은 원작의 매력을 언급하며 “캐릭터들이 생생하게 살아 움직이고 숨 쉬는 작품을 오랜만에 만났다. 이 인물들이 스크린 안에서 움직이면 얼마나 재밌을까 생각해서 영화를 만들게 됐다”고 연출 계기를 밝혔다.
배우들도 각자 캐릭터를 해석하고 연기한 소감을 밝혔다. 먼저 무작정 집을 나가 군산을 찾게 되는 택일 역할의 박정민은 “영화의 색깔이나 메시지를 생각하며 반항아의 폭력적인 모습을 배제하고 말 안 듣는 캐릭터로 설명해보고 싶었다”고 말했다.
박정민은 ‘사바하’를 촬영하던 도중 같은 제작사가 준비 중인 ‘시동’ 얘기를 듣고 웹툰을 읽었다고 했다. 유료 결제를 해가며 점심도 거르고 읽을 정도로 재밌었다. 박정민은 ‘사바하’와 같은 노란 탈색 머리로 ‘시동’에 등장한다.
이에 대해 “말 안 듣는 아이 같아 보였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며 “‘사바하’에서 노란 머리를 한 번 했어서 다른 머리 색을 고민하다가 결국 노란 머리로 돌아갔다”고 밝혔다. 또 “도산공원 쪽 미용실에서 했다”며 “멜라닌 색소가 잘 빠지는 헤어라고 하더라. 두 번 탈색한 머리”라고 구체적으로 설명해 웃음을 자아냈다.
정해인은 빨리 사회에 나가 돈을 벌고 싶은 상필 역을 맡았다. 이날 정해인은 “‘시동’ 촬영 기간이 MBC ‘봄밤’과 겹쳤다”며 “(두 작품의) 정서가 달라 힘든 부분이 있었지만, 하다 보니까 내 안에 거침없이 하고 싶었던 것들이 현장에서 해소됐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거침없는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 생각하기 전에 행동하는 인물로 생각했다”고 캐릭터 해석을 덧붙였다.
염정아는 갑자기 집을 나간 아들 택일 때문에 속이 끓는 엄마 정혜 역할을 맡았다. 염정아는 “굉장히 무뚝뚝한 캐릭터”라며 “상대하기 쉽지 않은 아들이지만, 엄마도 표현을 무뚝뚝하게 한다. 이런 캐릭터는 처음 만났다”고 설명했다. 이어 “평소엔 오른손을 쓰는데 배구선수 출신이라 오른손으로 아들을 때리면 어떻게 될지 몰라서 왼손을 쓴다”고 디테일한 설명을 덧붙였다.
마동석은 최근 마블 영화 ‘이터널스’ 촬영으로 이날 제작보고회에 불참했다. 박정민은 “지금 유럽에서 촬영 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최 감독은 영화 속 마동석의 단발머리에 대해 “처음엔 안 어울리면 어떡하지 하는 걱정도 있었다”며 “특수제작된 가발을 마동석이 쓰고 나오는 순간 이게 이렇게 어울릴 일인가라고 생각했다. 독보적인 매력이 넘치는 캐릭터가 탄생하겠다고 직감했다”고 말했다.
‘시동’의 캐릭터들에 대해 최 감독은 “정말 활기찬 캐릭터들이 영화에서 상호작용을 할 때 서로 동정하지 않고 유쾌하게 이끌어가는 점이 가장 큰 매력”이라며 “캐릭터들을 풍성하게 만들어준 배우들을 보는 재미가 있다. 일상의 따뜻함을 다루면서도 쉽게 예측 가능하지 않고 장면이 넘어갈 때마다 궁금증과 재미를 계속 만들어준다”고 자랑했다.
‘시동’은 다음달 18일 개봉한다.
이준범 기자 bluebell@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