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이 ‘4+1’(민주당·바른미래당·정의당·민주평화당+대안신당) 공조로 내년도 예산안을 처리한 다음 날인 11일 목표물을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민생 법안으로 옮기고 있다.
민주당은 오는 13일께 본회의를 열어 패스트트랙·민생 법안을 일괄 상정할 예정이다. 패스트트랙 법안 중 선거법 개정안은 내년 총선 예비후보 등록일인 17일 이전 처리하는 것이 목표다.
민주당 핵심 관계자는 “예비후보 등록 시점이 다가왔기 때문에 17일 전 선거법은 처리해야 한다”며 “선거법을 먼저 올리고 검찰개혁법, 유치원 3법 등의 순서로 상정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박찬대 원내대변인은 국회에서 기자들에게 “본회의는 적어도 금요일(13일) 정도엔 해야하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다만 “목요일(12일)이나 금요일 정도에 임시국회 시작해야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며 12일 본회의 개의 가능성도 열어뒀다.
민주당은 이날 오후 2시로 예정됐던 본회의를 취소했다. 그러나 조만간 본회의를 열어 선거법 개정안,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설치법안, 검경수사권 조정법안 등 패스트트랙 법안과 전날 처리하지 못한 예산부수법안, 유치원 3법 등 민생법안 처리에 나서겠다는 뜻을 명확히 했다.
이인영 원내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본회의가 열리는 대로 선거법, 검찰개혁법을 비롯한 개혁 법안들, 어제 처리하지 못한 민생 법안과 예산부수법안을 일괄 상정하겠다”고 밝혔다.
이 원내대표는 최고위 후 기자들과 만나 “한국당이 연동형 비례대표제를 수용하고 공수처 신설에 동의하면 나머지는 얼마든지 유연한 협상에 임하겠다”며 “그 부분이 명확해지면 협상문이 더 열리지 않겠나”라고 전망했다.
민주당은 한국당과 대화를 시도해본 뒤 여의치 않으면 13일 본회의를 열어 패스트트랙·민생 법안을 상정하고 임시국회 회기도 결정할 계획이다.
임시국회 회기를 3∼4일로 끊어 한국당의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을 통한 합법적 의사진행 방해)를 무력화하는 ‘깍두기 전술’을 쓰기 위해서다.
국회법에 따르면 임시국회는 3일 전 소집요구서를 제출해야 하고, 회기 중 소집요구서를 제출하기 위해서는 해당 임시회 회기가 결정돼야 한다.
이에 따라 민주당은 13일 본회의에서 이번 임시국회 회기가 15일 이전 끝나도록 의결한 뒤 바로 소집요구서를 제출해 3일 뒤인 16일부터 다음 임시국회가 열리도록 준비할 것으로 보인다.
이 경우 한국당이 선거법에 대해 필리버스터를 하더라도 16일 새 임시국회에서는 바로 표결이 가능해 17일 전 선거법을 처리하겠다는 목표를 달성할 수 있다.
민주당은 전날 예산안 처리 과정에서 한국당의 행태에 대한 비난 공세도 이어갔다.
이해찬 대표는 최고위에서 “국회는 한국당의 국회가 아닌 국가와 국민을 위한 국회”라며 “한국당의 여러 추태는 더이상 우리가 눈 뜨고 볼 수 없을 정도였다”라고 비난했다.
이재정 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한국당이 전날 본회의에서 예산부수법안인 국가재정법 개정안에 대해 5건의 수정안을 낸 점을 거론하며 “각 수정안에 시행일 숫자가 12월 1일, 3일, 4일, 6일, 7일 식으로 하나씩 바뀌었다”며 “국회와 국민이 우스운가”라고 지적했다.
박용진 의원 역시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이 점을 언급하며 “지금 장난하는 것인가”라며 “5선의 심재철 원내대표에 대한 기대가 있었는데 하는 걸 보니 그냥 ‘군계일닭’으로 끝났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