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안신당 소속 박지원 전 대표는 “한국당 황교안 대표는 정치의 남자가 아니라, 창밖의 정치를 하시는 분”이라며 “제가 수없이 주장했던 4+1 협의체로 예산안을 처리하려고 하니 한국당 원내대표도 합의했지만 한국당 의총에서 친황계, 황교안 대표가 반대해 결과적으로 한국당은 예산안 처리에서 명분도 실리도 다 잃었다”고 말했다.
박 전 대표는 13일 tbs 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 정치 9단주’에 출연해 “정치는 국회 안에서 해야지 창밖에서 하면 춥고 아무것도 얻을 수 없다”며 “지금도 한국당이 로텐더 홀에서 무기한 농성을 하며 패스트 트랙 법안을 저지한다고 하지만 이번 예산안 처리 때처럼 심재철 원내대표의 전략 실패 및 황교안 대표의 강경 투쟁만으로는 안 될 것”이라고 비판했다.
박 전 대표는 “지금 패스트 트랙 일부 법안에 대한 미세 조정만 남았지만 지금 4+1 체제는 매우 견고하다”며 “한국당에서 필리버스터, 수정안 제출 등 다양한 방법을 쓰겠지만 언제까지 농성할 수도 없고, 선거를 4개월 앞둔 시점에서 주말에는 지역구도 가야 하기 때문에 투쟁 동력이 계속 지속될 수는 없다”고 전망했다.
박 전 대표는 “황 대표의 강공투쟁은 예산 정국 대응 등 황 대표의 리더십에 대한 당내 책임을 무마하기 위한 것”이라며 “황 대표가 계속 강공을 하지만 과반 의석을 훨씬 상회하는 4+1 협의체에서 임시국회를 계속 여는 전략 등으로 필리버스터에 대항해 패스트 트랙 법안을 처리하게 되면 황 대표 리더십에도 큰 시련이 올 것”이라고 말했다.
박 전 대표는 “저는 국회의원 한 석 한 석이 중요하다고 수없이 강조해 왔는데, 이번에 이인영 원내대표를 비롯해 민주당 홍영표, 전해철 예결위 간사가 의원들을 맨투맨 접촉을 해 왔다”며 “정치는 이렇게 사람을 만나서 풀어야지 광화문, 청와대 분수대 앞에서 천막치고 단식, 농성하면서 나를 따르라고 하면 아무것도 안 된다”고 비판했다.
박 전 대표는 “한국당이 4+1 예산 강행 처리에 대해 집권여당 등에게 ‘그 며칠을 기다리지 못하는 세금 도둑’이라고 하지만 오히려 지난 몇 개월 동안 국회를 열어 주지 않은 한국당이 비판을 받아야 한다”며 “저는 민주당 원내대표에게도 언제까지 끌려 다닐 수 없다면서 오히려 더 빨리 처리할 것을 주문했는데, 결과적으로 한국당이 협의하지 못해서 명분도 실리도 잃은 전략”이라고 분석했다.
박 전 대표는 추미애 법무부장관 지명자 인사청문회에 대해 “추 장관은 한번 결심하면 절대로 소신과 고집을 꺾지 않고 검찰개혁을 강하게 추진할 결코 녹록치 않는 분”이라며 “어제 청문 보고서가 도착했지만 판사 출신, 5선 의원으로 당 대표를 역임하는 동안 반듯하게 사신 분이고, 설사 한국당에서 청문보고서를 채택하지 않더라도 대통령께서 임명하실 것”이라고 말했다.
박 전 대표는 총리 인사와 관련해서 “총리나 장관 인사는 언론에 한번 미리 띠워 국민 여론이나 언론의 검증을 해 보는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그러나 예산, 패스트 트랙 법안 처리가 끝나고, 1월 16일 공직자 사퇴 시한 등을 고려할 때 12월 말쯤 거론될 줄 알았는데 지금은 좀 빠른 것 같다”고 말했다.
박 전 대표는 “김진표 의원이 스스로 총리를 고사를 하는 것 같고, 김현미 국토부장관도 거론이 되고 또 현재는 정세균 전 국회의장이 처음에는 고사하다가, 내가 김진표의 짐을 질 수밖에 없다고 하는 등 유력하다고 하는데 정 전 의장은 지역구에서 재선해 더 큰 꿈을 꾸는 것으로 알고 있고, 패스트 트랙 이후 한국당의 강공 투쟁 등 국회 본회의 인준 등 향후 정국 전망 등을 고려할 때 대통령께서도 총선을 앞두고 그렇게 강공을 하는 것보다 이낙연 총리를 유임하는 것이 더 바람직하다고 본다”고 분석했다.
이영수 기자 juny@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