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세균 국무총리 후보자가 18일 본격적인 인사청문회 준비를 시작했다.
이날 오전 9시 정 후보자는 청문회 준비단 사무실이 마련된 서울 종로구 통의동 금융감독원 연수원으로 출근했다.
정 후보자는 “청문회 일정이 잡힐 때까지 정책 중심으로 청문회 준비를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경제 활력을 찾는 일이 가장 중요하다”며 “경제 주체들이 활발하게 경제활동 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기 위한 경제 정책을 마련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 후보자는 청문회를 통해 구체적인 정책 구상을 공개하겠다고 예고했다. 정 후보자 인선을 두고 일각에서 ‘삼권분립 훼손’이라는 비판이 제기되는 상황에 대한 의견을 묻는 질문에는 답을 하지 않았다.
전날 문재인 대통령이 취임 후 두번째 총리 인선을 발표한 직후 노형욱 국무조정실장은 정 후보자를 만난 것으로 알려졌다. 노 실장은 정 후보자에게 향후 청문회 준비 과정 등에 대해 보고하고 국회에 제출할 임명동의안에 필요한 서류 준비와 총리실 업무보고에 착수했다.
인사청문회 준비단은 전략·정무·신상·언론·행정지원팀 등 5개 팀으로 구성된다. 노 실장이 준비단장을, 최병환 국무1차장이 총괄반장을 맡는다.
정 후보자의 인준 일정은 빠르게 진행될 전망이다. 이낙연 국무총리가 내년 총선에 출마하려면 오는 1월16일 이전에 총리직을 내려놓아야 하기 때문이다. 인사청문회법에 따라 국회는 인사청문요청서가 제출된 날부터 20일 내에 모든 청문 절차를 마쳐야 한다.
다만 정 후보자의 청문회에는 험로가 예상된다. 6선 의원이자 국회의장을 지낸 정 후보자에 대해 야권이 강하게 반발하고 있어서다.
자유한국당 전희경 대변인은 논평을 내고 “삼권분립을 파괴하고 의회를 시녀화하겠다는 독재 선언”이라고 밝혔다. 이어 문희상 국회의장을 정 후보와 비교하며 “전 국회의장은 대통령 밑 국무총리로 만들고, 현 국회의장은 대통령에게 충성하며 정권의 입맛에 맞춰 의사봉을 휘두르고 있다”며 정 후보자 지명 철회를 촉구했다.
바른미래당 김정화 대변인은 논평에서 “청와대가 삼권분립의 분열자가 되기로 한 모양”이라며 “입법부를 행정부의 견제기관이 아닌 부속기관으로 전락시킬 셈인가”라고 비판했다. 이어 “당 대표가 법무부 장관으로, 국회의장이 국무총리로 가는, 삼권분립에 침을 뱉는 후보 지명이 개탄스럽다”며 추미애 법무부 장관 후보자 지명을 함께 지적했다.
새로운보수당 권성주 대변인도 “입법부 수장을 지낸 인사를 행정부 2인자로 앉히는 것은 헌법에 명시된 삼권 분립의 원칙을 파괴하고 헌법 위에 군림하겠다는 것”이라며 “정 전 의장은 후보 사퇴를 통해 국회의 위상과 헌법의 가치를 지켜주기 바란다”고 밝혔다.
한성주 인턴기자 castleowner@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