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호찌민시에서 발생한 한국 교민 살인 사건 용의자가 현지 공안에 체포됐다. 용의자는 한국인 남성으로, 범행 일체를 시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26일 외교부에 따르면 베트남 공안은 강도살인 사건의 유력 용의자로 지목돼 공개 수배 중이던 한국 남성 이모씨(29)을 25일(이하 현지시간) 오후 체포해 조사하고 있다. 외교부 관계자는 “주호찌민총영사관에 따르면, 베트남 공안의 관련 책임자와 유선 접촉한 결과 용의자가 범행 일체를 자백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말했다.
주호찌민총영사관은 현지 공안을 방문해 용의자 검거에 따른 수사 진행 상황을 파악하고 신속하고 철저한 수사를 촉구하는 한편, 용의자와의 영사면담 및 부상한 피해자 가족에 대한 영사 조력을 지속해서 제공할 예정이라고 전해졌다.
이씨는 지난 21일 오전 1시30분쯤 호찌민시 7군 한인 밀집 지역인 푸미흥에서 사업가인 교민 A(50)씨의 집에 뒷문으로 침입해 A씨와 아내(49), 딸(17)을 흉기로 찌른 혐의를 받는다.
이로 인해 A씨 아내가 숨졌고, A씨와 딸은 응급수술을 받은 뒤 회복 중이다.
이씨는 또 현금 300만동(약 15만원)과 스마트폰 4개를 훔쳐 피해자의 승용차를 몰고 달아난 뒤 같은 날 오전 5시쯤 10㎞가량 떨어진 호찌민 2군 지역 투티엠 다리 옆 공터에서 승용차를 불태운 혐의도 받고 있다.
그는 도주 직전 안방에 있는 금고를 열려고 했으나 실패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필리핀에서 치과대학을 졸업한 이씨는 지난 11월1일 관광비자로 베트남에 입국해 치과 관련 일을 하려고 했으나 뜻대로 되지 않아 생활고에 시달리자 한인 커뮤니티를 통해 알게 된 A씨 가족을 범행대상으로 삼은 것으로 알려졌다.
VN익스프레스 등 현지 언론에선 베트남 공안을 인용해 청부살인 가능성도 제기하고 있다.
이은호 기자 wild37@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