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권남용 권리행사 방해 혐의를 받는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구속 갈림길에 선 가운데, 온라인 여론도 두 갈래로 나뉘었다.
조 전 장관은 26일 서울동부지법에서 4시간20여분에 걸쳐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았다. 이날 오후 2시 55분쯤 법정을 나선 조 전 장관은 검찰이 준비한 승합차에 타고 서울동부지법을 빠져나가 대기 장소인 서울동부구치소로 향했다.
조 전 장관 반대 단체와 지지자들 간 ‘장외전’은 온라인으로도 이어졌다. 이날 오후 1시45분쯤부터 포털사이트 네이버의 실시간 검색어에 ‘조국 구속’이 올라오자, 지지자들은 ‘조국영장기각’을 검색하며 ‘실검 총공’(실시간 검색어 총 공격)에 나선 것이다. ‘조국영장기각’은 오후 8시를 기점으로 네이버 실시간 검색어 10위에 등장해 8시30분 기준 1~2위를 다투고 있다.
이들은 이날 오전 법원 앞에서도 각각 집회를 열며 신경전을 벌였다.
자유의 바람, 자유대한호국단 등 조 전 장관 반대 단체 회원 10명가량은 서울동부지법 정문 왼편에서 ‘이미지로 먹고 살던 조국, 그의 추악한 민낯이 공개됩니다’라고 쓴 플래카드를 들고 “조국 구속” 구호를 외쳤다.
반대편에선 조국 지지 단체인 ‘함께 조국수호 검찰개혁’ 회원 40여명이 모여 “윤석열은 사퇴하라”, “정치검찰 물러나라”, “검찰개혁 조국수호” 등을 외쳤다. ‘법원은 조국 전 장관의 영장을 기각하라’, ‘억지수사 중단하라’, ‘조국은 언제나 자랑스런 내 조국이다’ 등이 적힌 손팻말도 눈에 띄었다.
조 전 장관은 이날 법원에 출석하면서 “저는 검찰의 영장신청 내용에 동의하지 못한다. 오늘 법정에서 판사님께 소상히 말씀드리겠다”고 밝혔다. 그는 또 “첫 강제수사 후 122일째다. 그동안 가족 전체를 대상으로 하는 검찰의 끝없는 전방위적 수사를 견디고 견뎠다”면서 “철저히 법리에 기초한 판단이 있을 것이라고 희망하며 그렇게 믿는다”고 강조했다.
앞서 서울동부지검 형사6부(이정섭 부장검사)는 지난 23일 조 전 장관에 대해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검찰은 조 전 장관이 지난 2017년 청와대 민정수석 재직 당시 유재수 전 부산시 경제부시장 뇌물수수 등 비위 의혹을 알고도 특별감찰반 감찰을 중단시켰다고 보고 있다.
구속 여부는 이르면 이날 밤 늦게 판가름 날 전망이다.
이은호 기자 wild37@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