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후원받을 자격없다"…현대판 장발장은 왜 그랬을까

"난 후원받을 자격없다"…현대판 장발장은 왜 그랬을까

"난 후원받을 자격없다"…현대판 장발장은 왜 그랬을까

기사승인 2019-12-28 17:16:28

국민들의 눈시울을 붉히게 했던 '현대판 장발장 부자(父子)'의 이야기가 미화 논란에 휩싸였다. 

이 사건은 A씨(34)와 아들 B군(12)이 한 마트에서 식료품을 훔치다 적발되며 시작됐다. 이들은 생활고를 호소했고, 마트 주인은 딱한 사정에 이들을 용서했다. 출동한 경찰은 경찰서 대신 이들을 국밥집으로 데려가 식사를 대접했다. 이 사연을 접한 국민들은 이들 부자에게 온정의 손길을 보냈다.

그러나 얼마 지나지 않아 A씨에 관련한 의혹이 제기됐다. 훔친 절도 물품에서 소주병이 보인다는 등 사연이 미화됐다는 것. 27일 방송된 SBS '궁금한 이야기Y'에서는 A씨 사연이 지나치게 과장된 것이라는 의혹에 대해 파헤쳤다. 

방송에 따르면, A씨의 전 직장동료는 제작진에 "내가 아는 그 형은 99% 연기"라며 "'애가 아픈데 병원비가 없다'고 해서 10만 원 빌려줬는데 '토토'하려고"라고 폭로했다. 

또 다른 전 직장의 동료 역시 "차를 세워놓고 잠이 들었는데, 만 원짜리가 다 없어졌다"라며 블랙박스에는 A씨만 찍혀있었다고 밝혔다. 그는 이 씨를 두고 "지금은 그 형이 택시(기사)를 못 하는 게, 회사마다 미입금이 있다. 내가 듣기로는 안 받아줘서 못하는 걸로 알고 있다"라고 덧붙였다.

이에 제작진은 A씨가 근무했던 택시 회사를 방문했다. 관계자는 '영수증 앞의 숫자를 바꿨다'라며 "도둑 성향이 좀 있는 애다"라고 말했다. 또, "이게 한 두 번이 아니고 이 회사 저 회사 다니면서 미입금시키고 도망가 버리고"라고 설명했다.

한 PC방에서 방송 제작진을 만난 A씨는 "친구들이 말도 안 되게 안 좋은 쪽으로만 올려놨다"며 "(택시) 사납금은 내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털어놨다. 택시 승객이 놓고 간 휴대폰을 챙긴 것에 대해서는 "부수입"이라면서도 "잘못된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아울러 A씨는 국가에서 기초생활 수급비로 한 달에 135만원이 들어온다며 각종 공과금을 제외하면 66만원이 남는다고 밝혔다. 부족하지만 밥을 굶는 건 아니라고도 했다. 그는 "이렇게 유명해질지 몰랐다"며 "후원받을 자격이 없는 것 같다"고 말했다.

한전진 기자 ist1076@kukinews.com

한전진 기자
ist1076@kukinews.com
한전진 기자
이 기사 어떻게 생각하세요
  • 추천해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추천기사
많이 본 기사
오피니언
실시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