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학규 “美가 요청하고 있는 호르무즈 해협 파병 문제도 신중하게 검토해야”

손학규 “美가 요청하고 있는 호르무즈 해협 파병 문제도 신중하게 검토해야”

기사승인 2020-01-06 14:36:18

바른미래당 손학규 당대표는 6일 국회 본청 215호에서 열린 제188차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해 “중동 지역에서 일촉즉발의 군사적 긴장이 다시 고조되고 있다. 지난 3일 이란 군의 실세인 솔레이마니 혁명수비대 정예군 사령관이 이라크 바그다드에서 미군의 드론 공격으로 사망했다는 외신 보도가 전해진 가운데, 이란의 대응이 즉각적으로 나타나고 있다. 지난 4일 솔레이마니의 딸을 조문한 하산 로하니 이란 대통령은 ‘이란의 모든 국민이 선친의 복수를 할 것’이라고 말했고, 하산 데흐그란 이란 최고지도자 국방보좌관은 CNN과의 인터뷰에서 ‘우리는 군사적으로 대응할 것이고, 미 군사기지들이 목표가 될 것’이라고 공개적으로 밝혔다”고 발언을 시작했다.

이어 “미국도 전쟁 상황을 대비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미 대통령은 지난 4일 SNS를 통해 ‘이란이 미국인이나 미국의 자산을 공격할 경우 미국이 조준 중인 아주 중요하고 고위급이 포함된 52개 이란 목표를 매우 신속하고 매우 강력하게 타격할 것임을 경고한다’고 밝혔고, 미군도 중동 지역에 3500명의 병력을 추가 파병할 것이라고 알려졌다”고 덧붙였다.

손 대표는 “문제는 중동의 군사적 긴장이 북한 비핵화 문제 및 우리의 안보와 무관하지 않다는 사실이다. 북한은 지난 2018년 8월 리용호 외무상이 하산 로하니 이란 대통령을 직접 방문할 정도로 친밀한 외교적 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사태에 대해서도 북한의 대외 선전매체인 메아리가 ‘중동 지역이 미국의 무덤이 될 것’이라며 이란의 편을 들고 나섰고, 이와 아울러 김정은 위원장의 신변 보호가 더욱 강화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고 우려를 나타냈다.

이어 “미국이 우리에게 요청하고 있는 호르무즈 해협 파병 문제도 더욱 신중하게 검토해야 할 것이다. 호르무즈 해협은 전 세계 원유 수송량의 30%, 국내 원유 물동량의 70%가 통과하는 요충지이다. 이란은 이미 ‘호르무즈 해협이 우리의 타격권이라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고 경고하고 있는 상황이다. 우리가 파병을 결정할 경우, 최전선에 나가는 군 장병을 비롯해 이란과 이라크에 체류 중인 우리 국민들의 안보를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 되고 있다”고 걱정했다.

손 대표는 “파병 문제는 한·미 동맹의 기반 위에서 고려되어야 하지만, 무엇보다 우리 국민의 생명권 보호와 국익을 최우선으로 해야 한다. 우리는 지난 2003년 이라크 파병을 결정해 전 세계 3위 규모, 약 3천 명의 병력을 파견했지만 우리가 얻은 것은 많지 않았다. 오히려 故 김선일 씨가 안타깝게 희생되는 사건이 발생했다”고 지적했다.

손 대표는 “이번 사태도 마찬가지다. 미국과 이란의 갈등은 미국의 일방적인 이란 핵협정 탈퇴에서 비롯되었다. 전문가들은 호르무즈 해협 문제도 중국의 석유 조달을 압박하려는 미국의 의도가 숨겨져 있음을 지적하고 있다. 파병을 섣불리 결정했다가는 우리는 열강들의 틈바구니 속에서 ‘새우등 터지는’ 결과만을 얻을 수 있다. 이라크 파병의 전철을 밟지 않도록, 호르무즈 파병 문제를 더욱 신중하게 검토할 것을 정부 당국에 촉구한다”고 강조했다.
이영수 기자 juny@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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