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달의민족 문제는 정부가 내세웠던 공정경제에 대한 의지, 원칙의 가늠자가 될 것이다. 문재인 정부는 소득주도 성장을 외면한데 이어 공정경제 마저 외면할 건가”
심상정 정의당 대표는 16일 국회 본청에서 열린 ‘배달의민족-DH 기업결합을 계기로 본 배달앱 시장 거래실태 및 상생방안 토론회’에서 우아한형제들이 운영하는 배달 앱 ‘배달의민족’을 언급하며 이같이 지적했다. 최근 우아한형제들은 배달앱 ‘요기요’와 ‘배달통’의 모회사인 독일의 ‘딜리버리히어로’(DH)와 인수합병 계약을 체결했다.
이에 양사의 국내 배달앱 시장 점유율은 무려 90%를 넘기게 됐다. 현재 자영업자들과 배달노동자 등은 독과점의 폐해가 나타날 것이라고 우려한다. 추후 이들이 담합을 통해 배달 수수료 인상 등을 감행한다면 막을 방법이 없다는 것. 지금도 소상공인들은 높은 수수료와 광고료를 통해 배달앱이 ‘갑질’을 하고 있다며 불만을 제기하고 있다.
심 대표는 이날 인사말을 통해 “민생경제 이야기하지만 우선 민생경제를 살리려면 갑질경제를 바로잡아야 한다”라며 “과감한 경제민주화를 통해 공정경제가 실현되는 것이 곧 민생경제를 살리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하나하나의 사안을 통해 진짜 공유경제가 무엇인가, 원칙을 통해 사회적인 합의를 이뤄야 하는 것이 지금의 과제”라고 덧붙였다.
이어 “지난번 ‘타다’ 논란이 많았지만, 새로운 기술이 새로운 일터를 창출하는 것인지, 또 새로운 일터를 창출한다 해도 영세상인들의 생계를 위협하는 토대 위에서 존립할 수 있는 것인지, 이런 점들을 복합적으로 따져야 봐야한다”라고 강조했다.
배달의민족 매각을 ‘도약 위한 투자’ 라고 말한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에 대한 언급도 이어졌다. 심 대표는 “박영선 장관께서 (배달의민족 매각은) ‘한 단계 도약을 위한 투자로 생각한다, 공유경제는 글로벌화 되지 않으면 도태된다‘라고 말하셨는데, 장관이라 그런지 생각이 굉장히 앞서 가신게 아닌가하는 걱정을 말씀 드린다”라고 꼬집었다.
아울러 “지금 공유경제는 우리 사회에서 이제 막 새롭게 대두된 패러다임”이라며 “공유경제를 둘러싼 이해관계와 경제의 순기능적인 발전 전망, 이런 것들이 다 짚어져야 할 단계”라고 진단했다. 이어 “그런 점에서 정부가 시장점유율 99%에 달하는 배달앱을 ‘독점인가 아닌가’를 판단하며 고심하고 있는 것 자체가 납득 가지 않는 일”이라고 지적했다.
현재 우아한형제들과 DH는 공정거래위원회에 기업결합 심사를 신청한 상태다. DH가 배민을 가져가려면 최종적으로 공정위의 심사 문턱을 넘어야 한다. 끝으로 심 대표는 공정위를 향해 “얼마전 조승욱 공정거래위원장이 내방하셨을 때도 이 문제에 대해 강하게 입장을 말씀드린 바 있다”라며 “성장을 하지 말자는 것도 아니고 새로운 기술을 거부하자는 것도 아니다. 정의당은 ‘함께 살자’라는 것”이라고 피력했다.
한편 이날 토론회는 자영업자와 배달노동자, 소상공인계와 전문가, 정부측 관계자가 모여 배달앱 시장의 실태에 대해 파악했다. 배달의민족과 DH의 독점이 소비자와 가맹점, 배달노동자들에 미칠 영향을 진단하고, 상생을 위한 정책과 대안 등이 논의됐다.
한전진 기자 ist1076@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