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산시 고층 불법현수막 단속 왜 소극적인가

안산시 고층 불법현수막 단속 왜 소극적인가

기사승인 2020-01-22 11:37:49


경기도 안산시 로얄헤리티지호텔 벽면에는 대형 현수막이 걸려 있다. 벌써 몇 개월이 지났는지 모른다. 이 현수막의 색깔은 이미 바랜지 오래다. 심지어 낡아진 현수막은 여기저기 찢겨나간 채 보는 이의 눈살을 찌푸리게 한다. 

안산시청은 이 호텔과 불과 500m정도밖에 안 떨어져 있다. 이 호텔은 안산시에서 제일 교통량이 많은 중앙대로변에 위치해 있다. 차량통행이 많아 교통사고 유발 가능성도 높다. 물론 도시미관에 좋을 리 없다. 이 호텔 벽면에 걸린 찢겨진 현수막은 이미 안산시의 흉물이 됐다.

하지만 안산시는 단속할 생각을 안 한다. 민원이 안 들어왔다고 발뺌한다. 시민의 눈엔 보여도 공무원 눈에는 안보인다는 말이 나올 정도다. 안 보이는 건지 보고도 못본 척하는 건지 알 길이 없다. 단원구청에 확인한 결과 담당자가 최근에야 찢어진 현수막을 보고 행정조치에 들어갔다고 한다.

이와 같이 고층에 걸린 불법 대형 현수막은 불법광고물 수거보상제의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 선거철이 다가온다. 고층건물이 출마자들의 현수막으로 가려질 날이 다가온다. 시민을 위해 출마한다는 의원들이 시민들의 안전을 위협하는 딜레마에 빠지는 시기다.

도로변에 내걸린 현수막은 국유지 내지 공유지이기에 즉시 단속할 수 있다. 또한 시민들이 떼어 관공서에 갖다주면 보상금을 주기도 한다. 반면 고층건물에 걸린 현수막은 사유지이기에 맘대로 단속할 수 없다. 행정절차가 필요하다. 그래서 관이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 참고로 안산시는 불법현수막 수거보상제를 실시하지 않는다. 예산을 세울 여력이 없다고 한다.

다른 지자체에 비해 안산시는 불법현수막 단속에 손놓고 있다는 말이 나온다. 지난 한 해 시청 바로 앞에는 불법현수막이 봇물을 이뤘다. 하지만 시는 방관만 했다. 세월호 사건 당시에는 안산시 전역이 현수막으로 도배되기도 했다. 당시 이 현수막을 놓고 세월호 유족과 상가연합회 사이에 신경전을 벌이기도 했다. 이 때 역시 안산시는 손을 놓고 있었다.

지나가는 한 시민은 "이런 고층의 대형현수막은 차량통행이 많고 유동인구가 많은 곳에 설치되기 때문에 눈에 안 띌래야 안 띌 수 없는데, 공무원 눈에는 안보이는 듯하니 참 신기하다"면서 지나갔다.

안산=박진영 기자 bigman@kukinews.com

박진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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