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 이은호 기자 =시사평론가 김용민이 KBS2 ‘거리의 만찬’ 시즌2 MC 자리를 맡지 않기로 했다고 6일 직접 밝혔다.
배우 신현준과 함께 이 프로그램 MC로 발탁된 지 이틀 만의 일이다. 애초 KBS 측은 오는 12일 열리는 제작발표회에서 MC 선정 이유를 설명할 예정이었으나, 김용민의 하차로 기존 계획을 철회하게 됐다.
김용민은 이날 SNS에 글을 올려 “존경하는 양희은 선생께서 ‘거리의 만찬’에서 하차하신 과정을 알게 됐다. 그렇다면 제가 이어받을 수 없는 법”이라면서 “‘거리의 만찬’의 가치와 명성에 누가 될 수 없기에 어제 제작진께 사의를 표했는데, 오늘 여러분께 확정지어 알리게 됐다”고 알렸다.
‘거리의 만찬’은 박미선, 양희은, 이지혜 세 여성 MC의 시선으로 ‘스쿨 미투’ 운동을 이끈 청소년, 성추행 위협에 노출된 여성 방문노동자, 성소수자 자녀를 둔 어머니 등 소외된 이들의 이야기를 다뤄 호평을 받았다.
2018년 한국 YWCA연합회가 뽑은 ‘좋은 프로그램상’ 중 성평등 부문상, 여성가족부와 한국양성평등교육진흥원에서 주최한 ‘양성평등 미디어상’ 우수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그러나 시즌2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여성 MC들이 모두 하차하고 이 자리를 남성들이 꿰차 시청자의 반발에 부닥쳤다. KBS 시청자권익센터 청원게시판에는 ‘거리의 만찬 MC를 바꾸지 말아달라’는 청원이 올라와 3000명 이상 동의를 얻었다.
특히 김용민은 과거 콘돌리자 라이스 전 미국 국무장관을 “강간해서 죽이자”고 말하고, 저출생 문제를 다루면서 “피임약을 최음제로 바꿔서 팔자”는 취지로 말하는 등 여성혐오 발언으로 물의를 빚은 바 있어 더욱 거센 비판을 받았다.
아울러 양희은이 SNS에 “우리 여자 셋은 MC 자리에서 잘렸다”는 글을 올리고, 박미선 역시 프로그램 하차 당시 SNS에서 “짤린 것 맞지?”라고 말한 사실이 재조명되며, 기존 MC 하차 과정에 문제가 있었던 것 아니냐는 지적도 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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