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 이은호 기자 =매주 수천 명의 손님이 드나드는 미국 뉴욕의 명물, 카츠 델리카트슨. 영화 ‘해리가 샐리를 만났을 때’(감독 로브 라이너)에서 주인공 해리(빌리 크리스탈)와 샐리(맥 라이언)가 함께 샌드위치를 먹은 식당으로도 유명한 바로 그곳에, 그룹 방탄소년단이 나타났다. 미국 NBC 방송국의 인기 프로그램 ‘더 투나잇 쇼 스타링 지미 팰런’(The Tonight Show Starring Jimmy Fallon·이하 지미 팰런쇼) 촬영을 위해서였다.
관광객들과 지역 주민들로 북적이는 이곳에, 방탄소년단이 소리소문없이 다녀갈 수 있었던 비결은 뭘까. “약간 전략적이었죠.” 델리 카츠의 주인 제이크 델은 미국 빌보드와의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 인터뷰에 따르면 방탄소년단은 델리 카츠가 영업 중일 당시 이곳을 찾아 파스트라미 샌드위치 등 인기 메뉴를 맛봤다. 델은 “우린 132년간 파스트라미 레시피를 비밀로 지켜왔는데, 이젠 방문객도 비밀에 부칠 수 있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방탄소년단은 21일 오후 6시 발매하는 정규 4집 ‘맵 오브 더 소울:7’(MAP OF THE SOUL:7) 타이틀곡 ‘온’(ON)의 무대를 ‘지미 팰런쇼’에서 최초 공개한다. 이들은 ‘러브 유어셀프 결 앤서’(LOVE YOURSELF 結 Answer) 음반을 냈던 2년 전에도 이 프로그램에서 타이틀곡 ‘아이돌’(IDOL)로 공연한 적 있다. 방송은 오는 24일(이하 현지시간) 오후 10시 전파를 탄다.
높아진 명성 덕분일까. 쇼의 규모는 2년 전보다 훨씬 커졌다. 스튜디오에서 신곡 무대를 펼쳤던 2년 전과 달리, 이번에는 뉴욕의 명소 그랜드 센트럴 터미널에서 공연한다.세계 최대 규모의 기차역으로 하루 평균 50만 명의 관객이 오가는 곳이다. 지미 팰런은 “방탄소년단이 거대한 퍼포먼스로 그랜드 센트럴 터미널을 장악했다”고 했다. 이 외에도 방탄소년단이 지하철을 타고 뉴욕을 돌아다니며 팰런과 이야기를 나누고 팬들이 직접 보낸 질문에 답하는 모습, 토너먼트 게임을 즐기는 모습 등이 방송을 통해 공개된다. 프로그램 진행 책임자 개빈 퍼슬에 따르면 이날 방송은 ‘지미 팰런쇼’의 역대 가장 거대한 에피소드들 중 하나가 될 전망이다. 퍼슬은 미국 롤링스톤을 통해 “쇼의 모든 스태프가 이번 방송 제작에 투입됐다”고 귀띔했다.
미국에서도 ‘방탄소년단 모시기’ 경쟁은 뜨겁다. 이들을 가장 먼저 ‘찜’한 방송은 NBC 인기 아침 방송인 ‘투데이 쇼’(TODAY SHOW). 방탄소년단은 21일 오전 8시 뉴욕 록펠러 플라자에서 생방송으로 진행되는 ‘투데이 쇼’에 출연해 MC들과 1시간 가량 이야기를 나눈다. 국내 언론사의 사진·영상 취재도 가능해 미국 외 지역 팬들도 간접적으로나마 현장 분위기를 느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오는 25일에는 미국 CBS 방송사의 ‘더 레이트 레이트 쇼 위드 제임스 코든’(The Late Late Show with James Corden·이하 제임스 코든쇼)의 ‘카풀 카라오케’(Carpool Karaoke) 코너에 나간다. 제임스 코든이 운전하는 차에 동승해 이야기를 나누고 즉석에서 노래도 부르는 코너로, 아리아나 그란데, 빌리 아일리쉬, 아델, 저스틴 비버 등 팝 가수들이 다녀갔다. 방탄소년단은 지난달 28일에도 이 프로그램에 출연해 정규 4집 선공개 곡 ‘블랙 스완’(Black Swan)의 무대를 최초로 공개한 바 있다.
‘투데이 쇼’ 생방송을 위해 20일 미국으로 날아간 방탄소년단은 현지 일정을 마무리한 후 귀국해 한국시간으로 오는 24일 서울에서 컴백 기자간담회를 연다. 오는 4월부터는 ‘맵 오브 더 소울 투어’라는 제목의 공연을 들고 전 세계를 찾는다. 투어는 서울을 시작으로 미국, 캐나다, 영국, 독일, 스페인, 일본으로 이어진다. 공연이 확정된 도시는 세계 17개 도시, 횟수는 37회이며, 공연 지역과 횟수는 앞으로 더욱 늘어날 예정이다.
한편 방탄소년단의 정규 4집 ‘맵 오브 더 소울: 7’은 지난달 9일 선예매를 시작한 뒤 이달 17일까지 402만장이 선주문됐다. 전작 ‘페르소나’의 선주문량 기록(268만 장)을 훌쩍 뛰어넘는 숫자이자 방탄소년단의 자체 최고 기록이다. 음반에는 타이틀곡 ‘온’을 포함해 신곡 15곡과 기존 발표곡 5곡이 실린다. 호주 팝스타 시아가 피처링한 버전의 ‘온’도 추후 온라인 플랫폼을 통해 공개된다.
wild37@kukinews.com / 사진=Andrew Lipovsky/NBC, 빅히트엔터테인먼트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