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 유수인 기자 = 정부가 ‘강화된 사회적 거리두기’ 실천기간을 2주 연장하기로 밝힌 가운데 지난 2주간 감염경로를 알 수 없는 확진자 수와 비율이 크게 줄어드는 등 감염 차단 효과가 분명하게 나타난 것으로 확인됐다.
박능후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1차장은 4일 오전 브리핑에서 지난 3월 22일부터 실시한 ‘2주 사회적 거리두기’ 효과를 평가하고, 방역당국이 통제 가능한 범위 내로 코로나19 감염 환자를 줄이기 위해 실천기간을 2주간 연장한다고 밝혔다.
박 1차장에 따르면, 우선 고강도 사회적 거리두기 이후 감염경로를 알 수 없는 확진자 수와 비율이 크게 감소했다. 3월 6일에는 37건 19.8%였으나, 3월 31일에는 3건 6.1%로 감소한 것으로 나타난 것이다.
자칫 대규모 집단 감염으로 확산될 수 있었던 것을 작은 규모로 통제했던 사례도 확인됐다.
확진자 총45명이 발생한 구로만민중앙교회 사례를 보면, 온라인 예배 진행을 위해 사전회의에 참석한 감염자를 통해 사전회의 참석자 간 감염이 발생하긴 했으나 평소 4~5000명이 참여하는 현장예배를 하지 않고 온라인 예배로 전환했기 때문에 대규모 감염으로 이어지지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또 구로의 콜센터 확진자 중 한 명과 함께 예배를 참석했던 동료 교인 2명은 각각 어린이집, 노인전문병원 종사자였으나 어린이집과 병원이 모두 휴원 중이어서 시설 이용자 추가 감염을 막을 수 있었다.
그러나 사회적 거리두기 시행 기간이 길어지면서 많은 국민의 피로감이 누적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신천지 교회 감염 사례 발생 이후 개인 이동량이 크게 감소한 후 그 수준이 유지됐으나 최근 다소 증가하는 경향이 나타나고 있다.
SKT․통계청 분석 결과를 보면, 국민이동은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하기 이전인 1월 9일~22일에 비해 발생 4주차인 2월 24일~3월 1일 이동량은 38.1% 감소해 최저점을 기록했고, 이후 조금씩 증가해 8주차인 지난주에는 최저점을 기록한 주에 비해 16.1% 증가했다.
또 지하철 승차 건수를 분석한 결과, 강남역, 잠실역 등 서울 지하철 2호선 주요 역의 하루 승차 인원은 신천지 교회에서 대량 감염이 발생했던 2월 20일에서 29일 사이에 승차 인원이 급감한 이후, 다시 조금씩 증가했다.
박 1차장은 “우리 국민이 기꺼이 일상을 희생하면서 강화된 사회적 거리두기에 함께 해주신 덕분에 극단적인 업장폐쇄나 이동 제한 조치를 하지 않고도 감염 확산 차단의 효과가 분명하게 나타났다”고 평가했다.
그는 “그러나 전 세계적으로 코로나19 신규 확진 환자와 사망자가 급속도로 증가하는 등 대유행이 계속되고 있으며, 여전히 코로나19 바이러스 전염력, 전염 경로, 면역 등 특성에 대한 정보가 부족하다”며 “국내에서는 여전히 집단감염이 발생하고, 하루 신규 확진자 규모도 약 100명 내외에서 줄지 않고 있다”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정부와 대다수 전문가는 현 상황이 여전히 엄중하다고 판단하고 강력한 사회적 거리두기를 연장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 판단했다”며 “이에 따라, 종전 감염 위험이 높은 교회 등에 대한 보건복지부장관의 일부 시설과 업종의 운영 제한 조치를 4월 19일까지 2주 연장한다. 앞으로 일정기간 강화된 사회적 거리두기를 지속할 수밖에 없는 상황임을 이해해주시고 힘들더라도 우리 모두를 위해 사회적 거리두기 실천에 계속 동참해 주실 것을 요청드린다”고 강조했다.
suin92710@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