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 전미옥 기자 = 앞으로 아프면 3~4일은 집에 머물고, 회사나 학교는 방역관리자를 지정해야겠다. 책상과 식탁. 화장실 문고리를 주기적으로 소독할 준비도 해야 한다.
22일 정부가 '생활 속 거리두기(생활방역)'체계 전환을 앞두고 내놓은 기본지침의 내용이다. '코로나19 이전으로 돌아가기 어렵다'는 전제 하에 마련한 새 지침이 우리 일상에 자리잡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이날 코로나19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이하 중대본)이 발표한 생활방역 기본지침 초안은 개인방역 5대 기본수칙과 4개 보조수칙, 그리고 집단방역 5대 기본수칙으로 구성됐다.
개인위생은 과도하다 싶을 정도로 철저하게 지키고, 공동체에서는 배려와 협조를 최우선으로 하는 것이 핵심이다.
개인방역 5대 기본수칙은 ▲아프면 3~4일 집에 머물기 ▲사람과 사람 사이 두 팔 간격 건강 거리두기 ▲30초 손 씻기, 기침은 옷소매 ▲매일 2번 이상 환기와 주기적 소독 ▲거리는 멀어져도 마음은 가까이 등이다.
개인방역 보조수칙 4가지는 ▲마스크 착용 ▲환경 소독 ▲65세 이상 어르신 및 고위험군생활수칙 ▲건강한 생활습관 등으로 제시됐다.
또한 공동체에 적용하는 집단방역 5대 기본수칙은 ▲공동체가 함께 노력하기 ▲공동체 내 방역관리자 지정하기 ▲공동체 방역지침 만들고 준수하기 ▲발열확인 등 집단보호 ▲방역관리자에게 적극 협조하기 등이다. 세부수칙은 각계 의견을 수렴해 오는 24일부터 순차적으로 공개할 예정이다.
이같은 생활방역 수칙을 철저하기 지키기 위해서는 기업과 사업주의 협조가 우선돼야 한다. 아프면 3~4일 쉬는 것이 직장문화로 자리잡아야 하고, 집단방역과 관련한 세부지침에 대해서도 기업 등의 의견제시가 중요하다.
또 식사나 모임 등 대인관계 에티켓에도 인식 전환이 필요하다. 사람을 만날 때 적어도 1m 이상의 거리를 유지하고, 악수나 포옹은 주먹인사로 대신하는 것이 자연스럽게 일상에 녹아들어야 한다.
가정에서는 청소뿐만 아니라 소독제 티슈나 알코올, 차아염소산나트륨(일명 가정용 락스 희석액) 등을 구비해 주기적인 소독을 시작해야 한다. 청소나 소독 작업을 할때 필요한 일회용 장갑, 마스크, 방수용 앞치마 등 적절한 개인보호구도 구비해야겠다.
몸의 거리가 멀어지는만큼 마음만은 가까이 하는 새로운 방법을 찾아야 한다. 공동체 생활에서 배려와 협조가 필수 미덕으로 떠올랐기 때문이다. 나눔과 연대를 생각하고, 소외되기 쉬운 이웃을 배려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정부는 오는 5월 5일까지 '완화된 사회적 거리두기'운동을 시행하고, 이후 생활방역 체계로 방역정책을 전환한다.
코로나19 사태도 길게는 2년 넘게 지속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번에 발표된 생활방역 수칙을 미리 알려 5월 6일부터 본격 시작한다는 계획이다.
윤태호 중앙사고수습본부 방역총괄반장은 "코로나19는 효과적인 백신과 치료제가 개발되기 전까지 감염을 막기 어렵고 세계적인 유행이 끝날 때까지 소규모 감염의 발생이 반복될 수밖에 없다"며 "우리는 이제 상당 기간 동안 코로나19 이전의 일상으로 복귀하기가 어렵다는 사실을 받아들여야 한다. 감염전파 규모에 따라 사회적 거리두기의 수준은 탄력적으로 변동될 수밖에 없고, 생활 속 거리두기가 개인일상이 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각 수칙들은 매우 간단해 보이지만 방역당국이 전문가 회의를 통해 코로나19 확산 방지에 가장 중요한 것으로 제시된 수칙이다. 각 수칙을 미리 잘 유념하시어 생활 속 거리두기 전환 시에 철저히 실천할 수 있도록 사전 숙지해달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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