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쿠키뉴스] 최태욱 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발생 초기 대구시가 세계 최초로 도입해 무증상 또는 경증 환자를 격리·치료해 온 15곳의 생활치료센터(이하 센터) 운영이 이달 30일 모두 종료된다.
확진환자 발생이 정점을 찍을 무렵인 지난 3월 2일 중앙교육연수원을 센터로 최초 지정한지 60일 째이자 대구에서 첫 확진자가 발생한 2월 18일 이후 73일 째 만이다.
센터의 운영 종료는 곧 코로나19 상황이 안정 국면으로 접어들고 있음을 의미한다.
센터는 대구에서 확진자가 급격히 늘면서 병상이 부족해 자가에서 입원 대기 중 목숨을 잃는 안타까운 상황이 발생하고 무증상 및 경증환자로 인한 급속한 추가 확산이 우려되자 대구시와 지역 의료계가 정부에 대응 지침 변경을 요청하면서 도입했다.
이로 인해 중증과 경증 환자를 분리 격리·치료할 수 있는 체계가 마련되면서 두 달 만에 대구가 코로나19를 조기에 안정화 시키는 밑바탕으로 ‘방역한류’의 일등 공신 중 하나가 됐다.
센터 확보 과정은 녹록치 않았다.
감염병 관리에 필요한 일정수준 이상의 기준을 충족해야 할 뿐 아니라 입소자의 자발적 동의가 전제돼야 하는 만큼 입소율을 높이기 위해 편의성과 만족도도 고려해야 했기 때문이다.
대구시와 센터 운영총괄을 맡은 행정안전부, 센터 운영의 핵심인 의료인과 운영비의 전액 지원을 책임진 보건복지부 등 6개 부처로 구성된 ‘생활치료센터 운영지원단’은 이에 적합한 시설을 찾기 위해 전국을 밤낮으로 뛰어 다녔다.
다행히 국가적 재난 극복을 위해 타 지자체와 기업·기관들도 뜻을 같이 하고 손을 맞잡으면서 센터를 최대 15곳까지 운영할 수 있었다.
특히, 해당 지역에 부담이 될 수도 있는 상황임에도 각 지자체는 대승적 차원에서 지역의 시설 사용을 흔쾌히 허락했으며, 경북대도 대구지역 내 센터 부족으로 곤란을 겪던 상황에서 학생들의 성숙한 희생정신을 바탕으로 기숙사를 환자들에게 내어주며 기성세대에 큰 울림을 줬다.
이밖에 삼성, LG, 현대차, 대구은행, 기업은행 등 기업들은 심지어 한 번도 사용하지 않은 연수원을 무상으로 기꺼이 제공하는 등 지자체 상호 간 뿐만 아니라 중앙과 지방, 민과 관, 지역과 대학, 기업과 지자체 간 협치의 새로운 모범 사례를 제시했다.
대구가 운영한 센터는 여러 가지 숫자도 남겼다. 중수본에서 지정한 14곳과 경북에서 지정한 1곳 등 총 15곳의 센터가 60일간 운영됐으며 이 기간 총 3025명의 경증 환자가 입소해 2957명이 퇴소했다. 완치율은 97%다.
이 기간 최대 입소 인원은 3월 15일 오전 기준 2638명이었으며 3월 8일에는 하루 최대인 520명이 입소했다.
누적 종사자는 총 1611명으로 이 중 의료진이 701명, 중앙부처·군·경찰·소방 등에서 478명, 대구시에서 432명의 직원이 교대로 파견 근무를 해왔다.
코로나 정국 속에서 치러진 4·15총선에서는 센터 3곳에 마련된 사전투표소에서 확진자 66명과 의료진 및 지원인력 209명 등 총 275명이 투표에 참가하기도 했다.
권영진 대구시장은 “생활치료센터가 큰 역할을 할 수 있었던 것은 무엇보다 의료진을 포함한 지원인력의 헌신 때문이었다. 더불어, 코로나19에 맞서 성숙히 대응해 주고 계신 시민들과 휴일도 반납해가며 최일선에서 고생하는 수많은 분들께 다시 한번 감사드린다”면서 “아직 백신 개발 등 사태가 종식되지 않은 만큼 긴장을 늦추지 않고 제2차 재유행에 한발 앞서 대비하는 동시에 무너진 서민 경제를 살리기 위한 경제 방역에 모든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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