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 정진용 기자 = 정의기억연대(이하 정의연)가 일본군 위안부 피해 생존자인 이용수(92) 할머니가 제기한 회계 문제에 대해 관련 영수증을 공개하며 반박에 나섰다.
정의연은 8일 입장문을 내 “30년간 한결 같은 마음으로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들의 인권과 명예회복을 바라며 정의연 운동을 지지하고 연대해 오신 분들의 마음에 예상치 못한 놀라움과 의도치 않은 상처를 드린 점에 대해 사과드린다”면서 “무수히 많은 국내외 시민들과 함께 만들어 온 운동의 역사가 훼손되어야 하지 않아야 한다는 마음에 잘못 전달되었거나 오해의 소지가 있는 부분에 대해 입장을 밝히고자 한다”고 밝혔다.
정의연은 “시민들이 모아주신 소중한 후원금은 정의연이 지난 2003년 개소해 운영 중인 피해자 지원 쉼터를 비롯해 전국에 거주하고 계신 피해자 할머니들을 지원하는데 사용하고 있다”면서 “지난 2015년 한일 정부간 위안부 합의가 발표된 이후 위로금 10억엔으로 문제를 해결하려고 시도했을 때에도 일본 정부 위로금 수령을 반대하며 싸워주셨던 이용수 할머니를 비롯한 피해자 8명에게 지난 2017년 백만시민모금을 진행해 조성된 기금으로 개인 당 1억원을 여성인권상금으로 전달드렸다”고 했다.
이어 정의연은 모금 사용 내역에 대해 상세히 밝혔다. 정의연은 “기금은 유엔 등 국제사회의 인식 제고, 국제연대 등을 통한 역사적 진실과 피해자들의 인권회복을 위한 활동에 사용되었다”면서 “지난 1992년 황금주 할머니의 유엔 인권소위원회 최초 일본군 위안부 피해사실 증언을 시작으로 1993년 김복동 할머니 비엔나 인권대회 증언, 2007년 미국 의회 결의안 121호 채택을 위한 이 할머니 등의 증언활동, 지난해 이 할머니께서 참여하셨던 필리핀에서 개최된 ‘아시아태평양 평화와 번영을 위한 국제대회’ 활동을 지원했다”고 설명했다.
이외에도 수요시위, 일본 정부 범죄사실 인정과 법적배상 이행을 위해 피해자들이 제기한 소송 지원 활동, 해외 평화비 건립을 포함한 각종 기림사업 등 전시 성폭력 문제에 대한 국내외 인식 제고 활동에도 기금이 사용됐다는 게 정의연 측 입장이다.
아울러 정의연은 이 할머니가 회견 당시 “위안부 문제는 정대협(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현 정의연) 대표였던 윤미향 씨가 와서 해결해야 한다. 윤씨는 국회의원을 하면 안 된다. 이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말한 것에 대해서도 입장을 밝혔다. 정의연은 “윤 전 대표가 올해 3월 20일 대표직을 사임하고 국회의원 비례대표로 출마하게 됐을 때, 이 할머니께서는 축하하는 마음과 함께 당연히 가족을 떠나보내는 서운함과 섭섭함을 느꼈을 것”이라고 했다.
정의연은 “충분히 이해하고 깊게 새겨야 할 부분”이라며 “그럼에도 정의연 활동가들은 언제나 할머니들에 대한 존경과 감사의 마음을 단 한 순간도 잊은 적 없음을 강조하고 싶다”고 했다. 이어 이번 일을 30년 투쟁 속에서 노력해온 정의연 활동에 부족한 지점이 없었는지 돌아보는 계기로 삼겠다고 덧붙였다.
이 할머니는 지난 7일 대구 남구의 한 찻집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수요집회를 없애야 한다. 하나도 도움이 안 된다. 참가한 학생들이 낸 성금은 어디 쓰는지도 모른다”며 정의연을 비판했다. 이어 “현금 들어오는 거 알지도 못하지만 성금·기금 등이 모이면 할머니들에게 써야 하는데 (정의연이) 할머니들에게 쓴 적이 없다”는 취지의 주장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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