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치료제 후보약물, 한알에 수십만원… 의료불평등 심화 우려

코로나19 치료제 후보약물, 한알에 수십만원… 의료불평등 심화 우려

기사승인 2020-05-12 16:13:31

[쿠키뉴스] 조현지 인턴 기자 =코로나19 치료제로 임상시험에 진입한 후보 약물의 가격이 수십만원대로 알려졌다. 이에 치료제로 개발되더라도 약값 탓에 다수의 환자가 혜택을 받지 못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후보 약물로 임상시험에 진입한 약물은 항(抗)바이러스제 소포스부비르(상품명 소발디)로 이미 만성 C형간염 치료제로 개발돼 쓰이고 있다.

소포스부비르를 C형간염 환자에게 1주기(12주)간 투여하는데 드는 비용은 미국 기준 1만8610달러(약2300만원)로 한알에 약 42만원 꼴이다. 한국에서도 소포스부비르의 건강보험 약값은 한알에 13만원가량 된다.

이와 관련 연합뉴스에 따르면 영국 일간 가디언은 11일(현지시간) 학술지 ‘바이러스 퇴치 저널’의 연구 논문을 인용해 “후보 약물의 어마어마한 약값 탓에 코로나19 치료제로 재창출되더라도 환자들은 혜택을 받 못할 수도 있다”고 보도했다.

연구진은 코로나19 치료제로 거론되는 기존 약물의 각국 가격과 이들의 복제약 예상 가격을 비교해 제약사들이 고가 정책으로 폭리를 취한다고 주장했다.

연구진이 자체적으로 복제약 가격을 산출한 결과 소포스부비르의 예상 복제약 가격은 5달러 수준으로, 미국 기준약가의 1.5%에 불과했다.

이에 제약사들은 신약의 가격은 실패한 프로젝트를 포함한 막대한 개발비용이 반영된 것이며 폭리가 아니라고 항변했지만 개발 비용의 상당 부분은 정부의 연구개발 지원이 부담하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이번 연구에 참여한 영국의 제이컵 리바이 박사는 “대형 제약사들은 약품 연구개발에 실제로 돈을 거의 쓰지 않아도 높은 가격을 매기는 오랜 관행이 있다”며 “그러한 관행은 간염이나 인간면역결핍바이러스(HIV) 같은 감염병에서 너무나 흔했다”고 설명했다.

리바이 박사는 “그러한 일이 코로나19에 일어나게 할 수 없다”며 “그렇지 않으면 살릴 수 있는 생명 수십만을 죽게 만들 것이며 의료 불평등이 더욱 심화할 것”이라 경고했다.

hyeonzi@kukinews.com
조현지 기자
hyeonzi@kukinews.com
조현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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