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 이영수 기자 = “반성 없는 사면은 반대합니다.”
김두관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22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20대 국회를 마감하며>라는 제목과 함께 이같이 이명박·박근혜 전 대통령의 사면 반대 입장을 밝혔다.
김 의원은 “존경하는 문희상 의장께서 어제 마지막 회의를 주재하셨습니다. 의회주의자 문 의장님께 깊이 머리숙여 감사드립니다. 정치인이 어떤 모습으로 일하고 어떻게 퇴장해야 하는지 보여주셨습니다. 감사합니다”라며 “하지만 퇴임의 변을 통해 밝히신 ‘이명박, 박근혜’ 두 대통령의 사면에 대해서는 저는 의견이 조금 다릅니다. 사면이란 진실규명과 진정어린 사과와 처절한 반성이 선행되어야 합니다. 반성없는 사면은 국민통합이 아닌 국론분열의 씨앗이 될 것입니다. 사면을 받았지만 반성하지 않는 광주학살의 주범, 전두환 전 대통령이 잘 보여주고 있지 않습니까? 반성은커녕 자신들의 잘못이 뭔지도 모르는 사람들을, 단지 대통령직을 거쳤다는 이유로 사면하는 것은 제2의 전두환, 제2의 박근혜를 예비하는 길이 될 것입니다”라고 지적했다.
김 의원은 “대법원 심판이 끝나고 국민들께서 용납할 수준의 사과와 반성이 있고 그에 맞는 행동이 일정 시간 이어진다면 저도 사면에 동의하겠습니다. 하지만 지금 사면을 논하는 것은 우리 사회가 사면에서도 금수저와 흙수저로 양극화 하고 있는 것을 고백하는 일에 다름아니라고 생각합니다”라고 반대 입장을 밝혔다.
그라면서 김 의원은 “워낙 많은 비난과 비판을 받은 20대 국회가 마무리됩니다. 20대 국회 구성원의 한사람으로서 송구한 마음을 금할 길이 없습니다. 하지만 20대 국회를 마치며 의미 있는 성과도 있었습니다. 과거사법이 통과된 것은 정말 다행입니다. 규명되지 않은 과거사는 늘 우리 발목을 잡고 소모적 정쟁의 온상이 되고, 미래를 여는 걸림돌이 되었습니다. 이제 이런 과거사를 제대로 규명하고 역사적 교훈을 얻을 수 있는 길이 열리게 된 것입니다”라고 전했다.
이어 “무엇보다 반인륜 범죄의 상징 형제복지원에 대한 진상규명의 길이 열렸습니다. 이 과정에서 김무성 의원께서 역할을 해 주신 것에 대해 늦게나마 감사드립니다. 이런 작은 노력들이 21대 국회를 일하는 국회로 만들고, 여야 협치의 밑거름이 될 것입니다. 어제 또 하나 의미있는 결정이 있었습니다. KAL 858기에 대한 현지조사가 시작된다는 소식입니다. 수많은 인명피해를 냈지만 제대로 된 조사 한 번 하지 않았었는데 대통령께서 큰 결단을 하셨습니다. 이 문제를 끝까지 보도하는데 노력하신 대구 MBC에도 경의를 표합니다”라고 덧붙였다.
김 의원은 “광주진상조사위도 본격적으로 활동을 시작했습니다. 40년 동안 밝혀지지 않은 발포 명령자와 헬기 기총소사, 학살의 진상을 제대로 밝혀 오월영령들이 편히 잠들 수 있도록 해야합니다. 세월호에 대한 진상도 철저히 규명되어야 합니다. 더 늦어져 자료가 사라지기 전에 밝힐 것은 밝히고 책임질 사람은 책임지고 정리할 것은 정리해야 합니다. 일부에서 왜 과거 일을 다시 꺼내 갈등을 부추기냐고 합니다. 하지만 과거를 직시하지 못하고 그 속에서 교훈을 얻지 못한 민족의 미래는 결코 밝을 수 없습니다. 처벌하고 비난하는 것이 목적이 아닙니다. 용서와 화해로 새로운 미래를 열기 위한 것입니다. 음습한 곳의 일을 밝은 햇볕에 꺼내 말리고 역사의 창고에 차곡차곡 쌓아 두고두고 미래 세대에 교훈으로 삼자는 것입니다. 반민특위를 해체시켜 친일 반민족 행위의 진상을 규명하지 못해 아직도 친일논쟁을 하고 있는 것이 우리의 부끄러운 자화상 아니겠습니까?”라고 밝혔다.
김 의원은 “20대 국회가 마무리 되면서 저의 4년도 돌아보게 됩니다. 도지사와 장관을 거쳤지만 국회는 초선이었습니다. 그래서 새로 배운다는 자세로 지역구 일을 챙기고 저의 상징인 ‘자치와 분권’ 분야에서만 역할을 하려 노력했습니다. 하지만 21대 국회에서는 조금씩 우리사회의 전반적인 일에 대해 발언하고 저의 식견도 넓혀가려고 합니다”라며 “여러분의 응원과 소통을 기대합니다. 20대 국회 4년간 혹 부족했던 것은 꾸짖어 주시고 21대 국회의원으로서 해야 할 역할이 있다면 언제든 좋은 제안과 큰 충고 주시기 바랍니다. 지난 4년간 함께 고생한 보좌진 여러분의 노고에도 깊이 감사드립니다. 어느 영화배우의 수상소감에서도 나온 얘기지만 ‘저는 숟가락만 얹었다’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여러분의 희생과 노력을 깊이 새기겠습니다”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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