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역 묻지마 폭행’ 피해자 “겉보기엔 멀쩡한男…한 대 더 치려해”

‘서울역 묻지마 폭행’ 피해자 “겉보기엔 멀쩡한男…한 대 더 치려해”

기사승인 2020-06-02 11:14:51

[쿠키뉴스] 정진용 기자 = ‘서울역 묻지마 폭행’을 당한 여성 A(32)씨가 “다분히 의도적이고 계획적인 범죄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고 밝혔다.

A씨는 2일 오전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의도적으로 다가와서 어깨를 부딪친 뒤 기다렸다는 듯이 욕을 하고 가격했고 하필이면 CC(폐쇄회로)TV 사각지대가 있는 곳에서 그랬다는 점에서 의도적으로 노렸을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A씨는 “공항철도에서 내려서 2층에서 1층으로 내려가는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택시를 부르려고 잠깐 핸드폰을 보고 있었는데 모르는 남자가 제 오른쪽 어깨를 의도적으로 굉장히 세게 치면서 욕을 했다”면서 “행인이 많아 남들의 동선을 방해한 상황은 전혀 아니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당시 상황에 대해 “제가 너무 무섭고 놀라서 ‘지금 뭐라고 했어요?’라고 목소리를 높이니까 (이 남성이) 욕을 하면서 기다렸다는 듯이 주먹을 날려 제 왼쪽 광대뼈를 가격했다”면서 “저는 그때 안경을 쓰고 있어서 깊은 흉터가 지는 외상이 남게 됐다. 그렇게 주먹으로 세게 맞아서 제가 한 2m 정도 날아가서 잠깐 기절을 했다. 정신을 차려서 소리를 지르니까 한 대 더 치려고 하더라”고 했다.

A씨는 자신을 폭행한 남성의 인상착의에 대해 “나이는 확실하지 않지만 30대 초중반 정도 되는 남성이고 키는 178㎝에서 180㎝정도 된다. 얼굴은 조금 하얀 편이었고 쌍꺼풀이 있었다. 그리고 당시 깔끔한 흰색 면 티셔츠에 흰색 베이지 면바지를 입고 있었다”며 “머리는 왁스로 살짝 만진듯한 웨이브 파마였고 덩치는 좀 있었다”고 묘사했다. 그러면서 “겉으로 보기에 멀쩡해 보이는 평범한 30대 남성이어서 더 참담한 기분과 무서움을 느낀다”고 덧붙였다.

A씨는 “경찰분들이 힘써서 수사해주시는 건 알고 있지만 답답함을 느끼고 있다”면서 “사건이 발생한 시간이 명확히 있고 목격자 진술도 확보해 놓은 상태다. 다른 각도에서 찍은 범인의 CCTV 화면을 보면서 인상착의 확인도 했는데 폭행한 장면이 없기 때문에 가해자가 잡혔을 경우 자기는 그렇게 한 적 없다고 발뺌을 하거나 ‘저 여자도 나를 때렸다’고 쌍방폭행 주장을 하면 제가 불이익을 받을 수 있는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A씨는 자신이 지난달 30일 가족들과 SNS(사회관계망서비스)를 통해 이 사건을 공론화 해 달라며 알린 것도 “수사 상황에 대한 피드백 요청에 경찰이 무성의한 반응을 보였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지난달 26일 오후 1시50분 공항철도 서울역 한 아이스크림 전문점 앞에서 신원 미상 남성이 여성 A씨를 폭행했다는 신고를 받고 철도경찰이 수사를 진행 중이다. 그러나 경찰은 현장에 CCTV가 없다는 등의 이유로 이 사건 용의자를 특정하지 못하고 있다.

jjy4791@kukinews.com

정진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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