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 이영수 기자 = 이태규 국민의당 최고위원은 4일 의원회관 제9간담회의실에서 열린 제18차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해 “금태섭 전 의원에 대한 징계 소식을 듣고 허탈했습니다. 다른 당의 일로 지나쳐버리기에는 우리 정치에 끼치는 부정적인 영향이 너무 크고 ‘꼭 이렇게까지 해야 하나?’라는 마음을 접을 수가 없어서 한마디 하겠습니다”라고 발언을 시작했다.
이 최고위원은 “과거 왕조시대에 묵형 이라는 것이 있었습니다. 죄인의 이마에 죄목을 먹으로 그려 넣고 침으로 새기는 동양판 주홍글씨였습니다. 살아있으되 산 것이 아니라는 점에서 선비들은 사형보다 더 치욕스러운 형벌로 여겼다고 합니다”라며 “민주당의 공천에서 탈락한 금태섭 의원에 대한 징계는 정치적 묵형(墨刑)입니다. 윤미향 의원 문제에 입 다물라는 노골적인 당의 표현으로 보입니다”라고 비난했다.
이 최고위원은 “반대도 아닌 기권을, 그것도 결과에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 못한 행위까지 징계받는 민주당에 과연 민주주의가 있는지 묻습니다. 당내 민주주의가 없는데, 검은 것을 검다고 말하지 못하는데 무슨 양심으로 촛불 정부를 자처하는지 정말 의문입니다”라며 “모르긴 몰라도 많은 민주당 의원들도 ‘앞으로 양심을 팔아 공천을 구걸해야 하나’라는 자괴감이 들 것입니다. 지금 민주당에서 징계받는 자와 뻔뻔하게 버티며 위로받는 자의 기준은 무엇입니까? 양심 말살하고 언로 막는 질식정치가 판치는 정당이라면 민주당의 사고와 인식은 7, 80년대 권위주의 시대와 무슨 차이가 있습니까? 국민이 준 180석의 힘을 국정 난제 해결에 써야지 야당 압박하고, 내부 양심에 재갈 물리는데 써서야 되겠습니까?”라고 비판했다.
이 최고위원은 “안철수 대표께서 지적했듯이 지금 민주당이 할 일은 양심적 의원을 징계하는 것이 아니라 윤리특위를 윤리위로 상설화하고 국민적 지탄을 받는 문제의원들을 윤리위에 스스로 제소하고 요청하는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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