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쿠키뉴스] 최태욱 기자 = 조선후기 경상도의 중심 관청이었던 대구 경상감영의 정문으로 사용된 ‘관풍루’의 위치를 확인할 수 있는 유적이 발굴됐다.
대구시는 16일 오후 사적 제538호 경상감영지 주변 옛 대구경북지방병무청 부지 유적 발굴조사 내용을 발표하고 현장을 공개했다.
1920년께 경상감영의 정문이었던 관풍루가 달성공원으로 옮겨진 후 경상감영 진입로와 부속 건물들은 일본 헌병대 건물로 교체됐다. 이후 그 자리에는 대구경북지방병무청이 들어섰다.
대구 중구 경상감영공원 일대는 1601년 현 위치에 경상감영이 설치된 후 지금까지 중심건물인 선화당과 징청각이 원래 위치에 잘 보존돼 있다.
지난 2017년 시굴조사 결과 감영지가 확인됨에 따라 임진왜란 이후 8도의 관아 구성을 잘 보여주는 유적으로 평가받아 사적 제538호로 지정됐다.
하지만 경상감영의 진입공간과 부속건물 등에 대해선 관련된 사진자료와 지적원도, 약측공해도 등 귀중한 자료들이 잘 보존되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그동안 대략적인 위치만 가늠할 뿐 경상감영의 실체를 올바로 이해하는데 아쉬움이 많았다.
이에 따라 시는 지난 4월 20일부터 경상감영의 주 진입공간과 주변 부속건물의 위치 고증 및 규모와 구조를 파악하고 복원정비 사업의 기초자료를 확보하기 위해 정밀 발굴조사를 벌였다.
이번 조사를 통해 감영의 주 진입공간 및 관풍루와 중삼문의 기초시설, 부속건물지 등의 실체가 확인됐다.
경상감영의 정청인 선화당의 정면에 남-북방향 일직선상으로 배치된 주 진입로(폭 13m 정도)의 공간적 범위와 감영의 정문인 관풍루의 위치 및 추정 적심을 확인했으며, 중삼문의 기초부 및 배수시설과 진입로 동편에 배치됐던 군뢰청 등으로 추정되는 부속건물의 기초부 일부도 확인했다.
유물로는 선화당 마당에 나란히 배치됐던 석인상을 비롯해 백자편, 기와편 등이 출토됐다.
대구시는 이번 조사로 확인된 잔존양상이 비록 양호하지는 않지만 400여 년 동안 조선후기 경상도의 정치·행정·군사의 중심관청이었던 경상감영의 배치 및 구조를 복원하는데 중요한 학술적 자료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박희준 대구시 문화체육관광국장은 “대구시는 이번 발굴조사를 통해 확인된 내용을 토대로 제반 절차를 거쳐 사적의 추가지정 신청과 경상감영 복원정비 사업에 박차를 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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