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연경은 29일 경기도 용인 흥국생명 연수원에서 열린 구단 미디어데이에 참가했다. 김연경은 지난달 10일 1년간 3억5000만원의 조건으로 흥국생명과 도장을 찍으며 약 11년 만에 국내 무대로 복귀했다.
김연경은 지난 14일 선수단에 합류해 팀 훈련을 진행 중이다.
흥국생명 선수단은 공식 인터뷰에 앞서 약 30분 동안 공개 훈련을 진행했다. 이날 훈련장에 들어선 김연경은 적극적으로 훈련에 임했다. 이다영의 토스를 받아 호쾌한 스파이크를 수차례 때렸다. 후배들이 몸을 날리면 엄지를 치켜세우기도 했다.
인터뷰에 나선 김연경은 먼저 “지금 팀에 합류한 지 3주 정도 지났다. 감독님의 배려로 컨디션을 올리는 데 2주 가까이 썼다. 볼 훈련을 이번 주부터 시작했다”며 “몸 상태는 한 50% 정도 올라온 것 같다. 최대한 컨디션을 빠르게 끌어올리겠다”고 몸 상태를 밝혔다.
오는 8월에 예정된 컵대회 KOVO컵 참가 여부에 대해서는 “뛸 수 있을지는 잘 모르겠다. 몸 상태가 중요하다. 감독님과 상의해서 출전 여부를 결정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박미희 흥국생명 감독도 “김연경의 몸 상태를 계속 체크를 하고 있다. 지금 컨디션이 50%정도지만, 경기에 뛸 수 있도록 최대한 노력하겠다”고 거들었다.
11년 만에 친정팀에 돌아온 김연경은 과거와 달라진 구단에 적응 중이다. 해외 진출 전 저연차 선수였던 그는 고참급 선수가 됐다.
김연경은 “처음 보는 선수도 많아서 이름을 외우느라 고생했다. 다가가려고 노력하다 보니 어린 선수들과 친하게 지내고 있다. 밥 먹을 때 대화를 주도해서 내가 없으면 허전하다고 얘기를 하더라”고 웃으며 말했다.
이어 “아직 팀에 들어온 지 3주밖에 되지 않아서 선수들과 배구에 대해 깊은 대화는 하지 않았다. (이)재영이도 있고, (김)미연이도 있기 때문에 긴 시즌을 치르기에 좋을 것 같다. 한 선수에 의존하지 않고 전부 자기 역할을 한다면 좋은 배구, 재밌는 배구를 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언급했다.
11년 전 흥국생명에서 뛸 때와 현재의 차이점에 대한 취재진의 질문에 그는 “팀이 체계적으로 바뀌었다. 트레이너의 코칭 방법이 과거와 달리 체력적, 기술적인 부분이 나눠져서 세분화돼서 훈련하고 있다. 체계적인 부분이 예전과 달라진 부분이다. 체계적으로 변한지 오래되다 보니 운동할 때 더 열정적으로 임하게 되지 않나 싶다”고 답했다.
올 시즌 흥국생명은 김연경 외에도 FA였던 이재영을 6억원에 잔류시켰고, 이재영의 쌍둥이 동생 이다영을 4억원에 영입했다. 국가대표급 라인업을 보유하게 되면서 단숨에 우승후보로 급부상했다.
김연경은 “나를 비롯해 이재영, 이다영에게 포커스가 너무 맞춰져서 걱정되는 부분이 있다. 배구는 팀 스포츠라 모두가 하나가 되어야 하는데 우리가 스포트라이트를 독식하고 있어 조금 부담감도 있고 ‘팀에 괜찮을까’는 생각이 있다”며 “그래도 많은 선수들이 열심히 하고 있고 자기 역할을 하기 위해 준비하고 있어서 충분히 할 수 있다. 선수들이 어려워하지만 내가 더 다가가서 친해지려고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연경이 걱정하는 부분은 조직력 외에도 공인구 적응도 있었다. 약 10년간 해외 리그에서 뛴 김연경은 주로 미카사 배구공을 사용했다. V리그는 스타 배구공을 쓰고 있다. 김연경은 "실제로 스타 배구공을 써보니 많이 다르다. 특히 리시브를 하는 게 어렵다. 공격할 때도 파워가 다 실리지 않는 것 같다. 빨리 적응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연경은 올 시즌 목표로 3가지를 꼽았다. 통합우승, 트리플크라운(서브, 블로킹, 후위공격 각각 3개 이상) 달성, 그리고 마지막이 감독님 말을 잘 듣는 것이다. 김연경은 “개인적인 목표는 없다. 그저 감독님이 시키시는 대로 말을 잘 들어야 한다. 3가지를 잘 따라서 통합 우승에 기여하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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