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30헬스] 장마 끝나니 폭염…젊은 군인‧단순노무자 ‘열탈진’ 위험↑ 

[2030헬스] 장마 끝나니 폭염…젊은 군인‧단순노무자 ‘열탈진’ 위험↑ 

야외작업·활동 많은 남성 '온열질환' 발생, 충분한 수분 섭취 중요

기사승인 2020-08-19 06:04:01



[쿠키뉴스] 유수인 기자 = 50일이 넘는 긴 장마가 끝나자마자 전국 대부분 지역에 폭염특보가 발효되는 등 무더운 날씨가 이어지고 있다. 비교적 젊은 20~30대는 폭염으로 인한 ‘온열질환’이 발생하더라도 중환자실을 이용할 정도로 중증이거나 사망하는 경우는 매우 드물다. 하지만 외부 활동이 많고, 실제로 근무 중 극심한 무력감과 피로를 호소하는 ‘열탈진’ 환자가 꾸준히 발생하고 있기 때문에 주의가 필요하다.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올해 5월 20일부터 8월 16일까지 신고된 온열질환자는 총 644명이다. 이 중 가장 많이 발생한 연령대는 65세 이상으로 181명에 달하지만, 20~30대에서도 120명 이상 발생한 것으로 집계됐다. 구체적으로 보면 10대 12명, 20대 61명, 30대 62명 발생했다. 




지난해 5월~9월 신고된 온열질환자 중에서도 전체 1841명의 환자(사망 11명 포함) 가운데 0-9세는 8명, 10-19세는 81명 발생했다. 20대도 192명, 30대 306명에 달했다. 

10대에서 가장 많이 발생한 온열질환은 열탈진(56명)이었다. 성별로는 남자가 42명으로 여자 39명보다 약간 많았다. 20대에서도 전체 192명 중 열탈진이 120명으로 가장 많았고, 이어 열사병이 33명, 열경련과 열실신이 각각 17명, 기타 5명이었다. 성별로는 남자가 194명으로 여자 27명보다 많았다.

30대 또한 전체 306명에서 열탈진이 140명으로 가장 많았고, 이어 열사병 35명, 열경련 28명, 열실신 14명, 열부종 1명 발생했다. 30대 역시 남자 환자가 269명으로 여자 62명보다 많았다. 

열탈진은 열로 인해 땀을 많이 흘려 수분과 염분이 적절히 공급되지 못하는 경우 발생한다. 체온은 정상이거나 40도까지 올라간다. 또 극심한 무력감과 피로를 호소하고, 창백함, 근육경련, 오심 또는 구토 등이 나타난다. 열사병은 체온을 조절하는 신경계(체온조절 중추)가 열 자극을 견디지 못해 그 기능을 상실한 질환이다. 온열질환 중 가장 위험한 질환으로, 땀이 나지 않아 체온이 상승하고, 건조하고 뜨거운 피부가 특징이다. 열사병으로 다발성 장기손상 및 기능장애와 같은 합병증이 발생할 수 있고 치사율이 높다. 또 심한 두통과 오한, 빈맥, 빈호흡, 저혈압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 

조영덕 고려대 구로병원 응급의학과 교수는 “실제로 야외활동하고 운동하는 젊은 학생들이 온열질환으로 실신하는 경우가 많다. 아르바이트나 직업상 야외에서 근무를 할 때에도 탈수 증상이 심해질 수 있는데, 땀이 많이 흐르면 어지럼증 때문에 열실신과 비슷한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며 “특히 고온다습한 환경에서는 땀이 흘러도 체온조절이 안 돼 의식을 잃는 등 위험단계로 이어질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환자 발생시간대별로 보면, 10대는 15-16시(17명)에 가장 많이 발생했다. 이어 17-18시(12명), 10-12시와 19-24시(각각 10명), 12-13시와 13-14시(각각 9명) 순이었다. 20대는 10-12시와 19-24시에 각각 34명, 25명으로 많이 발생했다. 이어 6-10시 20명, 14-15시 22명, 15-16시와 16-17시에 각각 19명, 12-13시 16명 순으로 발생했다. 

30대는 15-16시에 36명으로 가장 많이 발생했고, 이어 10-12시 30명, 14-15시에 25명, 13-14시에 21명, 6-10시와 18-19시에 각각 20명씩 발생했다. 

지역별로는 경기지역이 10대 20명, 20대 50명, 30대 47명으로 가장 많이 발생했다. 

20~30대 온열질환자 중 실내에서 발생한 사례로는 ‘작업장’에서 ‘남성’이 많았다. 집에서는 20대 3명, 30대 8명 발생했다. 실외에서도 작업장이 가장 많았는데, 30대에서는 105명, 20대는 59명 발생했다.

운동장(공원)에서는 10대 44명, 20대 33명, 30대 15명 발생했고, 길가에서는 20대 24명, 30대 14명, 기타 장소에서는 20대 27명, 30대 16명 발생했다. 

직업별로 20대에서는 군인이 가장 많았고 20‧30대 모두에서는 단순노무 종사자가 많았다. 30대에서는 장치기계조작 및 조립종사자도 많았고 기타 직업도 다수 차지했다. 

조 교수는 “이상기온이 지속되고 있기 때문에 젊은 사람들도 방심하지 말아야 한다. 남자들도 양산을 쓰는 것을 두려워하지 말아야 하고 모자를 쓰더라도 챙이 넒은 것을 골라야 한다”며 “가장 중요한 것은 갈증을 느끼기 전 틈틈이 물을 마셔주는 것이다. 또 덥거나 자외선이 센 시간대인 낮 12시~15시 사이에는 야외활동 피하고, 옷을 입더라도 통기가 잘 되는 가벼운 옷을 입어야 한다. 야외작업을 하거나 운동할 땐 충분한 휴식을 취해줘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올해는 온열질환과 함께 코로나19 예방도 필요하기 때문에 기온이 높은 낮 시간대에 불필요한 외출을 자제하며 ‘3밀(밀접, 밀집, 밀폐)’ 환경을 피해야 한다. 질본에 따르면 부득이하게 외출할 경우에는 가능한 사람 간 거리두기를 유지하고, 2m 거리두기가 가능한 실외라면 온열질환 예방을 위해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는 것이 좋다.

또 고온의 실외 환경에서 일하는 경우는 작업 전 물을 충분히 챙기고, 가급적 2인1조로 움직이는 게 좋다. 몸에 이상을 느끼면 그늘이 있는 시원한 장소에서 휴식을 취해야 한다. 실외작업 시 거리두기가 불가능해 마스크를 착용하고 일해야 하는 경우에는 휴식 시 사람 간 충분한 거리가 확보되는 장소에서 마스크를 벗고 휴식하는 것이 좋다. 에어컨 등 냉방기구 사용 시에는 최소 2시간 마다 환기하고 바람이 사람 몸에 직접 닿지 않도록 하며 바람세기를 낮춰 사용한다. 

열탈진 환자는 물을 섭취해 수분을 보충해주고, 땀이 많을 흘렸을 경우에는 이온 음료가 도움될 수 있으나 과당함량이 높은 경우가 있어 주의를 해야 한다. 시원한 물로 샤워하는 것이 도움이 될 수 있고, 증상이 1시간 이상 지속되거나 회복되지 않을 경우 병원에서 수액을 통해 수분과 전해질은 보충해야 한다. 

열사병 증상이 나타난다면 119에 즉시 신고해야 한다. 환자는 시원한 장소로 옮기고, 옷을 느슨하게 해 환자의 몸에 시원한 물을 적셔 부채나 선풍기 등으로 몸을 식혀야 한다. 얼음주머니가 있을 시 목, 겨드랑이 밑, 사타구니에 대어 체온을 낮추되, 환자의 체온이 너무 떨어지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의식이 없는 환자에게 음료를 마시도록 하는 것은 위험하기 때문에 절대 금지해야 한다.

suin92710@kukinews.com
유수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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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수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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