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 전미옥 기자 =투쟁 전면에 나선 의대생들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19일 의료계에 따르면, 대한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학생협회(의대협)는 최근 정부의 의대증원, 공공의대 설립 정책 등 4대 의료정책에 반대하며 의사국가고시 응시거부와 동맹휴학을 강행한다고 밝혔다.
정부의 의대인력증원 및 공공의대 설립 등 4대 의료정책에 반발한 단체행동이다. 이번 의사국가고시 응시거부 및 동맹휴학 운동에는 전체 의대생 중 과반수가 참여할 전망이다.
의대협이 회원들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전체 의사국가고시 응시자의 81.5%가 응시 거부에 찬성한 것으로 확인됐다. 동맹휴학에 대한 조사에서도 전체 회원의 75.1%가 찬성의 뜻을 보였다.
그러나 집단행동에 걱정을 표하는 일부 학생들과 이들을 비판하는 학생 간의 내부 갈등도 빚어지고 있다.
실제 익명 의대생 커뮤니티인 페이스북 ‘의학과, 의예과 대나무숲’에는 ‘동맹 휴학을 하게 되면 한 학기 혹은 1년을 꿇어야 하느냐’, ‘휴학을 계기로 장학금을 못 받는 경우는 어떡하느냐’, ‘개인 사정으로 빨리 학업을 마쳐야 하는 이들도 있다’ 등 우려의 목소리가 제기되는가 하면, 이같은 우려에 ‘동료들이 투쟁하는데 힘을 뺀다’는 식의 비판도 잇따랐다.
또 다른 익명 의대생 단체인 ‘다른 의견을 가진, 어느 의대생들’도 집단행동에 거부감을 드러냈다. 이 단체는 “우리는 대안 없는 반대 일변도로 밀어붙이는 의대협 투쟁의 방향성에 의문을 가지고 있다”며 “수업거부에 동참하지 않을 권리는 보장받아야 하며, 파업에 동참하지 않는 이들이 불이익을 받는 일이 없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이들은 “의대협의 입장에 2만 의대생 모두가 동의하고 있는 것은 아니다. 의대협이 의대생 동맹 휴학을 강행한다면 이번 행동에 동의하지 않는 의대생들이 본인의 의사와 상관없이 학습권을 침해당하는 결과가 초래될 수 있다”고 했다.
의학교육계는 학생들의 투쟁 행보에 공감한다면서도 학업중단 방침에는 강한 우려를 전했다. 한국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협회(KAMC)는 호소문을 통해 “의학공부에 전념해야 할 의대생들의 국시거부와 동맹휴학 움직임에 대하여 심각한 우려를 표한다”며 “더 이상의 대정부요구는 선배 의료계에 맡기고 본연의 학업에 전념할 것을 권유한다”고 호소했다.
그러면서 “의료계 문제로 인하여 의대생과 전공의들의 교육중단은 없어야 하므로 의료계는 선배로서 의대생과 전공의들이 학업과 수련에 전념할 수 있도록 더욱 노력하여 주기를 바란다”며 “정부도 의대정원확대 정책에 대한 전면 재검토를 시작함으로써 의대생과 전공의들이 학업에 전념할 수 있도록 하여 달라”고 피력했다.
의대협은 정부가 의대정원확대 및 공공의대 설립 정책을 철회하지 않는 이상 투쟁행보를 계속 지속한다는 입장이다. 조승현 의대협 회장은 “의시 응시거부나 동맹휴학은 집행부나 회장단이 일방적으로 결정한 것이 아니다. 각 단위별로 국시응시자 대표가 모여 결정한 것이며, 수업 및 실습거부 또한 학생회장이 포함된 대의원회의 결정이다. 동의하는 의대생들의 비율만 해도 매우 높다”며 이번 집단행동의 당위성을 강조했다.
romeok@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