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캐피탈, 대출 관리시스템 구멍...명의도용 피해엔 ‘모르쇠’

현대캐피탈, 대출 관리시스템 구멍...명의도용 피해엔 ‘모르쇠’

피해자 동의 없이 8000만원 대출 진행
피해자 민원엔 “확인하겠다”는 답변만

기사승인 2020-08-26 05:00:25

[쿠키뉴스] 김동운 기자 = 현대캐피탈이 허술한 대출 관리로 논란을 일으키고 있다. 피해자가 모르는 사이 무단으로 대출이 실행됐음에도 피해자에게 관련 사실을 제대로 전달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여기에 현대캐피탈은 관련 피해사실도 모르는 등 대출 관리시스템에 총체적 문제를 노출했다.

2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현대캐피탈은 경기도에서 공무원으로 재직 중인 피해자 두 명의 명의로 본인 동의없이 총 8000만원의 대출을 집행했다.

피해자들에 따르면 전 직장 동료인 A씨가 통장이 없어 A씨의 대출을 피해자들의 통장으로 받아달라는 요청을 받았다. 이를 허락한 피해자들은 A씨에게 통장번호를 전달하고 현대캐피탈 관계자에게 간단한 정보를 전달, 이후 입금된 대출금을 A씨에게 전달했다. 하지만 해당 대출은 A씨가 아닌 피해자들 명의로 대출이 진행됐고, 피해자들은 대출연체 사실을 전달받았다. 그 사이 피해자들은 자신의 명의로 대출을 진행한다는 문자메세지나 연락을 현대캐피탈로부터 받지 못했다. 

이에 피해자는 피해구제 요청을 하고자 현대캐피탈 고객센터에 두 차례에 걸쳐 해당 피해사실을 전달했다. 하지만 현대캐피탈 고객센터에서는 “확인하겠다”는 답변만 되풀이했다. 현재 피해자들은 A씨를 경찰에 고발하고, 금융감독원에 해당 피해사실에 대해 민원을 신청할 계획이다.

▲피해자들은 자신들의 동의 없이 현대캐피탈에서 대출이 진행됐다고 하소연했다.

이번 사건과 관련해 금융업계에서는 현대캐피탈의 허술한 대출 관리시스템이 문제를 키웠다고 입을 모았다.  

캐피탈사 관계자는 “이번 금융사기 피해의 경우 A씨와 공모한 대출모집인으로부터 일어난 금융사기 피해 유형이라고 볼 수 있다”며 “대출모집인의 경우 대체로 수당을 받는 계약직 형태로 운영되기 때문에 실적에 열을 올리는 모습을 보여 대출서류가 미비한데도 금융사에 그대로 넘기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또다른 캐피탈사 관계자도 “피해자가 고객센터에 민원을 넣었음에도 불구하고 제대로 된 답변을 받지 못했다는 부분은 현대캐피탈에서는 피해자들의 대출이 정상적으로 진행됐다고 보는 것 같다”며 “이상거래탐지시스템(FDS)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다고 본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현대캐피탈은 해당 금융사기 사건에 대해 모르쇠로 일관하는 모양새다. 현대캐피탈 관계자는 “소비자보호부서 통해서 금감원 민원 접수사항 및 당사 접수내용을 파악했는데, 해당 피해 내용을 전달받은 바 없다”고 말했다. 

chobits3095@kukinews.com
김동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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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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