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 오준엽 기자 =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신임 당대표의 부동산 인식에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논란은 당대표 선거 전날인 28일 국회 공직자윤리위원회가 21대 신규등록 국회의원의 재산내역을 공개하면서부터 두드러지기 시작했다. 공개된 자료에 따르면 이 대표는 총선을 준비하며 지난 5월 서울 종로구에 정부가 ‘투기’로 규명한 ‘갭투자’ 방식으로 아파트를 매입했다.
흔히 ‘갭투자’는 매물에 실거주 중인 전세임대를 유지하는 조건으로 차액만을 부담하는 방식으로 구매하는 매입방법이다. 그리고 이 대표는 서울 종로구 내수동에 전용면적 174.55㎡(60평형)의 ‘경희궁의아침 3단지’ 주택 1채를 17억5000만원에 구입했다.
하지만 실제 구매에 들어간 자금은 5억5000만원뿐이다. 현재 해당 아파트에는 전세 12억원에 세입자가 거주 중이기 때문이다. 이에 이 대표는 종로구 홍파동 경희궁자이2단지 전용 84.84㎡(34평형)에 9억원의 보증금 내고 전세로 거주하고 있다.
특히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이 6·17 대책을 발표 후 꼽은 3가지 갭투자 방식 중 “현금이 많은 사람들의 갭투자가 근본적 문제”라며 “본인이 사는 집이 아니면 팔라”고 권고했던 유형이자, 정부의 정책방향과도 배치되는 형태다.
더구나 지난 29일 당 대표 당선 후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부동산 정책에 대한 입장을 묻는 질문에 “부동산 임대차시장은 정책변화가 좀 크기 때문에 전환기의 진통을 앓고 있는 것으로 보이지만, 임차인들의 주거권을 보장해서 함께 포용사회로 가자는 취지로 이해하면 된다. 곧 안정될 것”이라며 정부의 부동산 정책을 옹호했다.
그러나 이어서 ‘30대 미혼남성으로서 현 시점에서 집을 사야하는지’를 묻는 질문에 “말하기 어렵다. 그런 데 굉장히 어둡다. 분명한 것은 공공주택을 빨리 확대·공급했으면 한다. 그렇게 해서 집을 살 이들 특히 젊은이들이 더 편하게 집을 살 수 있게 기회를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분명한 답을 하지 못해 정부정책의 효과를 확신하지 못하는 모습도 보였다.
이 대표의 이 같은 답변에 네티즌들은 ‘충격적’이라며 비난의 목소리를 높였다. 갭투자로 집을 사며 정부정책기조에 배치된 행동을 했다는 사실에서부터 공공주택 공급을 주거안정의 해법으로 제시한 점, 정작 정부의 부동산 정책효과나 방향에 대해서는 잘 알지 못한다며 확답을 하지 않는 등의 모습이 부정적으로 비춰진 것으로 보인다.
한 네티즌은 “갭투자는 투기라고 신나게 비난하다가 본인이 전세 끼고 산 건 실거주할 거라 괜찮다는 헛소리만 아니면 괜찮다”며 비꼬았다. 또 다른 네티즌은 “그냥 이미지 정치”, “기름장어 정치”라며 논란을 회피하려는 발언행태를 꼬집었다. 이외에 “집사고 싶다니까 공공주택 늘리겠다니, 얼마나 한심한 마인드로 부동산정책 만들지 훤히 보인다”는 등의 말도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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