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윤호 LG유플러스 AR/VR 담당 상무는 1일 온라인으로 진행된 XR 얼라이언스 발표 기자간담회에서 이 같이 말하며 앞으로의 청사진을 그렸다.
LG유플러스는 유플러스는 6개국의 7개 사업자가 각 국가별 시장을 초월해 글로벌 XR 산업 육성을 위한 5G 콘텐츠 동맹체 ‘XR 얼라이언스’를 시작한다고 이날 소개했다.
◇XR이란? 5G 시대의 핵심 콘텐츠로 발전 가능성 커
XR은 5G 시대의 핵심 콘텐츠로 불리는 VR(Virtual Reality, 가상현실), AR(Augmented Reality, 증강현실), MR(Mixed Reality, 혼합현실)과 미래에 등장할 신기술까지 포괄하는 확장현실(eXtended Reality)을 뜻한다.
주된 멤버는 이렇다. 미국 반도체 업체 퀄컴에 한국의 LG유플러스, 캐나다·일본·중국의 이동통신사 벨 캐나다(Bell Canada), 일본 KDDI, 차이나텔레콤(China Telecom) 등 글로벌 통신사 4개사가 뭉쳤다. 이중 LG유플러스는 첫 번째 의장사 격인 ‘퍼실리테이터(Facilitator)’를 맡는다. 다국적 기업이 참여하는 5G 콘텐츠 연합체 출범은 세계에서 처음이다.
이상민 LG유플러스 FC부문장(부사장)은 “해외 5G 산업이 본격적으로 기지개를 켜면서 다수의 글로벌 통신사들이 콘텐츠·기술 등이 앞서 있는 한국에 큰 관심을 나타내고 있다. 특히 AR, VR 시장에서 눈에 띄는 행보를 보이는 당사가 초대 의장사 역할까지 맡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고품질의 XR 콘텐츠를 제작하기 위해선 막대한 비용이 필요한데, XR 얼라이언스 연계를 통해 이러한 비용적 효율을 높이고 기술적 완성도도 더할 수 있다. 때문에 단순 제휴나 협력사 개념을 넘어서 실제 콘텐츠 제작과 제공을 속도감 있게 진행할 것”이라고 계획을 밝혔다.
이날 출범식 행사는 기자간담회 이전인 오전에 서울 용산 LG유플러스 본사와 미국의 퀄컴, 중국의 차이나텔레콤, 캐나다의 벨 캐나다와 펠릭스 앤 폴 스튜디오, 일본의 KDDI를 잇는 비디오 콘퍼런스콜로 진행됐다. ‘아틀라스 V’는 사전에 서면을 통해 협의를 마무리 지었다.
XR얼라이언스의 첫번째 프로젝트는 국제 우주 정거장 ‘ISS’에서 촬영된 콘텐츠다. 정식 명칭은 ‘스페이스 익스플로러스(Space Explorers: The ISS Experience)’로 XR 얼라이언스의 공식 첫 VR 영상이다. ISS와 미국항공우주국(NASA) 등과 협력해 3D VR 최초로 실제 우주에서 촬영한 우주 유영의 모습을 담아냈으며 오는 11월 25분 구성의 4개 에피소드로 공개된다.
◇4대 통신사·퀄컴, 콘텐츠 제작 스튜디오로 구성...투자금 규모 키워
XR 얼라이언스에는 창립멤버인 4개국 이동통신사(Telco) 외에도 에코시스템 멤버로서 퀄컴이 들어간다. 통신사가 주도하는 콘텐츠 동맹체에 퀄컴이 들어간 건 XR 구현 자체가 퀄컴의 기술력을 바탕으로 하고 있기 때문이다.
브라이언 보겔상 퀄컴 테크놀로지 제품관리 선임 관리자는 “퀄컴 스냅드래곤 XR 플랫폼을 기반으로 하는 5G XR 기기가 선보일 몰입도 높은 프리미엄 기능을 통해 콘텐츠 생태계를 촉진할 수 있길 기대한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이외에도 세계 최고 수준의 5G 콘텐츠 제작업체들이 파트너사로 참여했다. 캐나다의 실감 콘텐츠 제작사 ‘펠릭스 앤 폴 스튜디오(Felix & Paul Studios)’가 그 중 하나다. 미국 TV 프로그램상인 에미상을 수상했으며 NASA, SpaceX,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 가수 에미넴 등과 협력을 통해 다양한 콘텐츠를 선보였다.
프랑스 파리의 글로벌 콘텐츠 제작업체 ‘아틀라스 V(Atlas V)’도 XR 얼라이언스에 동참했다. 독일·프랑스 합작 방송국 ‘Arte’, 영국 ‘BBC’ 등과 함께 VR 다큐멘터리 등을 선보였으며, 베니스 국제 영화제에선 VR 대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XR 얼라이언스는 이 같은 세계적 5G 콘텐츠 제작사들과 회원사들이 함께 고품질 5G 콘텐츠에 들어가는 막대한 투자금을 분산시켜, 비용적 효율을 높이고 기술의 완성도를 더할 계획이다. 궁극적으로는 실감 미디어 제작의 진입장벽을 낮추고, 양질의 콘텐츠로 수익성을 개선하는 선순환 환경으로 이어간다는 복안이다.
XR 얼라이언스는 제작·제공할 콘텐츠를 정기적 회의를 통해 선정한다. 회원사들이 매월 투자를 진행하거나 사전 저작권(pre-licensing)을 확보할 콘텐츠를 결정하면 파트너사들이 제작에 들어가는 방식이다. 실제로는 월 1회 정도 콘텐츠 제작사들에게 기획안을 받아 회원사에 투자 의향을 타진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LG유플러스 측은 설명했다.
◇“얼라이언스 자연스럽게 만들어져...앞으로 글로벌 통신사 더 참여할 것”
얼라이언스 창립 배경에 대해 김준형 5G 서비스그룹장은 “어디에서 제안을 받았다기보다는 5G 출범 이후 LG유플러스 안에서 아이디어가 나왔고 자연스럽게 이뤄졌다고 볼 수 있다”며 “현재도 고품질 AR/VR 콘텐츠 2000여편을 제작하면서 파트너사들이 있으면 대작을 만들 수도 있다는 생각을 했고, 깐느영화제에 왔던 파트너사들 몇 군데에 타진하면서 의기투합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현재는 통신사들 위주로 우선 타진해 의견을 낸 회사들과 시작하게 됐고, 물밑으로도 여러 곳이 얘기를 하고 있다”며 “5G 투자와 킬러서비스로서 XR에 관심이 많은 글로벌 통신사들이 뜻을 같이하게 될 거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 그룹장은 그러면서 “남들보다 더 먼저 AR콘텐츠에 투자를 해왔기 때문에 해외 통신사들에 노하우를 가르쳐주는 입장에 있어서 의장사를 맡게 됐다”고 덧붙였다.
앞으로 콘텐츠제작사와 더 협력이 이뤄질 수 있느냐는 질문에 대해 최윤호 상무는 “이미 5G XR을 직접 제작해왔기 때문에 국내와 글로벌에서 많은 스타트업과 협력해 왔다”며 “XR 얼라이언스에 콘텐츠 제작사들의 기회는 열려 있다”고 강조했다.
다만 이번 XR 얼라이언스가 제작한 콘텐츠를 SK텔레콤, KT에서 제공하지는 않을 전망이다. 이 상무는 “XR얼라이언스 목적이 에코를 키우기 위함도 있지만 해당 마켓에서의 경쟁력을 확보하는 목적도 있어, 우리나라에서는 유플 외에는 XR 얼라이언스 확보 콘텐츠 제공 불가 원칙”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아직 캐나다 일본 중국을 뺀 많은 나라에 기회가 있으므로, 예를 들면 유럽이라든가, 회원사들의 합의를 통해서 다른 통신사들에게도 제공이 가능할 수는 있을 듯하다”고 전망했다.
이와 함께 이 상무는 “유플러스는 유플러스VR 유플러스AR이 있으므로 이 플랫폼을 통해 제공할 예정이다. 다만 해외통신사 중 콘텐츠 플랫폼이 없는 통신사들이 있어서 턴키로 그 플랫폼까지 구축을 해줄 수 있냐는 문의도 들어오고 있는데, 그런 업체는 가서 플랫폼을 구축해줄 예정”이라고 밝혔다.
XR 얼라이언스는 향후 지속적으로 다양한 국가의 이동통신사들을 회원사로, 제작사들은 파트너사로 확대해나갈 계획이다.
이상민 LG유플러스 FC부문장 부사장은 “현재 5개 회원사, 2개 파트너사 외에도 다수의 이동통신사 및 스튜디오가 연합체 가입을 타진하고 있다. 글로벌 기업들과 지속적인 협력을 확대해 전 세계 XR 이용자들에게 색다른 경험을 선사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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