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OTT, 카카오TV...MZ세대 제대로 겨냥?

새로운 OTT, 카카오TV...MZ세대 제대로 겨냥?

네이버 브이라이브처럼 젊은세대 유입에 초점...글로벌 확장도 준비
자체제작하는 점은 차별화...네이버의 오리지널 콘텐츠 제작은 미정

기사승인 2020-09-08 05:00:05
▲ 오리지널 콘텐츠를 찾아볼 수 있는 카카오TV 채널. 제공=카카오TV
[쿠키뉴스] 구현화 기자 = #지난 1일 카카오TV 출범을 앞두고 카카오톡에서는 카카오TV 채널을 구독하기만 하면 귀여운 어피치 이모티콘을 대대적으로 제공했다. 출범 이후에는 카카오톡 샵탭(#탭)과 포털 다음 화면의 상단 광고란에도 카카오TV 채널 링크를 제공하는 등 대대적인 홍보에 들어가면서 누구나 카카오TV를 쉽게 접할 수 있게 됐다. 국민 메신저를 등에 업은 공격적인 홍보 활동이다. 

스트리밍 서비스를 제공하는 OTT(Over the Top)로서 첫 발을 내딛은 카카오TV에 대한 반응이 뜨겁다. 카카오TV를 통한 오리지널 콘텐츠의 론칭 일주일만에 채널 구독자가 190만여명이나 증가해 7일 기준 구독자수 296만명을 기록하고 있을 정도다. 짧은 시간만에 많은 이들이 카카오TV에 응답한 셈이다. 

▲ 출범과 동시에 공개한 7편의 카카오TV 오리지널 콘텐츠. /제공=카카오M


드라마, 예능 등 오리지널 콘텐츠 앞세워...MZ세대 공략 


TV 출범과 동시에 카카오M이 자체 제작한 오리지널 시리즈 7편이 함께 나왔다. 젊은 층이 즐길 수 있도록 스마트폰 비율에 최적화된 10~20분 내외의 숏폼 비디오(짧은 영상)에 주목하고, 빠른 호흡의 콘텐츠를 제공하기 위해 이를 타깃화한 결과다. 

카카오TV 오리지널 드라마 '연애혁명' 1회는 반나절만에 카카오TV 조회수가 50만회를 넘어서고 이틀만에 100만회를 넘겼다. '찐경규' 1회도 43만회, '페이스아이디' 1회는 38만회를 기록하는 등 인기몰이에 나서고 있다. 론칭 다음날인 2일 오전 공개된 예능 '카카오TV 모닝'의 수요일 코너 ‘개미는 오늘도 뚠뚠’ 역시 하루만에 조회수가 거의 30만회를 넘어섰다.

카카오M은 올해 드라마 6편과 예능 19편 등 총 25편의 오리지널 콘텐츠를 내놓는다는 계획이다. 2023년까지 3000억원을 투자해 오리지널 콘텐츠 생태계를 조성할 계획이다.  

특히 카카오페이지가 이미 확보한 웹툰과 웹소설 등 7000여편의 지적재산권(IP)를 적극 활용하며 직접 오리지널 콘텐츠 제작사로도 나선다는 입장이다. 특히 '남자친구를 조심해', '아쿠아맨', '재밌니, 짝사랑', '그림자 미녀' 등은 이미 오리지널 드라마 제작이 확정됐다. 

카카오TV는 특히 국내1위 소셜플랫폼인 카카오톡을 등에 업고 '카톡에서 볼 수 있는 TV'를 강조하고 있다. 실제로 카카오톡에서 카카오TV채널을 구독한 뒤 알림에서 콘텐츠를 클릭하면 바로 재생이 된다. 카카오톡에서 편리하게 시청이 가능해진 셈이다. 이미 카카오톡 메뉴 중 세 번째 나침반 모양의 샵 탭(#탭)에 코로나19, 뉴스 이외에 카카오TV가 전면 배치됐다. 다음 뉴스 모바일에도 카카오TV 업데이트가 메인 화면에 게시됐다. 

샵탭에서의 인기 링크를 살펴보면 뉴스 딜리버리 서비스를 자처한 '뉴팡'과 1020세대에 어필하는 로맨틱 드라마 '연애혁명', 인터뷰 채널인 '톡이나 할까? 톡터뷰', EBS의 캐릭터 대전을 본딴 예능 '내꿈은 라이언', 이효리&이상순 부부를 내세운 '페이스아이디' 등이 상위에 랭크돼 있다. 이외에도 드라마인 아만자, 찐경규, '카카오TV 모닝', 아름다운 남자 시벨롬(si bel homme) 등도 있다. 

뉴팡에는 김구라를 전면에 내세웠고, 톡터뷰에는 배우 박보영이, 페이스아이디에는 이효리&이상순 부부가 출연한다. '내꿈은 라이언'에는 김희철이 MC로 나오는 등 최근에 인기를 끌고 있는 많은 연예인들과 서수민 PD 등 스타PD들이 오리지널 콘텐츠에 나오거나 제작을 도맡았다.

업계에서는 페이스북 등에 뺏긴 젊은 소비자층(MZ세대)의 관심을 카카오로 돌리기 위한 고육지책으로 보고 있다. 이미 젊은 세대가 올드 매체인 카톡을 거부하고 페이스북 메시지(약칭 페메)로 가고 있는 와중에 고육지책으로 '젊은 카카오'를 지향하고 있는 것이다. 

카카오M 신종수 디지털콘텐츠사업본부장은 “기획과 구성, 포맷까지 모바일에 최적화된 오리지널 콘텐츠들과 카카오톡으로 친구들과 채팅을 하면서도 영상 콘텐츠를 볼 수 있다는 신선한 경험이 더해져 더욱 재미를 배가시킬 것”이라며, “아직 론칭 초기인만큼 앞으로 카카오TV의 행보를 관심있게 지켜봐달라”고 전했다.

업계 관계자는 "짧은 동영상과 OTT에 익숙한 젊은 층의 눈길을 끌기 위해 카카오가 절치부심에 나섰다"며 "출범 초기부터 스타들이 나오는 다양한 콘텐츠를 쏟아내어 주목 효과가 있어 보인다"고 말했다. 

▲ 브이라이브 메인화면. 글로벌 팬들을 위해 영어로 서비스된다. /제공=네이버


네이버, 젊은 층 겨냥한 브이라이브 키우는 중...글로벌 사업도 발판


경쟁사인 네이버의 네이버TV와 브이라이브(V Live)는 이미 스타 라이브 플랫폼이 주력이다. 특히 방탄소년단이나 트와이스 등 최정상급 스타들이 애용해서 화제가 됐다. 아이돌 팬층인 1020세대가 브이라이브를 적극적으로 이용하며 떠받치고 있다. 

특히 브이라이브 동영상 수는 1456개를 넘고, 전체 재생수는 1억8000번을 넘어섰다. 네이버에서의 채널 구독자수도 2만명이 넘는다. 생활 속에서 스타들이 가볍게 켜서 자신의 근황을 전하고 팬들과 소통하기에 최적의 플랫폼으로 올라섰다. 

이를 바탕으로 네이버는 글로벌 커뮤니티 멤버십 플랫폼인 '팬십' 확대를 위해 SM엔터테인먼트와 손을 잡기도 했다. 특히 브이라이브는 해외 사용자가 85% 이상으로, 글로벌 진출에도 초점을 맞추고 있다. 카카오TV처럼 직접 제작하는 형태가 아니라 소속사 등이 만든 영상을 제공하는 것이 다른 점이지만, 소속사와의 계약을 통해 독점으로 제공하고 있다는 점이 독특하다.

네이버 관계자는 "카카오TV처럼 직접 제작하지는 않고 제작사가 제공하는 영상을 서비스하고 있지만, 거의 모든 영상이 브이라이브에서만 볼 수 있는 배타적인 콘텐츠이기 때문에 오리지널 콘텐츠라고 할 수 있다"며 "앞으로 직접 제작에 들어갈지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네이버는 최근 콘텐츠 창작자 육성을 위해 실시간 방송을 통해 이용자가 창작자를 후원할 수 있도록 '라이브후원' 기능도 추가했다. 이는 아프리카 방송의 '별풍선' 제도를 벤치마킹한 것으로 보인다. 100원부터 최대 100만원까지 후원 금액을 선택한 후 네이버 페이로 결제하면 된다.

오는 25일에 국립 오페라단의 ‘오페라 마농’을 시작으로, 서울예술단 뮤지컬 ‘잃어버린 얼굴 1895’(28~29일), 테너 ‘존 노’ 팬미팅 (10월 7일), 뮤지컬 ‘신과함께- 저승편’ (10월 8일~10월 9일), LG아트센터 해외작품 등(11월)  올해 연말까지 10여편의 콘텐츠에 적용할 예정이다. 

‘오페라 마농’과 ‘잃어버린 얼굴 1985’은 7일부터 ‘라이브 감상’ 리워드 기능이 사전 오픈된다. 이처럼 비대면 시대에 맞춰 일정 금액으로 후원을 하며 라이브 영상을 지켜볼 수 있는 신개념 라이브 후원이 가능해진다. 

네이버 관계자는 “그동안 사용자와 직접 대면하여 만나기 어려웠던 공연이 온라인에서 사용자를 만나고, 이를 통해 문화예술 콘텐츠 전반의 온라인 활성화에도 도움이 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여기에 네이버도 IP 사업을 지속해서 확장해나갈 예정이다. 네이버에 따르면 네이버웹툰은 지난 8월 글로벌 MAU(월간 순 사용자, Monthly Active User) 6700만을 돌파했다. 지난 7월 6500만을 돌파한 이후 한 달만에 200만이 증가했다. 

가입자가 늘면서 유료 거래액도 급등했다. 네이버웹툰은 지난 8월 2일 업계 최초로 일거래액 30억원을 돌파한 것에 이어 8월 한 달 거래액 800억원을 돌파했다. 지난 5월 700억원을 돌파한 지 3개월만에 100억원이 증가했다. 

이처럼 카카오와 네이버가 MZ세대를 잡으려는 노력은 앞으로도 지속될 전망이다. 젊은 세대는 트렌드를 선도하고 있고, 틱톡이나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등 SNS 채널을 활용하며 짧은 동영상에 익숙해져 있다.

여기에 K-POP의 열풍을 타고 웹소설, 웹툰과 이를 바탕으로 한 IP 사업도 활발해지며 영상을 통해 글로벌 시장으로 나아가기도 더욱 쉬워졌다. 하나의 플랫폼에서 만들어진 짧은 동영상이나 툰이 각종 SNS 채널을 넘나들며 입소문을 끌고 있기 때문이다. 콘텐츠가 좋다면 얼마든지 번역이나 재창조를 통해 다양한 방식으로 재가공할 수도 있다. 

업계 관계자는 "네이버와 카카오는 메신저와 포털이라는 막강한 접근성을 바탕으로 생태계를 키우고 있다"며 "현재 운영되고 있는 OTT인 웨이브와 시즌보다 더 큰 영향력을 가져갈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kuh@kukinews.com
구현화 기자
kuh@kukinews.com
구현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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