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 배성은 기자 = HDC현대산업개발(현산)의 아시아나항공 인수전이 결국 노딜(인수 무산)로 결정된 가운데 2500억원대의 계약금 반환 여부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한화의 대우조선해양 인수 무산 사례를 비롯해 과거 '노딜' 사례가 새롭게 조명되고 있다.
채권단인 산업은행은 지난 11일 온라인 기자간담회를 열고 아시아나항공 매각이 불발됐다고 밝혔다.
산업은행 최대현 부행장은 "아시아나항공 인수·합병(M&A) 관련 금호산업 측에서 현산 측에 계약 해제가 통보된 것에 대해 매각 과정을 함께 했던 채권단으로서 유감스럽고 안타깝다"며 매각 불발을 공식화했다.
이를 두고 현산 측도 법적 검토를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현산은 같은 날 공시를 통해 "아시아나 항공 및 금호산업의 주장과 달리 이번 계약의 거래종결이 이루어지지 않은 것은 매도인 측의 선행조건 미충족에 따른 것"이라며 "당사는 법적인 검토 이후 관련 대응을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현산의 아시아나항공 인수전이 결국 노딜(인수 무산)로 결정됨에 따라 2500억원 규모의 계약금 반환을 두고 양사간의 소송전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이를 두고 가장 많이 거론되는 사례는 한화의 대우조선해양 인수 무산 건이다.
2000년 출자 전환을 거쳐 대우조선해양의 대주주가 된 산업은행은 경영이 정상화된 대우조선의 주가가 6만5000원까지 오르자 2008년 공개경쟁입찰로 매각을 시도했다.
한화는 6조3000억원을 제시해 우선협상대상자로 최종 선정됐다. 한화는 이행보증금 3150억원을 우선 지급했지만 글로벌 금융위기가 터지면서 본계약 체결 연기, 분할납부 등을 요구했고, 결국 기한 내에 매각대금을 내지 못해 2009년 매각 절차가 중단됐다.
산업은행은 기한 내에 최종계약을 하지 못하면 이행보증금을 갖는다는 내용의 양해각서에 따라 한화에 보증금을 돌려주지 않았다.
대우건설도 2018년 호반건설이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지 불과 9일 만에 인수를 포기했다. 당시에는 산업은행과 호반건설이 MOU나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하지 않은 상태였다.
호반건설이 포기한 이유는 대우건설 해외 사업장의 돌발 부실이 발견됐기 때문이었다.
동국제강의 쌍용건설 인수도 '노딜'로 마무리됐다.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는 2008년 8월 동국제강을 쌍용건설 인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했고, 동국제강은 231억원의 이행보증금을 납입했다.
이후 건설 경기가 침체에 빠지고 쌍용건설의 주가가 하락하면서 동국제강은 인수가격 조정과 인수시기 1년 유예를 요청했다. 하지만 캠코는 이를 거부하고 동국제강에 주식매매 양해각서(MOU) 해지를 통보했다.
최근에는 제주항공이 선결 조건이 충족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이스타항공에 계약 해지를 통보한 사례가 있다.
코로나 직격탄으로 유동성 위기가 커진 가운데 양측은 셧다운과 임금 체불 등에 대한 책임 공방을 벌이다가 결국 제주항공이 "불확실성이 너무 크다"며 인수 포기를 선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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