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는 23일(한국시간) 연례 주주총회 겸 '테슬라 배터리데이' 행사에서 배터리를 지금의 절반 가격으로 생산하고, 이를 통해 누구나 살 수 있는 저렴한 차를 만들겠다고 선언했다. 현재 5000만원~7000만원 수준인 모델3 가격을 3년내에 절반 수준으로 낮추겠다는 것이다.
머스크는 "배터리 공정혁신으로 배터리 가격을 지금보다 56%까지 낮출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배터리 셀을 자동차의 섀시(차체)와 통합시킬 수 있는 새로운 기술을 통해 원가를 다시 한번 떨어뜨리겠다"고 했다.
미국 캘리포니아주 프레몬트의 테슬라 공장에서 열린 이날 행사는 한국 시간으로 오전 5시30분부터 시작했다. 주주들은 공장 주차장에 차를 세워두고 차 안에 앉아 행사에 참여했다. 이른바 '드라이브 인' 주주총회다. 이 행사는 온라인으로 전세계에 생중계돼 30여만명이 시청했다.
하지만 시장이 기대했던 '100만마일 배터리' '전고체 배터리' 등 혁신적인 기술은 발표되지 않았다.
유진투자증권 황성현 연구원은 "이날 발표된 내용은 이미 언론을 통해 공개됐던 내용들이고 신기술에 대한 언급은 없었다"며 "2030년까지 테슬라의 장기 비전을 확인할 수 있었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었으나, 단기적으로는 국내 업체들에 불확실성으로 작용하던 이벤트가 소멸됐다"고 봤다.
다만 전기차 시장 전반에는 혁신을 촉진하는 자극이 될 것으로 보인다. 머스크는 이같은 혁신을 향후 3~4년 내에 실현할 경우 국내 업체들도 연구개발에 더욱 속도를 낼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권순우 SK증권 연구원은 "완성차 입장에서는 조금 더 빨리 시장으로 나아가야겠구나 하는 위기나 경각심을 느끼고 있을 것"이라며 "테슬라와 비교되는 만큼 구체적인 로드맵을 내놓고 출시 일정을 앞당기려는 노력을 계속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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