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 배성은 기자 = 현대자동차 노조가 임금 동결을 골자로 한 올해 임금협상 잠정합의안 조합원 찬반투표를 시작했다. 가결될 경우 11년 만에 임금 동결 및 2년 연속 무분규 타결이다. 매년 되풀이 되는 파업은 자동차업계의 큰 걸림돌로 작용해왔다. 올해 코로나19로 인해 상황이 악화된 만큼 이번 무분규 타결이 타 자동차업계 임금 협상에도 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인다.
현대차 노사 올해 임금협상 잠정합의안에 대한 조합원 찬반투표가 25일 시작됐다.
현대차 노동조합은 이날 오전 6시부터 울산공장을 비롯한 전주·아산공장, 남양연구소 등에서 전체 조합원(5만여 명)을 대상으로 투표에 돌입했다.
현대차 노조 조합원이 임금 동결에 찬성할 경우 1998년 외환위기, 2009년 세계 금융위기 이후 3번째다. 1998년에는 구조조정 영향으로 조합원 투표 없이 동결이 결정됐고 2009년에는 투표를 통해 가결됐다. 이날 개표 결과는 자정 전후로 나올 예정이다.
노사는 앞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위기와 자동차 산업 패러다임 변화 등에 공감해 임금 동결과 성과급 지급, 고용 안정 노력 등을 담은 잠정합의안을 마련했다.
구체적으론 기본급 동결, 성과급 150%, 코로나 위기 극복 격려금 120만원, 우리사주(주식) 10주,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한 전통시장 상품권 20만원 지급 등이다.
현대차 노조는 잠정합의안 투표를 앞두고 부정적 여론 차단에 집중하는 모습이다. 지난 24일 노조는 내부 소식지를 통해 “잠정합의안 찬반 투표를 앞두고 집행부에 대한 현장 조직들의 거짓 선전이 도를 넘고 있다”며 “호봉승급분 표현 방식을 두고 과거 집행부는 기본급 인상으로 표기했으면서도 이번 합의안을 두고는 동결이라고 한다”고 밝혔다. 즉 코로나19란 최악의 상황을 노사가 공감하면서 이같은 결론에 이른 것으로 보인다.
현대차 노조의 이 같은 움직임에도 한국GMㆍ르노삼성차 등 임금교섭을 끝내지 못한 국내 완성차 업체 노조들은 여전히 강경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한국GM 노조는 7월22일부터 전날까지 회사 측과 16차례 교섭을 진행했지만 여전히 사측과 이견을 좁히지 못하고 있다. 르노삼성 부산공장이 오는 25일부터 다음달 18일까지 조업을 중단하기로 확정했다. 르노삼성자동차 노조는 파업권 확보를 위해 24일 쟁의조정 신청 여부를 논의한다.
업계 관계자는 “외국인투자기업은 해외 공장 간 생산물량 확보를 위한 경쟁을 벌여야 하기 때문에 노사갈등이 벌어지면 결국 버티기 힘들게 된다”며 “현대차 노사가 코로나19 위기를 감안해 합의한 것처럼 대승적 차원으로 노사가 임단협에 임하길 희망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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