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 이영수 기자 = 북한의 우리 공무원 피살사건과 관련해 해양경찰이 실종당일 이씨의 북한표류 가능성을 예측하고도 실종초기 해군과의 수색구역에 포함시키지 않았던 것으로 드러났다.
이는 지난 29일 해경이 이씨의 표류예측 분석결과 단순표류일 경우 남서쪽으로 표류하기 때문에 이씨가 의도적으로 월북한 것이라고 밝힌 것과 정면 배치돼 논란이 예상된다.
국회 국방위 소속 이채익 국민의힘 의원이 해양경찰청으로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해경은 표류예측시스템을 통해 이씨 실종시점을 21일 오전 8시~9시로 특정할 경우, 22일 오후 2시에 이씨가 NLL에서 불과 5~6㎞ 떨어진 북서쪽에 표류한다는 예측 결과를 얻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이씨가 단순표류로 북쪽으로 흘러갔을 가능성이 있었음에도 해경은 이와 같은 사실은 숨긴 채 지난 29일 브리핑 당시 북으로의 단순표류 가능성을 부정한 것이다.
해경은 그동안 이씨의 실종시점이 특정되지 않아 21일 2시부터 11시까지 시간대별로 표류예측시스템을 통해 분석한 이씨의 표류예측 경로를 바탕으로 해군과 수색 구역 및 수색 계획을 수립해 왔다.
실종 당일 해경의 표류예측 결과 이씨가 소연평도 남서쪽이 아닌 소연평도의 북서쪽으로 표류한다는 예측 결과가 나왔지만 해경과 해군은 9월 21일과 22일 양일간 수색 범위에서 소연평도 북서쪽을 제외하고 소연평도 남쪽만 수색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대해 해경은 “시간대별 표류예측 결과, 소연평도 남측에 집중된 탓에 소연평도 북서쪽은 수색구역에서 제외했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표류예측 결과 22일 오후 2시경 NLL인근 5~6㎞ 떨어진 지점은 이씨가 사망한 지점과 불과 10여㎞ 거리인데다 이씨가 북한 수산사업소 선박에 발견된 시점인 오후 3시30분과 크게 차이나지 않는다.
해경과 해군이 실종 당일인 21일과 다음 날인 22일에 해당 표류예측 지점을 수색구역에 포함했다면 이씨가 북측으로 넘어가기 전에 발견했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그럼에도 해경과 해군은 이씨가 사망한 다음날인 23일에야 수색구역을 북서쪽으로 확대해 수색하기 시작했다.
특히 해경이 24일에 분석한 표류예측 결과에서는 대부분 시간대에서 이씨가 북서쪽으로 표류하는 것으로 나타났고 일부 시간대에는 등산곶 연안에 도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다 해경은 추석 연휴 직전인 29일 브리핑을 통해 “4개 기관의 표류 예측 분석 결과, 이씨의 단순 표류를 가정할 경우, 실제 발견 위치와 상당한 거리(33.3km)가 있었다”며 “인위적인 노력 없이 발견 위치까지 표류하는 것은 한계가 있다는 것을 확인했다”고 발표했다.
한편, 해경은 연평도 인근이 군사구역임에 따라 수색계획 수립 당시 해군2함대 지휘통제실과 사전협의를 거쳤는데 이씨의 북 피격사망 보도가 이뤄진 24일 오전까지 해군에서 별다른 이견이 없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이채익 의원은 “단순 표류일 가능성이 있는데도 추석 연휴 직전 악화한 여론 진화를 위해 월북임을 단정 짓는 발표를 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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