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5년간 조달청 퇴직자 15명, 업무 유관기업에 재취업

최근 5년간 조달청 퇴직자 15명, 업무 유관기업에 재취업

전자조달지원센터 지정 후 지방청장이 센터장으로 재취업한 사례도

기사승인 2020-10-14 11:52:02

[쿠키뉴스] 이영수 기자 =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정의당 장혜영 의원이 14일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공직자윤리법상 취업심사대상에 해당하는 조달청 퇴직자 19명 중 15명이 사실상 조달청 업무와 관련이 있는 기관에 재취업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 기관은 조달청과 지속적으로 계약을 체결하고 있거나,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기관이나 협회로, 대형로펌도 포함되어 있다. 이에 대해 

장혜영 의원은 “취업심사를 받았다고는 하나 조달청과의 지속적인 계약이 있는 사실상 유관 기관으로의 재취업이다”라며 “조달 행정의 공정성을 해칠 우려가 있는 만큼, 퇴직자가 계약에 영향력을 행사하지 못하도록 하는 제도적 대안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장혜영 의원이 조달청으로부터 받은 ‘퇴직자 재취업 현황'에 따르면, 최근 5년간 취업심사대상자에 해당하는 퇴직자 19명 중, 15명이 사실상 업무 유관기관에 재취업했다. 취업심사에도 불구하고 공공연히 유관기관에 재취업 하고 있는 셈이다. 그중에는 조달청이 대전대학교 산학협력단을 ‘전자조달지원센터'로 지정한 뒤, 전 대전지방조달청장이 센터장으로 재취업하는 사례도 나타났다. 해당 기관은 전자조달지원센터로 지정 뒤 3년동안 체결된 수의계약 규모만 116억 이상이다. 한편, 같은 기관에 취업심사를 받았던 전 서울지방조달청장의 경우에는 '영향력을 행사할 가능성' 등을 이유로 재취업이 불승인 된 바 있다. 취업심사의 일관성을 의심케 하는 대목이다.

또한 조달청과 지속적으로 위탁용역 등 수의계약을 맺고 있는 협회에 재취업한 퇴직자들도 다수 확인됐다. (사)정부조달우수제품협회에는 8명의 조달청 퇴직자가, (사)정부조달마스협회는 5명의 퇴직자가 근무하고 있었는데 (사)정부조달우수제품협회는 매년 2500만원 이상의 연구용역을 수의계약으로 체결하는 것 외에도, ‘조달사업에 관한 법률’에 의해 조달청 우수조달물품 지정에 관여하고 있었으며, 정부조달마스협회는 조달청의 핵심업무인 다수공급자계약 업무위탁 사업을 포함해 매년 5억원 이상의 수의계약을 체결중에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한편, (재)한국조달연구원과 같이 취업제한기관에서 제외된 비영리 법인에도 퇴직자들이 다수 포진 중인 것으로 드러났다. 우선, (재)한국조달연구원의 연구원장이 조달청 출신으로, 최근 5년간 해당 연구원이 조달청으로부터 수주 받은 연구용역은 건수를 기준으로 전체 조달청 연구용역의 60%(46건 중 28건)를 차지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금액으로는 13억원에 달한다. 뿐만 아니라, 조달청의 물품목록화 외주용역을 포함해 3년 이상 장기수의계약도 9건에 달한다. 이를 통해 연구원은 매년 7억원 가량의 수입을 올리고 있었다.

장혜영 의원은 “그간 조달청 재취업 관행은 각종 감사를 통해 수차례 지적됐음에도 전혀 개선되지 않고 있다”라고 지적하며, “이는 민관협력이나 상생으로 볼 문제가 아니라, 조달의 공정성을 해치는 행위임을 인식해야 한다”라고 주장했다. 

또한 “조달청이 공직자윤리위원회 심사만 거친다고 유착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다”라며 “업무 위탁 기관에 대해서는 감사 의무가 있는 만큼, 정기 감사를 제도화하는 등의 대안을 마련해 공정성을 확보해야 한다”라고 촉구했다. 
juny@kukinews.com
이영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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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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