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가질 때까지 침묵하는 '간'...문신·피어싱도 위험

망가질 때까지 침묵하는 '간'...문신·피어싱도 위험

국내 암사망률 2위 간암...지난해 1만여명 사망

기사승인 2020-10-20 09:25:01
▲픽사베이

[쿠키뉴스] 전미옥 기자 =간암의 주요 원인으로 B·C형 바이러스성 간염이 지목되고 있는 가운데 문신이나 피어싱은 물론 여럿이 손톱깍이, 면도기를 돌려쓰는 것도 위험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10월 20일 세계 간의 날을 맞아 간질환 위험요소와 예방법을 짚어봤다. 

◇국내 암사망률 2위 간암...지난해 1만여명 사망

간암은 국내에서 4번째로 많이 발생하는 암이다. 하지만 사망률은 폐암 다음으로 국내 암 사망률 2위에 달한다. 19일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국내 간암 환자는 2015년 6만6995명에서 지난해(2019년) 7만6487명으로 4년간 14.2% 증가한 것으로 확인됐다. 간질환에 의한 질병 부담은 매우 큰 편으로, 지난해에만 간암으로 1만586명, 간질환으로 6496명이 사망한 바 있다. 특히 간암은 여전히 40대와 50대 암사망 1위를 차지하고 있다. 

의료계에서는 간암의 국내 발병률이 높은 이유로 B·C형 바이러스성 간염을 꼽는다. 국내 간경변증, 간암 환자의 약 85% 이상이 만성 바이러스 간염과 연관되어 있다는 것이다. 특히 B형간염은 40세 이상 성인의 약 3% 이상에서 발견되며 간암 원인의 70~75%를 차지한다. 

C형 간염의 경우 유병률이 1%미만이지만, 심하게 악화될 때까지 별다른 증상을 보이지 않는 간의 특성 때문에 미리 발견해 찾아내기가 쉽지 않고, 음주에 관대한 사회 통념상 많은 양의 술을 마시는 문화 때문에 알코올성 간경변증도 적지 않다. 

남순우 가톨릭대학교 인천성모병원 소화기내과 교수는 “A형 간염은 그 자체만으로 간암의 직접적인 원인으로 보기 힘들다. 보통 급성으로 발병해서 대부분 호전되고 만성으로 진행하지 않기 때문이다”며 “그러나 기존에 B형이나 C형 간염 바이러스를 가지고 있거나 알코올성 간경변 환자는 간 손상을 악화시킬 수 있는 원인이 될 수 있는 만큼 주의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감염이 오래 지속되면 정상 간세포들이 파괴돼 간이 굳어지는 간경변증으로 악화한다. 일단 간경변증으로 진행되면 간암 발생 위험이 크게 높아진다. 간암 환자의 80%에서 간경변증이 선행하고 간경변증을 앓는 경우 간암 발생률은 1000배 이상 증가한다. 따라서 일반적인 간염 보유자나 경증의 만성간염 환자에 비해 더 자주 진료를 받고 검사도 주기적으로 실시해 초기에 간암 발생을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

다만 초기 간암은 증상이 거의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크기가 커지고 임파선이나 혈관 등을 침범하고 나서야 복부 통증이나 불쾌감, 심한 피로감과 쇠약감, 간 기능 악화, 황달과 복수 등의 증세를 보인다. 이처럼 간은 바이러스, 술, 지방, 약물 등의 공격을 받아 70~80%가 파괴돼도 위험 신호를 보내지 않는 특성 탓에 '침묵의 장기'로 일컫는다. B형 간염 환자와 술 소비량이 많은 우리나라 사람들이 간 건강에 각별히 신경 써야 하는 이유다. 

◇B·C형 간염은 예방이 최선...문신이나 피어싱도 주의 

간암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간경변증의 원인이 되는 B형 간염과 C형 간염의 예방이 중요하다. 알코올성 간경변증의 경우 과도한 음주를 자제하는 것이 최선이다. 

B형 간염은 백신 접종을 통해 예방이 가능하다. 현재 B형 간염 예방접종은 모든 영유아에서 필수로 시행되고 있으나 B형 간염 바이러스 항원과 항체가 없는 성인은 예방 접종을 받아야 한다.

C형 간염은 예방백신이 없지만 완치가 가능한 치료제가 나와있어 조기 진단만 되면 치료할 수 있다. 관련해 정부는 올해 10월 말까지 만 56세(64년생) 일반건강검진 대상자 중 미수검자를 대상으로 C형 간염 조기 발견 시범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검사비 전액은 질병관리본부가 부담하며, 사업결과에 따라 국가건강검진 항목 내 추가여부를 검토한다. 

바이러스성 간염은 공통적으로 환자의 혈액이나 분비물 접촉을 통해 감염된다. 이를테면 주사침 찔림 등으로 바이러스성 간염 환자의 혈액에 노출될 수 있기 때문에 주사침은 1회 이상 사용해서는 안된다. 부적절한 성접촉이나 문신, 피어싱, 네일케어 등 비위생적인 미용시술에서도 주의가 필요하다.여럿이 손톱깎이나 면도기, 칫솔을 돌려쓰는 것도 금물이다.

간염이나 간경변에 진단됐다면 주기적이고 지속적인 추적 관리가 중요하다. 간암 또한 크기가 작고 혈관 침범 등이 없는 초기 단계에는 간 일부를 절제하는 수술로  치료가 가능하지만, 상태가 악화된 이후에는 간이식을 통해 간을 교체해주어야 한다.  

남 교수는 “간암 원인의 대부분은 심한 만성간염이나 간경변증이다. 이 질환 환자들은 주기적으로 전문의를 찾아 본인 상태에 대한 정확한 진단을 받는 것이 필수다”며 “간염이나 간경변증이 있는 위험군 환자는 6개월 간격으로 종양지표 검사와 초음파 검사를 통해 간암을 조기에, 초기 치료가 가능한 상태에서 발견할 수 있도록 꾸준히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romeok@kukinews.com
전미옥 기자
romeok@kukinews.com
전미옥 기자
이 기사 어떻게 생각하세요
  • 추천해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추천기사
많이 본 기사
오피니언
실시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