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시장 공략 나서는 韓 게임…새로운 대안될까

日 시장 공략 나서는 韓 게임…새로운 대안될까

기사승인 2020-10-21 06:34:17
▲'로스트아크'와 '검은사막'이 일본 PC온라인 게임 1·2위를 기록했다. 사진= 일본 게임 전문 사이트 '온라인 게이머' 화면 캡처


[쿠키뉴스] 강한결 기자 = 국내 게임업계가 최근 새로운 시장인 일본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넥슨, 스마일게이트, 펄어비스 등 주요 게임사들이 가시적인 성과를 얻어내면서 업계에서도 일본 정식서비스를 적극적으로 고려하는 움직임이 포착된다.

일본은 미국, 중국과 더불어 전세계 최대 게임 시장 중 하나로 손꼽힌다. 이와 동시에 유독 외산 게임이 힘을 쓰지 못하는 곳이기도 하다. 자국 게임사의 영향력이 크고, 콘솔 선호도가 매우 높기에 배타성이 강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한국게임이 일본시장에서 상위권을 유지하는 것에 대해 긍정적인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20일 게임업계에 따르면 넥슨과 스마일게이트 등이 잇따라 간판 게임을 일본에 출시하고 있다. 이날 일본 게임 전문 사이트의 '온라인 게이머' 인기 순위를 보면 '로스트아크'와 '검은사막'이 각각 1·2위를 차지했다. 이외에도 '라그나로크 온라인(6위)', '메이플스토리(8위)', '마비노기(9위)'도 10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스마일게이트의 로스트아크는 일본 공개 서비스에 돌입한지 약 2주 만에 '온라인 게이머'에서 온라인 게임 인기 1위, '포게이머'에서 주목 타이틀 1위에 올랐다. 지난달 23일 출시 당일에는 일본 트위터 전체 트렌드 순위 5위에 오르며 많은 관심을 모으기도 했다.



스마일게이트는 일본에서 유명 애니메이션으로 이름을 알린 성우를 대거 채용해 게임 음성을 현지화했다. 예를 들어 게임 내 중요 인물인 ‘아만’을 일본 애니메이션 ‘진격의 거인’에서 ‘에렌 예거’ 역을 맡았던 성우 ‘카지 유우키’가 연기하는 식이다. 캐릭터의 기합 소리 등 세밀한 부분까지도 현지화하는 방식으로 완성도를 더 높였다.

펄어비스의 검은사막은 일본 출시 5주년을 맞이했다. 올해는 지난 4월 직접 서비스로 전환해 첫 주말 최고 동시 접속자 수가 일본 론칭 이래 최고 기록을 경신하기도 했다. 직접 서비스를 기념해 선보인 '검은사막 X Glay' 콜라보 영상은 1000만뷰를 넘겼다.

스마일게이트 관계자는 이에 대해 "현재 일본에서는 PC온라인 게임, MMORPG가 약세였다"며 "하지만 분명히 유저들의 니즈가 있었기에 검은사막과 로스크아크가 성공할 수 있었다고 본다"고 설명했다. 이어 "일본 시장에 맞춘 현지화 작업이 꼼꼼히 진행된 것도 긍정적 영향을 미친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현지 시장을 꿰뚫고 있는 일본 최고의 온라인 게임 퍼블리셔 중 한곳인 '게임온'과의 협업이 주요했다고 강조했다. 이를 통해 일본 유저들을 위한 현지화 노력에 성공했다 것이다. 네오위즈의 자회사인 게임온은 검은사막을 일본시장에 성공적으로 안착시킨 경험이 있다.

펄어비스와 스마일게이트가 PC온라인 분야를 노리고 있다면, 넥슨은 모바일 시장을 공략중이다. 이미 7개 게임을 일본에서 서비스를 하고 있는 넥슨은 모바일 MMORPG 'V4'와 모바일 축구게임 '피파 모바일'로 또다시 문을 두드린다.

넥슨은 지난달 24일 일본시장에서 V4 정식 서비스에 돌입했는데, 현지 버전은 MMORPG 이용자의 플레이 경험, 캐릭터 성장 체감 등에 중점을 두고 현지화 작업을 했다. 이용자 간 전투(PvP) 등 경쟁 콘텐츠를 즐기지 않는 일본 이용자 성향과 MMORPG 코어 타깃층이 약한 점을 고려해 난이도 밸런스 조정에도 공을 들였다고 넥슨은 전했다.

지난달 24일 일본에서 정식서비스를 시작한 'V4'. 사진=넥슨 제공


출시 전 사전예약 이벤트에 약 50만명이 넘는 참가자가 몰렸고, 사전 다운로드 시작 후 하루 만에 애플 앱스토어 인기 순위 1위에 오르며 관심을 모았다. 매출도 최대 16위까지 오르기도 했다.

피파 모바일의 경우 지난 12일 일본에서 출시됐다. 서비스 직후 일본 애플 앱스토어에서 무료 게임 1위까지 올랐고 20일 현재 8위를 유지하고 있다. 매출도 최대 30위까지 기록했다. 구글플레이에서도 무료 게임 4위까지 올랐고, 이날 현재 12위를 기록중이다.

넥슨은 일본에서 축구가 전 연령대에 걸친 인기 스포츠라는 점에서 흥행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 박찬 넥슨 일본법인 사업본부장은 “넥슨은 수년간 피파 타이틀을 성공적으로 운영한 역사를 가지고 있다”며 “피파 모바일을 위한 광범위한 라이브 서비스 계획으로 일본에서도 이런 전통과 최고의 운영을 계속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2018년 게임산업의 지역별 수출액 현황을 보면, 중화권으로 29억 8,53만 달러를 수출해 전체 수출액의 46.5%를 차지했다. 다음으로 북미에 10억2054만 달러(15.9%), 일본에 9억799만달러(14.2%), 동남아에 6억 6155만 달러(10.3%)를 수출한 것으로 조사됐다.

판호규제로 인해 중국 진출길이 막혀버린 상황에서 일본시장의 중요성이 커진 이유다. 한 업계 관계자는 " 중국 시장 재진출이 사실상 어려울 것으로 보여지고 있는 상황에서 일본 시장에 대한 관심은 더욱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학계에서도 비슷한 목소리를 냈다. 위정현 한국게임학회장은 "일본에서 PC온라인 게임 분야는 모바일과 콘솔에 비해서 니치마켓(niche market)"이라며 "최근 3~4년전과 비교해보면 오히려 한국게임의 일본시장 점유율이 감소한 셈"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다만 로스트아크, 검은사막이 여전히 일본시장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것을 보면 여전히 경쟁력은 존재한다"며 "이러한 부분은 꾸준히 유지해야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위 학회장은 국내게임사가 일본 진출을 위해서는 세심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최근 대부분의 게임사의 경우 '글로벌 원빌드(전 세계 시장서 동일한 서비스를 하는 것)' 전략을 사용하고 있는데, 일본 진출 시에는 섬세한 시장조사를 통한 현지화, 즉 '커스터마이즈' 전략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sh04khk@kukinews.com
강한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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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한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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