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 전미옥 기자 =대한의사협회가 보건복지부와 의약단체의 논의하는 '보건의료발전협의체'에 대한 참석 거부 의사를 밝힌 가운데 향후 협의체에서 어떤 논의가 이뤄질지 관심이 모인다.
11일 보건복지부는 서울 중구 플라자호텔에서 대한의사협회를 제외한 5개 의약단체와 함께 '보건의료발전협의체' 1차 회의를 개최했다. 보건의료발전협의체는 올해 초 코로나19 감염병 위기 상황에 대한 대응 논의를 위해 구성된 '코로나19 대응 보건의약단체협의체'가 개편된 것으로 코로나19 중심 협의체였다. 그런데 복지부가 협의체 명칭을 '보건의료발전협의체'로 전환하고 논의주제를 넓히자 대한의사협회는 유감을 표명하며 참석을 거부했다.대한의사협회는보건의료발전협의체가 정부의 정치적 목적에서 구성됐다는 입장이다. 최대집 의사협회장은 이날 협의체 회의장 앞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복지부의 일방적인 보건의료발전협의체 구성에 깊은 유감의 뜻을 밝힌다"며 '참석 거부' 입장을 공식화했다. 최 회장의 기자회견이 협의체 회의장 앞에서 열리는 바람에 참석자들의 동선이 꼬이는 등 차질을 빚기도 했다.
최 회장은 "지역 간 의료격차 등 보건의료 체제의 문제점에 대해서는 이미 지난 9월 4일 의정합의에서 의료계와 정부가 논의하기로 한 것인데도 타 의약단체를 포함하는 별도의 협의체를 또 구성하는 건 납득하기 어렵다"며 "협의체 구성 계획을 사전에 세우고 각 참여 단체의 승인을 받는 것이 그간 복지부의 관행이었다"며 "이번에는 당사자인 의약단체들과 사전협의도 없었다"고 꼬집었다.
또 "의사협회와의 일대일 논의구조를 회피하고 정부가 가진 권한과 영향력을 통해 각 단체를 움직이고 있다"며 "일방적으로 무시하고 회피하는 구조를 만들어 정해놓은 방향으로 결론을 몰아가고 있다"고 주장했다.
김대하 대한의사협회 대변인은 "6개 의약단체의 공동 주제가 있다면 사전에 논의해서 별개의 협의체를 만들어야 한다. 이렇게 간판만 바꿔서 논의하자는 것은 비상식적이다. 의정합의에서 의협과 정부가 1대1로 논의하자고 약속한 것에 타의약단체를 끌어들였다"며 "첩약급여화의 경우 의정합의에서 다른 전문가 단체와 논의하기로 했지만 열리지도 않았고, 다른 협의체에 대해서는 전혀 논의가 없었다"고 부연했다.
의사협회의 의견 표명 이후 약 1시간 반 동안 진행된 이날 협의체 회의에는 대한의사협회를 제외한 정영호 대한병원협회회장, 이상훈 대한치과의사협회장, 최혁용 대한한의사협회장, 김대업 대한약사회장, 신경림 대한간호협회장이 참석했다. 개편 이후 첫 회의인만큼 협의체 운영 방향 및 계획에 대한 설명을 듣고, 논의안건에 대한 토론이 진행됐다.
복지부는 보건의료발전협의체 구성에 대해 코로나19 대응을 포함해 보건의료체계 발전을 위해 수시로 제기되는 다양한 보건의료 현안과 직역 간 조정이 필요한 사항을 논의하기 위해 마련했다는 입장이다.
항후 보건의료발전 협의체에서는 ▲코로나19 장기화 대응 등을 위한 협력사항 ▲보건의료체계 개선방향,▲국민 신뢰도와 의료 질 제고 ▲의약인 진료환경 개선 등을 위한 제도개선 사항 ▲보건의료발전을 위해 논의가 필요하다고 정하는 사항 등을 논의할 예정이다. 또한 세부 의제는 각 단체의 의견을 수렴해 매주 또는 격주로 개최할 실무회의에서 결정한다.
또한 협의체를 일방적으로 개편했다는 의사협회의 주장에 대해 사전 설명을 거쳤다고 반박했다. 복지부는 이날 오후 보도설명자료를 통해 "의사협회는 10월 27일 협의체 구성을 논의하는 사전 실무협의에 참여해 이견을 제시하지 않았다"며 "보건의료발전협의체 취지를 묻는 의사협회에 공문을 11월 3일 발송해 보건의료발전협의체 취지를 설명·안내한 바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복지부는 오늘 보건의료발전협의체에 의사협회에서 참석하지 않은 점에 대해 아쉬움을 밝혔으며, 앞으로 의사협회도 참여하여, 함께 보건의료 현안을 논의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며 "아울러 9.4 의·정 합의를 이행하기 위한 보건복지부와 의사협회 간 의정협의체는 별도 운영할 예정이다. 의사협회가 참여한다면 당장 내일이라도 의·정협의체를 개최할 수 있다"고 밝혔다.
romeok@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