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 신민경 기자 =대규모 물류센터 건립에 수백억 투자를 선언한 기업이 있다. 현대백화점그룹 계열 패션기업 한섬과 생활뷰티기업 애경산업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위기 공포가 아직 한반도를 휩싸고 있는 가운데, 두 회사는 공격적인 물류 투자에 나섰다. 일각에서는 물류 가능성이 곧 유통기업의 경쟁력이 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25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최근 유통기업의 대규모 물류 투자가 이어졌다. 한섬은 경기 이천에 500억원을 투자, 1만4518㎡(연면적) 온라인 전용 물류센터를 설립할 예정이라고 지난 22일 밝혔다. 일명 ‘스마트온 센터’다.
오는 2022년 상반기 완공 예정인 스마트온 센터는 더한섬닷컴・H패션몰 등 한섬이 운영하는 온라인몰에서 주문된 물량의 물류를 전담할 예정이다. 현재 한섬 물류는 이천 통합물류센터에서 통합 처리되고 있는데, 스마트온(Smart-On) 센터가 가동되면 이천 통합물류센터는 한섬의 오프라인 물량만 전담하게 된다.
회사 측은 스마트온(Smart-On) 센터가 본격 가동에 들어갈 경우 연간 처리 물동량이 1100만건으로, 기존 이천 통합물류센터(2000만건)와 합쳐 온・오프라인 전체 연간 처리 물동량이 3100만건에 달할 것으로 예상한다. 물류 처리 시간도 기존 이천 통합물류센터와 비교해 하루 평균 4시간 정도가 단축될 전망이다.
애경도 물류배송 시스템 강화를 위해 새롭게 증축한 ‘용인물류센터’(6652㎡) 준공식을 진행했다고 지난 18일 밝혔다. 용인물류센터는 자동화 및 상온 창고로 건축 설계돼 보관 용량(Capacity)을 높였다. 고객 주문 및 니즈에 신속히 대응할 수 있는 시스템도 구축했다. 용인물류센터는 수도권 배송 전담 물류서비스센터로 운영되며 신속한 배송과 물류 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다.
코로나19 위기 속에서도 물류를 강화하는 이유는 폭증한 온라인 쇼핑 때문이다. 지난 10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코로나19 영향으로 온라인 쇼핑 거래량이 크게 증가했다.
또 지난 4일 통계청은 9월 온라인쇼핑 총 거래액이 14조7208억원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이는 관련 통계 작성을 시작한 2001년 이후 가장 큰 것으로 확인됐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30.7% 늘어난 규모로 역대 최고 증가율을 보였던 2018년 10월(30.7%)과 같다.
온라인 쇼핑 증가에 한섬은 이커머스 시장 중요성에 공감했다. 업계 관계자는 “이번 물류센터 건립은 온라인 사업 확대를 위한 온라인 전용 시설”이라며 “최적화된 온라인 물류 시스템을 바탕으로 e-커머스 경쟁력 강화에 적극적으로 나설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전문가는 유통기업의 안정화한 물류 시스템이 곧 업계에서 살아남는 경쟁력이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조철휘 한국유통포럼 회장은 “지난 2015년부터 성장하고 있던 물류시장이 최근 코로나19로 언택트 소비 성향이 짙어지면서 호황기를 맞이했다”며 “쏟아지는 물류량에 적재 가능한 물류센터를 먼저 확보하는 것이 유통기업의 숙제가 됐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어 조 회장은 “앞서 택배기업들의 배송난 사례로 봤듯이 유통기업들에는 안정적인 물류구조를 확보하는 것이 온라인 쇼핑이 강화하는 요즘 같은 추세에 가장 중요해진 상황”이라며 “유통기업과 물류기업의 합병이나 물류기업 인수 등도 활발해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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