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일의 기침, 백일해의 위협①] 사라진 줄 알았던 호흡기 감염병, 백일해 주의보

[100일의 기침, 백일해의 위협①] 사라진 줄 알았던 호흡기 감염병, 백일해 주의보

심한 기침, 강한 전염력이 특징으로 코로나19, 독감과 초기 증상 유사
최근 지속적으로 반복 유행, 질병청‧대한감염학회 성인에서의 Tdap 예방접종 권고

기사승인 2020-12-07 07:08:02
[쿠키뉴스] 이영수 기자 = 2020년 호흡기 감염병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는 우리의 삶을 송두리째 바꿔버렸다. 코로나19로 인해 그 어느 때보다 감염질환에 대한 경각심이 높아진 요즘, 우리에게 아직은 낯설게 느껴지는 호흡기 감염질환이 있다. 바로 ‘백일해’다. 

초기 증상이 감기와 비슷해 진단이 쉽지 않지만, ‘100일 기침’으로 불릴 정도로 심한 기침을 동반하고 인플루엔자보다 전파력이 높아, 주의가 필요한 호흡기 감염질환, ‘백일해’에 대한 모든 것을 살펴봤다.
 
◇지속적으로 유행이 반복되고 있는 감염병 백일해, 고령층 기저질환자 주의해야

사라진 줄 알았던 호흡기 감염병 ‘백일해’가 다시 증가하고 있다. 질병관리청의 ‘감염병 감시연보’에 따르면, 지난 2010년 27명이었던 백일해 환자는 2019년 496명까지 증가했으며, 2~3년 간격으로 지속적인 돌발유행(cyclic outbreaks)이 반복되는 선진국형 유행 패턴을 보이고 있다. 이러한 백일해의 유행은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지속되고 있다.


백일해는 그람음성균인 보르데텔라 백일해균(Bordtella pertussis)에 의해 발생하는 호흡기 감염질환이다. 한번 걸리면 오랫동안 지속되는 심한 기침 증상 때문에 ‘100일의 기침’이라는 별칭으로 불리기도 하는데 초기 증상이 감기 등 여느 호흡기 질환과 비슷해 진단이 늦어지는 경우가 많다.

백일해에 감염되면 일반적으로 7~10일정도 잠복기를 거친다. 발병 후에는 기관의 점막이 부으면서 기침을 많이 하는 카타르기를 1~2주 정도 겪는데, 이 시기에 콧물, 재채기, 미열, 경미한 기침 등 감기와 비슷한 증상이 발생하고 전염성이 가장 높다. 발작기는 첫 1~2주 동안은 발작의 빈도가 점차 증가하고, 이후 2~3주간 지속된다. 기침발작 기간 동안 청색증, 구토가 발생하기도 하며, 경막하출혈 등이 생길 수 있고, 안면부종, 중이염 등의 합병증도 생길 수 있다.

특히 백일해는 영유아에서 감염 시 사망에 이를 수 있는 매우 치명적인 질환이며, 성인에서도 나이가 들수록 백일해의 위험성이 높아진다. 실제 지난 2019년에는 국내 백일해 환자 중 65세 이상 고령층의 비율이 약 11.79%(n=117)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부천 순천향대학교병원 감염내과 추은주 교수는 “최근 백일해가 지속적으로 유행하는 패턴이 나타나는데, 영유아 뿐만 아니라 고령층에서의 발병도 높게 나타나고 있다”며 “특히 고령층에서의 발병은 입원의 위험이 높고 만성폐쇄성폐질환(COPD)이나 천식, 당뇨 등 기저질환자의 경우 증상이 훨씬 심하게 나타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독감보다 감염력 높은 백일해, 나와 가족을 위해 예방접종은 필수

백일해를 주의해야 하는 또 다른 이유는 바로 높은 전염력 때문이다. 백일해는 비말을 통해 확산되는데, 백일해는 감염자 1명이 면역력이 없는 인구 내에서 전염시킬 수 있는 수를 의미하는 ‘R0(기초감염재생산수)’가 무려 12~17에 달한다. 이는 1명의 환자가 12~17명에게 백일해를 전염시킬 수 있다는 것으로, 독감(R0, 1.4~1.6) 보다 약 10배 높은 수치다. 이같이 높은 전염력을 바탕으로 백일해의 가족 내 2차 발병률은 80%에 달할 정도로 높다.

질병관리청은 국가예방접종(NIP)을 통해 영유아에서 백일해를 포함해 파상풍, 디프테리아를 예방할 수 있는 DTaP 백신을 지원하고 있으며, 지난 2018년에는 성인에서 Tdap 백신에 대한 권고 범위를 확대한 ‘성인 예방접종 안내서’를 발표했다. 기존 신생아가 있는 가족 내 성인에서 생후 12개월 미만 영아가 있는 가족의 부모, 형제, 조부모로 구체화했으며, 과거 접종력이 없는 임신부에 대한 Tdap 접종 권고도 강화했다. 더불어 Tdap 접종이 필요한 ‘12개월 미만 영아와 밀접한 접촉자’의 대상을 의료인과 가족을 포함해 영아 도우미, 산후조리업자 및 종사자까지 확대했다.

추 교수는 “코로나19, 인플루엔자에 비해 백일해는 인지도가 낮은 호흡기 감염병이지만, 강한 전염력, 가족간 감염 가능성 등을 고려할 때 각별한 주의와 예방이 필요한 질환”이라며 “가족 내 청소년이나 성인 백일해 환자가 발생할 경우 영유아나 고령자에서 추가 감염이 발생할 수 있는 만큼 고위험군이 있는 가정에서는 온 가족이 함께 예방접종을 하는 것을 권고한다”고 설명했다.

juny@kukinews.com
이영수 기자
juny@kukinews.com
이영수 기자
이 기사 어떻게 생각하세요
  • 추천해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추천기사
많이 본 기사
오피니언
실시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