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는 현 상황을 코로나19 사태 이후 최대 위기로 인식하면서도 막대한 사회·경제적 피해를 우려해 사회적 거리두기 최고 수준인 3단계 격상을 놓고 고심을 거듭하고 있다.
16일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에 따르면 전날 0시 기준 신규 확진자는 880명으로 직전일인 718명보다 162명 늘었다.
지난 13일 1030명까지 치솟으며 국내 코로나19 유행 이후 최다 신규 확진자를 기록한 이후 주말 검사건수 감소 등의 영향으로 700명대로 급감한 지 하루 만에 다시 증가세로 돌아섰다.
이날 오전 발표될 신규 확진자는 1000명 안팎에 달할 가능성이 높다.
방역당국과 서울시 등 각 지방자치단체가 전날 0시부터 오후 10시까지 중간 집계한 확진자는 총 915명이다. 오후 6시 기준 671명보다 244명 늘었다.
이번 달 들어 종교시설과 요양병원 등을 중심으로 집단감염이 빈발한 영향이 크다. 주요 사례를 보면 현재까지 서울 강서구 성석교회 관련 확진자만 총 168명이 나왔고 경기 부천시 효플러스요양병원 누적 확진자는 117명으로 집계됐다.
경기 남양주시 별내참사랑요양원과 주간보호센터에서도 13일 종사자 1명이 처음 확진된 뒤 접촉자 조사 과정에서 확진자 32명이 추가됐다. 울산 양지요양병원의 코로나19 확진자는 총 206명으로 늘었다. 부산에서는 요양병원 3곳에서 집단 감염이 발생해 확진자가 계속 나오고 있다.
이처럼 신규 확진자가 급증하면서 지난 9일부터 전날까지 일주일간 592명→671명→680명→689명→950명→1030명→718명→880명을 기록했다 하루 평균 802.6명의 신규 확진자가 발생한 것이다. 이 가운데 지역발생 확진자는 일평균 774.4명으로 거리두기 3단계 기준(전국 800~1000명 이상 또는 더블링 등 급격한 증가 시)에 근접했다.
현 추세가 꺾이지 않는다면 곧 3단계 범위에 들 것으로 보인다. 코로나19의 급격한 확산세를 꺾기 위해 수도권만이라도 3단계로 격상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는 가운데 정부는 격상 결정에 신중한 입장이다.
윤태호 중앙사고수습본부(중수본) 은 전날 백브리핑에서 "3단계를 통해 효과를 보려면 전 사회적인 응집력이 중요하다. 전체가 준비하고 결집해서 효과를 확실하게 나타내는 조치가 3단계고, 또 오래 할 수는 없기 때문에 사회적인 합의를 충분히 거칠 필요가 있는 것으로 판단한다"고 말했다.
손영래 중수본 전략기획반장 역시 "3단계 격상으로 인한 사회·경제적인 피해가 크고, 특히 소상공인의 피해가 크기 때문에 격상 기준을 넓게 잡은 것이고 그 필요성과 시기, 방법 등에 대해서는 사회적 동의를 구하는 절차를 거치게 돼 있다"면서 "현재 3단계 조정은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에서 논의하지 않고 내부적 검토만 하는 상태"라고 설명했다.
확진자가 급격히 늘어나면서 위중증 환자와 사망자도 늘어나고 있다.
지난 14일 코로나19로 인한 사망자는 하루 동안 13명(누적 600명)이 발생했다. 올해 1월 20일 국내에서 첫 확진자가 발생한 이후 하루 사망자가 두 자릿수를 기록한 것은 처음이다.
위중증 환자도 늘고 있다. 지난 1일 97명이었던 위중증 환자는 전날 0시 기준 205명을 기록, 200명 선을 넘어섰다.
환자가 늘어난 만큼 병상은 포화상태에 달했다.
중앙사고수습본부(중수본)에 따르면 지난 14일 기준 코로나19 위중증 환자가 당장 입원할 수 있는 중증환자 치료 병상은 전국에 총 43개 남았다. 이중 수도권에는 5개(서울 4개, 경기 1개)밖에 남지 않았지만 이마저도 서울에서 전날 2개가 추가로 소진되면서 이제 남은 병상은 3개에 불과하다.
중환자와 별개로 코로나19 확진 후 2일 이상 입원·입소를 대기 중인 확진자도 268명에 달한다.
jihye@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