엎친 데 덮친 격으로 기존 바이러스보다 감염력이 훨씬 강한 것으로 알려진 영국발 변이 바이러스까지 국내에 유입된 것으로 확인돼 방역당국에 비상이 걸렸다.
◇오늘 다시 1000명 안팎 가능성
29일 중앙방역대채본부(방대본)에 따르면 전날 0시 기준 국내 코로나19 신규 확진자는 808명이다.
성탄절 연휴 기간인 지난 25~25일 각각 1241명, 1132명까지 치솟았지만 27일 1000명 아래로 떨어진 데 이어 이틀 연속 세 자릿수를 유지했다.
이는 성탄절 연휴 검사 건수 감소 등으로 인한 일시적 현상일 가능성이 크다. 통상 주말·휴일 검사 건수 감소 영향이 주초까지 이어지기 때문이다.
최근 1주일간(12.22∼28일) 신규 확진자는 일별로 867명→1090명→985명→1241명→1132명→970명→808명을 기록, 일평균 1013명꼴로 나왔다. 이 가운데 지역발생 확진자는 일평균 984명을 차지한다.
이날 0시 기준 발표될 신규 확진자 수는 다시 1000명 안팎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방역당국과 서울시 등 각 지방자치단체가 전날 오후 9시 30분까지 집계한 신규 확진자 수는 931명이다. 여기에는 법무부 동부구치소 추가 확진자 233명도 포함돼 있다.
집계를 마감하는 자정까지 시간이 남아 있던 만큼 이날 0시 기준으로 발표될 신규 확진자는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언제, 어디서 감염됐는지 알지 못하는 '감염경로 불명' 환자 비율은 28%대에서 떨어지지 않고 있다.
이달 15일부터 이날까지 발생한 신규 확진자 1만4199명 가운데 감염경로를 조사 중인 사례는 4066명으로, 전체의 28.6%를 차지한다. 10명 중 3명이 언제, 어디서 감염됐는지 모른다는 의미다.
◇영국발 변이 바이러스 등장…기내 전파 가능성 '우려'
이런 상황에 영국에서 유행 중인 변이 바이러스까지 국내 유입된 사실이 확인되면서 방역당국이 긴장하고 있다.
방역당국에 따르면 지난 22일 영국 런던에서 거주하다 입국한 일가족 4명 가운데 3명에게서 변이 바이러스가 확인됐다.
방대본은 이들 가족이 입국 당시 양성이었던 만큼 기내 전파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보고 동승자 등 접촉자에 대한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해당 항공기에 승무원 12명, 승객 62명 등 총 74명이 탑승했으며 승무원은 모두 음성 판정을 받았다.
정은경 중앙방역대책본부장은 전날 정례 브리핑에서 "일가족이 공항에서 검사를 받고 바로 격리 시설로 이동했기 때문에 지역사회 노출 가능성은 최소화됐다"고 말했다.
하지만 우려는 여전하다. 정부는 지난 23일부터 영국발 항공편 운행을 연말까지 잠정 중단한 상태다. 하지만 지난 27일까지 경유 입국으로 영국발 입국자들이 계속 들어와 이 중 5명이 확진 판정을 받았다.
일각에서는 변이 바이러스가 지난 9~10월경 발생했기 때문에 국내에 이미 유입됐을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하기 어렵다는 지적도 나온다.
지난달 8일과 이달 13일 영국에서 입국한 경기 고양시의 다른 일가족 4명도 확진 판정을 받아 현재 변이 바이러스 감염 여부를 조사하고 있다. 이들 가운데 80대 남성 1명이 26일 사후 확진 판정을 받았고, 이어 가족 3명이 추가로 확진 판정을 받았다.
영국발 변이 바이러스는 생명을 위협할 만큼 치명적이진 않지만, 기존 바이러스 대비 전파력이 70% 더 강한 게 특징이다. 지속적으로 변이가 발생할 경우 병증과 백신 효능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가 큰 게 사실이다.
정부는 변이 바이러스를 막기 위해 입국자 방역에 집중하기로 했다. 올 연말까지 예정됐던 영국발 항공편 운항 중단을 다음 달 7일까지 1주일 더 연장하기로 했다. 또 경유 입국하는 영국·남아공발 입국자는 내·외국인 모두 PCR 진단검사 음성 확인서를 제출해야 입국을 허용하고, 공무·외교·인도적 사유 이외의 신규 비자 발급도 장점 중단하기로 했다. 또 모든 해외 입국자는 2주 격리 후 해제 시 진단검사를 의무적으로 받도록 하는 방안도 추진하기로 했다.
방역당국은 변이 바이러스의 국내 유입을 최대한 막겠다는 방침이지만 세계 각국에서 확산세가 커지고 있는 점에 비춰보면 유입 차단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 섞인 목소리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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