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른바 '동물판 N번방'을 처벌해 달라는 청원이 11일 오전 8시 기준 18만5912명의 동의를 얻었다. 지난 7일 청원이 시작된 지 나흘 만이다.
청원인은 "길고양이 울음소리가 싫다는 이유로 죽이고 사진 찍어 자랑하며 낄낄대는 악마들"이라며 "현재를 치열하게 살아가는 가엾은 길고양이들에게 이렇게 하는 것이 사람이 할 짓인가. 제발 이런 악마들을 사회와 격리시켜 달라"고 적었다.
동물자유연대와 동물권행동 카라에 따르면 익명으로 운영된 카카오톡 오픈 채팅방 '고어전문방'에선 동물을 잡거나 학대, 살해 장면으로 짐작되는 사진과 영상이 공유됐다. 현재 채팅방은 사라진 상태다.
단체에 따르면 이들은 채팅방에서 "길고양이를 죽이고 싶은데 어떻게 구해야 하나" "죽일만한거 눈 앞에 나타나면 좋겠다" "운 좋게 (화살로) 잡았다" 등 잔인한 대화를 나눴다.
또 이들은 동물 학대뿐 아니라 흉기 사진들을 공유하고 여성을 상대로 한 성범죄 욕구를 표출하기도 했다.
동물자유연대는 이들에 대해 지난 8일 동물보호법 및 야생생물관리 및 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 등 혐의로 서울 성공경찰서에 고발장을 제출했다
동물자유연대는 "이번 사태는 '동물판 N번방 사건'에 다름 아닌 심각한 사안"이라면서 "동물학대의 저 어두운 심연에는 결국 사람에게도 고통을 가할 수 있는 악마적 폭력성이 내재돼 있음을 구체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라고 지적했다.
국내 1호 범죄프로파일러인 권일용 동국대 겸임교수는 지난해 카라에서 진행한 '동물범죄 예방 및 수사 강화 토론회'에서 "연쇄살인을 포함한 강력범죄 범죄자들이 공통적으로 사람을 대상으로 범죄를 저지르기 전 동물을 잔혹하게 학대했다"면서 "강력범죄에 준하게 인식해 사건 발생 시에 초동대처, 과학 수사 등이 신속하게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누리꾼들은 "인간이길 포기한 사람이 많다" "살아있는 모든 것의 생명은 소중하다" "학대, 고문, 살생을 즐겼다는 것 자체가 큰 문제" 등 의견을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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