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男아이돌 성적 대상화' 알페스 논란…하태경 "성범죄에 남녀없다"

'男아이돌 성적 대상화' 알페스 논란…하태경 "성범죄에 남녀없다"

"소비권력으로 피해자 약점 잡는 행태 n번방과 같아"

기사승인 2021-01-13 05:46:34
▲청와대 국민청원 캡처
[쿠키뉴스] 임지혜 기자 =실존 인물인 아이돌 멤버를 성적 대상화하는 '알페스(RPS)를 규제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명백한 성범죄인 알페스를 금지해 달라는 청와대 청원이 제기된 지 이틀 만에 16만명의 동의를 얻었다. 

13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게재된 '미성년 남자 아이돌을 성적 노리개로 삼는 알페스 이용자들을 강력히 처벌해주세요'라는 글은 이날 오전 5시20분 기준 16만333명의 동의를 얻었다. 지난 11일 청원이 시작된 지 이틀 만이다. 

알페스란 'Real Person Slash'의 약자로 팬을 자칭하는 사람들이 실제 존재하는 아이돌, 연예인 등을 주인공 삼아 만든 팬픽션이다. 주로 동성애를 다루며 변태적인 성행위를 묘사하는 등 부적절한 내용이 많다. 무료 게시물도 있고 일부 내용만 공개 후 포스타입 등에서 유료로 판매하기도 한다. 

청원인은 "평균 연령대가 어린 아이돌이란 직업군 특성상 피해자 상당수는 아직 미성년자이거나 갓 사회초년생이 된 아이들"이라며 "아직 가치관 형성도 덜 된 이들이 이토록 잔인한 성폭력 문화에 노출돼 받을 혼란과 고통이 감히 짐작도 되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이어 "더욱 분노스러운 건 '알페스' 이용자들 또한 자신들의 행동이 범죄라는 사실을 알면서도 '우리들이 계속 아이돌을 소비해주기에 아이돌 시장이 유지되는 거다. 그러니 소속사도 우리를 고소하지 못할 것'과 같은 후안무치한 태도로 일관하고 있다"며 "소비권력을 통해 피해자들의 약점을 쥐고 옴짝달싹하지 못하게 만들겠다는 태도는 지난날n번방과도 같은 수많은 권력형 성범죄 가해자들의 태도를 떠오르게 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피해자가 여성이든 남성이든 권력을 가졌든 가지지 못했든 그 누구라도 성범죄 문화에 있어서는 성역이 될 수 없다"며 "적극적인 행정조치로 알페스 이용자들을 수사해 강력히 처벌하고 실존인물 대상으로 적나라한 성범죄 소설이 유통되지 않게끔 SNS 규제방안도 마련해 달라"고 했다. 

▲하태경 국민의힘 의원 페이스북 캡처
앞서 알페스 문제는 지난 9일 래퍼 손심바가 자신의 SNS에 올린 "여러 SNS에서 실존 연예인, 음악인을 대상으로 고수위의 소설과 그림 등을 양산, 배포, 심지어 판매하고 있으며 이것이 실존인물을 향한 것일 때는 성희롱 성범죄에 속한다는 것을 인지하고도 '음지문화' 따위의 용어로 용어를 희석하여 자행된다"라는 글을 통해 공론화됐다. 

다른 래퍼들도 손심바의 주장에 공감했다. 래퍼 쿤디판다와 이로한도 자신의 SNS에 "알페스는 성범죄"라는 글을 올렸다. 

정치권에서도 비판이 나왔다. 

하태경 국민의힘 의원은 전날 SNS를 통해 "성범죄에 남녀 구분 없다! 남자 아이돌 성 착취물 '알페스'를 만들어 돈 받고 불법 유포하는 음란물 유포자를 강력히 처벌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하 의원은 "얼마나 심각한지 직접 판매 사이트를 통해 확인했다"며 "남자 아이돌 간의 노골적인 성행위 장면은 그대로 노출됐고, 구매자들은 '장인 정신이다', '눈이 즐겁다', '대박이다'며 극찬했다. 심지어 고등학생으로 설정된 남자 아이돌이 성폭행을 당하는 소설까지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n번방 사건 이후 대한민국 사회의 성범죄 인식은 크게 변화하고 있다. 성범죄 가해자가 늘 남성이고, 피해자는 여성이라는 고정관념도 점차 옅어지고 있다"며 "남자 아이돌 성 착취물이 놀이문화라 여겨진다면, 공정한 법 집행으로 모든 이에게 경각심을 울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jihye@kukinews.com
임지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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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지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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