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국민청원에는 15일 '목에 칼이 찔려 사망한 아들 죽인 범인에게 사형을 선고해주세요'란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글에 따르면 청원인은 13일 오전 경찰로부터 아들이 대전에서 사망했다는 연락을 받았다. 경기도에 있던 아들이 2시간이 넘는 거리에 있는 대전에서 사망했다는 소식에 보이스피싱으로 여기고 무시했던 청원인은 다른 사람을 통해 사실을 확인하고 급히 대전으로 갔다.
청원인은 경찰에게서 들은 내용이 너무나 충격적이어서 믿고 싶지 않았다고 했다.
그는 "휴대폰 게임을 종종 즐기던 아들이었는데 게임상에서 만난 남성 A씨와 온라인상에서 말다툼했고 A씨가 자기 집 주소를 알려주며 직접 만나 '현피'를 뜨자고 했다"고 했다. 현피는 '현실'과 '플레이어 킬(player kill)'이라는 게임 용어의 합성어로 온라인상에서 시비가 붙은 사람들이 실제로 만나 물리적 충돌을 벌이는 것을 의미한다.
이어 "아들은 처음 주소를 받고 무시했는데 다음날 다시 게임상에서 A씨와 만나 말다툼을 했고 아들이 대전까지 갔다고 한다"면서 "A씨는 아들과 실랑이 후 미리 준비해둔 흉기로 목을 찔렀고 아들은 사망했다"고 말했다.
청원인은 키 185cm에 몸무게가 100kg인 건장한 20대 아들이 저항 한 번 못하고 세상을 떠났다고 말했다.
그는 "A씨는 칼을 소지하고 사용했음에도 계획적인 범행이 아니라고 부인하고 있다"며 "게다가 경찰은 제 아들이 덩치가 크고 문신이 있다는 이유로 피의자를 두둔하며 피해자인 제 아들에게 잘못이 있다는 것처럼 이야기하더라"고 말했다.
또 청원인은 "A씨는 자신의 집 주소까지 보내 직접 만나러 오라며 흉기까지 미리 준비했으면서 이제 와 제 아들이 자기를 죽일 거 같다는 말을 하며 자기 유리한 쪽으로만 말한다"면서 "죽은 제 아들은 말이 없다. 어떠한 말도 들을 수 없어 답답한 심정"이라고 했다.
청원인은 "아들의 마지막 모습이라도 보고 싶어 경찰에게 마지막 모습이 담긴 폐쇄회로(CC)TV와 서로 주고받은 채팅 내역 등을 보고 싶다고 했더니 개인정보라며 보여줄 수가 없다고 한다”라고 했다.
이어 "경찰이 빠르게 사건을 마무리하려는 것은 아닌지 의심된다"라며 "제대로 된 수사와 가족이 요구하는 자료와 정보를 보여줬으면 한다"라고 요청했다.
그러면서 "A씨가 핑계가 아닌 자신의 잘못을 뉘우치고 진심 어린 사과를 해야 한다"면서 "심신미약, 정신 불안정, 게임중독 등을 내세워 형량을 조금이라도 낮춰서는 안 되며 살인은 무슨 이유에서든 용서받지 못할 큰 죄이기에 사형을 선고해달라"고 호소했다.
전날 시작된 청원은 16일 오후 2시40분 기준 1111명의 동의를 얻었다.
해당 사건은 지난 14일 알려졌다. 이날 대전중부경찰서는 대전 중구 한 아파트 단지에서 20대 남성 B씨를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는 A(38)씨를 구속했다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A씨는 온라인 게임에서 말다툼을 하던 B씨를 자신의 주거지 근처로 부른 뒤 미리 준비한 흉기로 범행을 저질렀다.
A씨는 경찰 조사에서 "호신용으로 흉기를 가져갔을 뿐 계획적인 살인은 아니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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