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CK] ‘킹겐’ 황성훈의 여름은 얼마나 뜨거울까

[LCK] ‘킹겐’ 황성훈의 여름은 얼마나 뜨거울까

기사승인 2021-04-02 07:00:04
DRX의 탑라이너 '킹겐' 황성훈. DRX 페이스북

[쿠키뉴스] 문대찬 기자 =지난해 중국에서 뛰었던 ‘킹겐’ 황성훈은 올 시즌을 앞두고 국내에 복귀했다. 온전히 게임에만 집중할 수 없는 환경, 언어 차이로 인한 소통 문제 등에 지친 그는 ‘씨맥’ 김대호 감독이 내민 손을 잡고 DRX 유니폼을 입었다. 그는 김대호 감독이 자신을 보다 나은 선수로 이끌어줄 수 있는 지도자라고 믿었다. 덕분일까, 황성훈은 올 시즌 달라졌다. 

DRX는 올 시즌 주축 선수들이 집단 이적하면서 리빌딩이 불가피했다. ‘솔카’ 송수형 등 육성군에 있던 선수들이 대거 1군 로스터에 등록됐다. 황성훈에겐 정글러 ‘표식’ 홍창현과 함께 어린 동생들을 이끌어야 될 막중한 임무가 주어졌다. 

홍창현이 시즌 막바지 흔들릴 때에도 황성훈만은 우직하게 맡은 바를 다 했다. 라인전 단계에서부터 이후 교전까지, DRX가 빛나는 순간에는 황성훈이 있었다. 

이전보다 더욱 견고해진 그의 무력은 리그를 호령할 정도였다. 황성훈의 올 시즌 15분 골드 격차는 334로 30경기 이상 소화한 탑라이너 가운데 3위다. 크립스코어(CS) 차이는 7로 선두에 올라있다. 팀 내 영향력도 상당했다. 킬 관여율은 61.5%로 2위를 기록했다.

DRX의 스프링 시즌 마지막 경기에서도 황성훈의 진가가 드러났다. 

DRX는 1일 온라인으로 열린 T1과의 LCK 스프링 스플릿 플레이오프(5전3승제) 1라운드 맞대결에서 1대 3으로 패하며 시즌을 마감했다. 예견된 결과였다. DRX는 정규시즌 막바지 5연패 수렁에 빠지며 분위기가 처졌다. 반면 상대인 T1은 5연승을 달렸다. 전문가들도 입을 모아 T1의 압승을 예상했다. 그런데 이날 T1은 예상 외로 고전했다. DRX의 어린 선수들이 분전한 까닭도 있지만, 황성훈의 기세가 어마어마했다. 특히 2세트부터 상성 관계에 상관없이 선택한 ‘나르’가 발군이었다. 

2세트 ‘칸나’ 김창동을 상대로 크립스코어 차이를 크게 벌린 황성훈은 교전마다 맹활약하며 ‘플레이 오브 더 게임(POG)’에 선정됐다. 3세트에는 나르의 카운터인 ‘이렐리아’를 솔로킬 내며 T1에게 당혹감을 안겼고, 초반부터 팀이 전반적으로 수세에 몰린 4세트에도 ‘아칼리’를 또 한 번 솔로 킬 내는 등 경기 내내 홀로 분전했다. 황성훈이 불과 한 시즌만에 가파르게 성장했음을 짐작할 수 있는 대목이다.

올 시즌 황성훈이 완벽하기만 했던 것은 아니다. 지나치게 호전적인 성격 탓에 상대의 노림수에 자주 발목을 잡히곤 했다. 그의 퍼스트 블러드 킬 허용율은 21.3%로 리그 2위다. 챔피언간의 상성 관계 정립도 아직까지는 부족하다는 지적을 받는다. 그러나 이는 그가 아직 더 나아질 여지가 있다는 의미도 된다.

DRX는 징계로 인해 지휘봉을 잠깐 내려놓았던 김대호 감독이 서머 시즌부터 팀에 복귀한다. 김 감독에 대한 황성훈의 믿음은 견고하다. 김 감독의 디테일한 피드백 방식에 수차례 감탄을 표한 그다.

한 시즌 만에 홍창현을 리그 정상급 정글러로 성장시켰을 만큼, 김 감독은 1대1 선수 코칭에 능하다는 평을 받는 지도자다. 이미 완성형에 가까운 황성훈이 김 감독을 만나 어떤 선수로 변모할지 상상해보는 건 즐거운 일이다. 시선은 벌써 여름으로 향한다. 황성훈의 여름은 얼마나 뜨거울까.

mdc0504@kukinews.com
문대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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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대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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