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울어가는 ‘운명’… 조심스러운 與 vs 자신감 가득한 野

기울어가는 ‘운명’… 조심스러운 與 vs 자신감 가득한 野

차기대선구도·정계개편 심지어 정부정책까지 4·7 재·보궐선거 결과에 달려

기사승인 2021-04-07 17:08:37
서울시장 재·보궐 선거가 실시된 7일 오전 서울 광진구 능동로 용마초등학교 투표소를 찾은 시민들이 소중한 한표를 행사하고 있다. 사진=곽경근 대기자

[쿠키뉴스] 오준엽 기자 = 대한민국의 대표도시인 서울과 부산의 수장을 비롯해 전국 기초·지방의 자치단체장 및 의회 의원 19명을 뽑는 4·7 재·보궐선거가 한창이다. 정치권은 물론 정부부처의 이목도 집중되고 있다. 이른바 ‘운명의 날’이기 때문이다. 

정치학 교수를 비롯해 정치여론조사전문가 등 전문가 집단은 선거결과에 따라 정치권은 물론 문재인 정부 전반에 그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데 이견이 없는 상황이다. 일각에서는 국제·외교적 변화를 예상하는 이들도 있었다.

당장 집권여당인 더불어민주당과 제1야당인 국민의힘, 거대양당의 대표를 뽑는 선거경쟁이 재보선 직후부터 시작될 예정이다. 직무대행 체제인 민주당은 당헌·당규상 5월 9일까지 당대표 선출을 위한 전당대회를 개최해야한다. 

당대표를 뽑은 직후부터는 또 차기 대통령 선거 준비로 분주하다. 대선이 10개월도 채 남지 않은 내년 3월 9일로 예정돼 있는 상황에서 범여권 대권주자를 중심으로 뭉친 세력(계파) 간의 교통정리가 이뤄져야하기 때문이다.

당내 여론 및 정당정책의 주도권을 누가 가져갈지, 이낙연·이재명으로 양분됐던 당내 대권구도에 제3인물이 등장할지, 나아가 문재인 정부의 레임덕(임기 말 권력누수현상)에 가속도가 붙을지, 향후 정부정책이나 대통령과의 관계에 어떤 변화가 생길지 등도 선거결과에 달렸다.

경우에 따라 당 내부에서의 치열한 갈등양상이 벌어질 개연성도 배제할 수 없다. 선거결과에 따라 이른바 ‘친문(친문재인)’으로 불리는 당내 핵심세력의 주도력에 변화가 생길 가능성도 점쳐진다. 민심을 흔들고 있는 부동산 문제해결부터 정권에 대한 신뢰회복도 필요한 상황이다.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공동상임선대위원장이 7일 오전 국회에서 4·7 재보궐선거 투표를 독려하는 기자회견을 가졌다. 사진=연합뉴스

이에 김태년 당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는 물론 전 대표인 이낙연 중앙선거대책위원회 상임공동위원장까지 조심스러운 모습을 보이고 있다. 김 대행은 선거당일 오전 기자회견에서 “더 경청하고 겸손한 자세로 성찰하겠다"며 "소중한 한 표 행사로 주권자의 권리와 의무를 다해달라”고 거듭 호소했다. 

이낙연 위원장 역시 “코로나 극복과 민생 안정, 경제 회복을 위해 지자체가 할 일이 많다. 일을 더 잘할 후보를 골라달라”며 “최선의 후보가 아니면 차선의 후보라도 골라달라”고 머리를 낮췄다. 이 위원장은 전날 CBS라디오에 출연해서도 “이길 수도 있을 것”이라고 조심스레 승리를 말하면서도 3%p 안팎의 치열한 승부가 펼쳐질 것이란 예상과 함께 지지를 당부했다.

반면 야당인 국민의힘은 조금 더 여유로운 모습이다. 비상대책위원회로 운영되고 있는 만큼 역시 당대표를 뽑아야 하지만 민주당 보다는 시일에 촉박하진 않다. 다만 당대표 선출이 늦어질수록 대선을 준비할 시간이 부족해지는 만큼 일정을 빠르게 진행할 것이란 관측이 나오며 6월 초·중순설이 거론된다.

더구나 국민의힘이 당면한 과제만으로도 보수진영 내부적인 갈등이 아직 완전히 봉합되지 않은 상황인데다, 국민의당과의 합당문제, 유력 차기 대권주자로 꼽히는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거취문제, 중도로의 외현확장과 내부혁신 등 당면과제가 수두룩해 여당보다는 여유가 있지만 긴장을 늦출 수도 없는 처지다.

국민의힘 오세훈 서울시장 후보와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 주호영 원내대표, 정진석 의원, 나경원 전 의원 등이 유세 마지막날인 6일 늦은 시간까지 서울 서대문구에서 집중유세를 벌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그 때문인지 선거결과에 대해서도 낙관적인 분위기가 흐른다. 김종인 비대위원장은 이날 투표를 마치고 나와 “오세훈 후보가 상당한 표 차로 승리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주호영 원내대표는 6일 CBS 라디오에서 “압도적 차이가 유지되거나 더 벌어지고 있는 걸로 판단한다”며 ‘최소 15%p’ 격차를 말했다. 투표 당일에는 “압승을 못하면 존재 의의가 없다”고까지 자신했다.

이와 관련 한 정치평론가는 “투표율이 50%를 넘을 가능성이 높다”며 “30%대라면 민주당도 지지층의 결집과 지역기반을 바탕으로 승리를 점칠 수 있겠지만 50%가 넘어서면 앞서 발표된 여론조사결과와 비슷한 양상이 연출돼 야당이 두 자릿수 격차로 승리하는 그림도 꿈은 아닐 것”이라고 예상했다.

다만 그는 “두 자릿수의 큰 격차로 야당이 서울과 부산시장을 모두를 가져간다고 해도 결코 안심하거나 안일해서는 안 된다. 선거결과는 현 정권과 정부정책에 대한 반감이 작용한 것이지 야당이 뭔가를 잘해서 이뤄낸 결과가 아니기 때문”이라며 이탈표가 국민의힘을 지지하는 것이 아니며 안심하는 순간 다시금 정권교체를 이루기는 요원해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한편 7일 오후 3시 기준 투표율은 사전투표 및 우편투표 등을 모두 포함해 43.9%를 기록했다. 서울은 45.2%, 부산은 40.2%다. 투표율이 가장 높은 곳은 서울 서초구로 49.7%의 투표율을 보였다, 이어 송파구가 47.4%, 강남구가 47.2%로 높았다. 이날 투표는 오후 8시까지 진행될 예정이다.

oz@kukinews.com
오준엽 기자
oz@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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