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코로나 확산세는 불안불안한데 느슨해진 방역의식

대구 코로나 확산세는 불안불안한데 느슨해진 방역의식

5인 이상 집합금지 어기고 출입자명부도 엉터리
대구도 산발적 확산 우려…확진자 연일 두 자릿수

기사승인 2021-04-09 12:50:31
가파른 코로나19 확산세에 4차 대유행이 우려되고 있지만 방역의식은 갈수록 느슨해지고 있다. 쿠키뉴스 DB
[대구=쿠키뉴스] 최태욱 기자 = 지난 8일 밤, 대구 수성구 범어동의 한 식당. 2~4명이 테이블마다 모여 앉아 이야기꽃을 피우며 술잔을 기울였다.

식당 입구에는 발열 체크기와 손소독제, 출입자명부가 비치돼 있고, 테이블에는 방역수칙 준수 안내문까지 가지런히 놓여 있다.

사회적 거리두기에 따른 방역수칙을 잘 준수하는 것처럼 보였다.

그러나 입구에서는 잘 보이지 않는 주방과 화장실 사이의 공간은 상황이 달랐다.

5인 이상 사적 모임이 금지됐지만 적게는 5명에서 많게는 8명이 한 테이블에 앉아 술을 마셨다.

출입자명부도 엉터리로 관리됐다. 방문자 전원이 출입명부를 작성하게 돼 있지만 전혀 지켜지지 않았다.

인근의 또 다른 음식점도 상황은 마찬가지. 누가 봐도 일행으로 보이는 6명이 나란히 붙어 있는 2개의 테이블에 앉아 술과 음식을 섭취했다.

테이블 사이에 투명 비말차단 칸막이가 있었지만 술잔과 음식이 테이블 사이를 오갔다.

가파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세에 4차 대유행이 우려되고 있지만 사회적 거리두기가 장기화 되면서 방역 의식은 눈에 띄게 느슨해지고 있다.

지난해 2~3월 1차 대유행을 겪으면서 사회적 거리두기에 대한 피로감이 큰 대구에서도 이 같은 우려가 커지고 있다.

대구에서는 최근(3월 28일~4월 9일) 2주간 단 하루(4월 1일)를 제외하고는 일일 신규 확진자가 연일 두 자릿수를 기록하고 있다.

특히 최근 확진자들은 뚜렷한 감염원 없이 감염 경로마저 제각각이라 산발적 확산이 우려되고 있다. 

방역전선이 넓어지고 전국적인 확산세도 가팔라지고 방역에 대한 긴장감이 풀리면서 사회적 거리두기 효과는 한계를 드러내고 있다. 

회사원 최영수(47)씨는 “코로나19가 장기화 되면서 예전에 비해 긴장감이 많이 떨어진 것은 사실”이라며 “특히 영업시간 제한이 풀리면서 더욱 그런 것 같다”고 말했다.

지속되는 경기 불황도 사회적 거리두기 실천 의지를 점차 떨어뜨리고 있다.

음식점 주인 A씨는 “이렇게 (방역수칙을 어기면서) 손님을 받지 않으면 가게 문을 닫아야 할 지경”이라며 “이제는 코로나 감염이나 단속보다 경기 불황이 더 무섭다”고 했다.

또 다른 음식점 주인 B씨는 “방역수칙을 잘 준수해야 된다는 것은 잘 알고 있지만 정작 5명 이상이 일행인 손님이 찾아오면 거절하기가 쉽지 않다”며 “손님 한 명이 아쉬운 인근 식당들도 다 테이블을 나눠 손님을 받고 있다”고 귀띔했다.

대구시 관계자는 “최근, 봄철 이동량의 증가, 종교 행사 및 느슨해진 방역수칙 준수 등으로 인해 가정, 직장, 지인모임, 다중이용시설 등에서의 소규모 유행이 지속되고 있다”며 “백신 접종이 확대되는 시점에서 4차 유행이 발생하면 접종 일정에도 차질이 빚어질 수 있기에 일상생활에서의 개인 방역수칙 준수를 당부드린다”고 말했다.

tasigi72@kukinews.com
최태욱 기자
tasigi72@kukinews.com
최태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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