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림길 놓인 원주공항…"국제공항 격상해야" VS "재정낭비 선거정책"

갈림길 놓인 원주공항…"국제공항 격상해야" VS "재정낭비 선거정책"

기사승인 2021-04-09 18:10:14
원창묵 원주시장이 지난 8일 강원 원주시청에서 정례브리핑을 발언하고 있다.  

[원주⋅횡성=쿠키뉴스] 박하림 기자 =강원 원주(횡성)공항이 갈림길에 놓였다.

원주시가 공식적으로 원주(횡성)공항의 국제공항 격상 계획을 발표하자, 횡성 지역에선 막대한 재정 낭비에 불과한 선거 정책이라며 강렬히 반대하고 있다.

앞서 원창묵 원주시장은 지난 8일 원주시청에서 정례브리핑을 갖고 교통, 수도권 배후인구, 관광자원 등 원주공항의 충분한 국제공항 발전 가능성을 언급하며 국제공항 격상, 철도 연계 터미널 신축, MRO(항공정비) 시설 유치 제안을 담은 구체적인 추진 계획을 공개적으로 제안했다.  

원 시장은 “올해 6월 제6차 공항개발종합계획(2021∼2025) 수립을 앞두고 있는 만큼 단순히 원주(횡성)공항 터미널을 이전하거나 공항시설을 개선하는 등 지금까지의 논의가 아니라 보다 획기적인 방법으로 원주공항을 국제공항으로 격상시키는 방안을 새롭게 검토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먼저 원 시장은 이미 인천국제공항이 포화상태에 달한 상황이기에 수도권 접근성과 편리한 교통여건을 고려하면 원주공항이 향후 수도권 대체공항으로 성장할 가능성은 충분하다고 밝혔다. 이동시간과 탑승시간을 단축할 수 있어 원주・횡성을 포함한 강원권과 서울, 수도권 동남부지역과 충북 북부지역의 항공수요까지 담당하게 될 것으로 분석했다.

2019년 기준으로 청주국제공항의 경우, 제주 노선을 비롯해 14개의 국제선을 운영하며 총 300만 명이 이용했다. 같은 해 원주공항 이용객은 11만 명이었다. 

원 시장은 “원주공항이 국제공항으로 바뀌면 강원도 18개 시군이 보유한 천혜의 관광지를 바탕으로 전체가 혜택을 누리고 강원 관광산업의 비약적 발전을 이루게 될 것”이라면서 “해외 관광객을 타깃으로 한 국제공항으로는 원주공항이 청주국제공항보다도 교통 접근성, 수도권 배후, 관광자원 등 경쟁력 측면에서 훨씬 우위에 있다”고 밝혔다.

원 시장은 시설 개선 및 확장이 필요한 공항터미널도 공항・철도 환승 복합 터미널로 설치하면 공항 이용률을 더욱 높일 수 있고, 경제적 시너지 효과까지 기대할 수도 있다는 입장이다. 국토부와 철도공단 협의를 거쳐 KTX 강릉선 만종역과 횡성역 사이에 원주공항역만 신설하면 가능한 일이라고 설명했다.

마지막으로 항공기를 정상적으로 운용・유지하기 위한 필수시설인, 항공기의 수리・정비・개조를 뜻하는 MRO 시설도 공항 신청사와 함께 건립해 유치하면 항공기 정비를 위해서도 여러 항공사가 원주공항을 이용하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횡성군용기소음피해대책위의 모습.

반면 횡성지역사회단체는 이에 대해 회의적인 입장을 내비치며 즉각 철회할 것을 촉구했다.

횡성군용기소음피해대책위(이하 군소위)는 9일 성명서를 통해 “군용기소음피해 해결을 위해 투쟁하고 있는 횡성군민들을 무시하는 해묵은 개발논리의 되풀이”라고 주장하며 “지역갈등을 조장하는 국제공항 추진을 즉각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군소위는 “이들 대규모 공항건설 사업의 이면에는 ‘선거이용’이라는 의도가 있었음을 부인할 수 없다”면서 “또한 그간의 여러 사례에서 보듯 당초 거창한 계획 하에 만들어진 공항들이 계획 및 의도와 다르게 막대한 국가적인 재정 적자를 초래하며 애물단지로 전락한 경우도 있다”고 주장했다.

또 “국제공항이 되면 혜택은 원주시가 누리고 그에 따른 부작용과 피해는 고스란히 횡성군민들 차지가 될 것이 분명하다”면서 “원주(횡성)공항은 공군 전투비행단 활주로를 이용하는데 그렇지 않아도 군용기소음피해로 힘겨운 투쟁을 하고 있는 마당에 공항 규모를 키워 소음피해를 가중시키겠다는 것은 횡성군민들을 무시한 지역이기주의적인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지난 3월 강원도가 추진한 원주(횡성)공항터미널 이전 문제에 대해 횡성군민들의 반대로 무산된 바 있다. 

hrp118@kukinews.com
박하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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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하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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